2022년 11월호

카카오 사태 책임지고 물러난 남궁훈은 누구?

[Who’s who] 김범수 창업주 최측근… 그간 특급 소방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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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2-10-19 16: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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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훈 전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향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남궁훈 전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향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카카오 관련 서비스가 중단된 일에 대해 대표가 책임을 졌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임한 뒤, 향후 재발 방지 및 보상과 관련한 대책 마련을 이끌 재난대책소위원장을 맡는다. 재난대책소위원장은 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는 역할을 한다.

    남궁 전 대표는 19일 오전 11시 경기 성남시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서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애니팡 성공 신화 주인공, 모바일 게임업계 대부

    남궁 전 대표는 1972년 서울 출생이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태평양 사모아와 하와이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경복고,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SDS에 입사했다. 이 때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친분을 맺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찾아오자 입사 1년 6개월 만에 명예퇴직했다. 김 센터장은 삼성SDS를 나온 남궁 전 대표를 자신이 운영하던 PC방에 초대했다. 이 자리에서 김 센터장은 게임 포털 관련 창업을 함께하자고 설득했다. 두 사람은 한게임을 설립해 국내 최대 규모 게임 포털로 키워낸다.

    한게임을 네이버가 합병하면서 NHN이 만들어졌다. 남궁 전 대표는 NHN의 한국 게임 총괄 및 미국법인 대표를 맡았다. 이후에도 게임 분야에서 잇따라 대표직을 지냈다. 2010년 CJ인터넷과 CJE&M게임 사업 부문(현 넷마블) 대표를 맡아 게임 사업을 총괄했다. 그는 인기 게임 ‘서든어택’의 운영권을 연장하는데 실패하면서 2011년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남궁 전 대표는 2012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현 위메이드) 대표가 됐다. PC 온라인 게임 중심이던 위메이드에서 모바일 게임 통합 브랜드 ‘위미’를 만들었다. 한 때 국민게임이라고 불린 ‘애니팡’이 위미의 대표작이다. 2013년 6월 그는 위메이드를 떠났다. 게임 운영 외에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 사임 이유였다. 그 후 게임 전문 인력 양성 단체 ‘게임인재단’을 출범해 중소 게임사 지원 등에 매진했다.

    남궁 전 대표는 2015년 7월 게임 플랫폼 업체 ‘엔진’을 창업하며 다시 게임업계로 돌아왔다. 엔진 대표를 맡는 동시에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으로 일했다. 카카오의 게임 제휴 서비스 ‘For kakao’가 부진하자 김 센터장이 모바일 게임 전문가인 남궁 전 대표를 불러들인 것. 이후 2016년 카카오가 다음 게임과 엔진을 합병하며 남궁 전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대표가 됐다.

    김범수가 가장 신뢰하는 특급 소방수

    남궁 전 대표는 창업주인 김 센터장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가 다방면에 진출하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김 센터장은 남궁 전 대표를 다시금 호출했다. 2021년 12월 카카오의 미래 10년을 책임지는 기관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남궁 전 대표를 앉혔다.

    지난해 11월 ‘카카오 먹튀’ 논란의 해결사로 나선 것도 남궁 전 대표다. 당시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진 전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페이 주식 400억 원 어치를 한 번에 매각한 사실이 알려졌다.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된 당일 류 전 대표를 포함, 다수의 경영진이 주식을 팔아 45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반면 갑자기 주식이 대량으로 팔리자 1주당 24만 원에 거래되던 카카오페이 주식은 하루만에 17만 원으로 주저앉았다.

    주식 투자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남궁 전 대표는 올해 1월 카카오 계열 회사 임원은 상장 후 1년 간 자사 혹은 계열사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동시에 대표로 취임해 카카오를 이끌어 왔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남궁 전 대표의 새 직책인 재난대책소위원장은 등기임원이 아니다. 남궁 전 대표는 더 이상 임원이 아니니 주식 매도 금지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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