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 ‘시대의 비판자’이자 ‘귀속 거부한 자유인’”
유·불·도 넘나들고, ‘금오신화’로 서사문학 가능성 확장
6권·5000쪽 분량 전집 통해 김시습 정신 이어져
“김시습 정신, 관용과 화합 뿌리내리는 데 기여할 것”

부여문화원과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는 2025년 12월 30일 총 6권으로 구성된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을 발간했다. 이상윤 객원기자
2025년 12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발간기념회에서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명예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김시습 권위자’인 심 명예교수는 김시습 전집 편집위원장을 지내며 전집의 신편신역과 주해를 맡았다. 총 6권으로 구성된 이번 전집은 부여문화원과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가 펴냈다. 이날 발간기념회는 박정현 부여군수, 박종배 부여문화원장, 김진선 전 강원지사, 소종섭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장, 김형래 강릉김씨 대종회장 등이 참석했다.
유·불·도 넘나들고, ‘금오신화’로 서사문학 가능성 확장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명예교수가 2025년 12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발간기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윤 객원기자
김시습은 세조가 계유정난을 통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자 이에 반발해 승려가 됐다. 살아생전 전국을 유랑한 김시습은 충남 부여군에 위치한 무량사에서 생을 마감했는데,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부여군의 재정 지원 아래 전집 발간이 추진됐다. 이날 박정현 부여군수는 “부여는 김시습 선생의 마지막 거처로서, 선생의 학문과 정신을 기리고 계승해야 할 책임과 자부심을 지닌 도시”라며 “이번 전집이 매월당 선생의 지혜와 가르침을 널리 전하고, 후대에 깊은 울림과 영감을 전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길 기대한다”고 축사했다.
5000쪽에 달하는 이번 전집은 시·문·별집·속집·부록을 한 질로 엮어 김시습의 저작 세계 전반을 조망했다. 특히 속집 1·2·3권을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찾아 읽기’와 ‘정본화’라는 전집 편찬 목적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번역문 곳곳에 역자 해설을 덧붙여 독자가 김시습 고유의 사유 및 글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단순 정리와 수록에 그치지 않도록 신경 쓴 것이다. 전집 곳곳에서 “현대의 독자가 고전을 읽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편집 방향이 잘 드러난다.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수록 내용에도 의미 있는 확장이 이뤄졌다. 불교 관련 시문과 저술은 ‘한국불교전서’를 바탕으로 원문을 교감(校勘)해 오류를 바로잡았다. 기존 전집에서는 누락된 자료를 새롭게 발굴 및 수록해 김시습 저작의 외연을 넓히기도 했다. 1493년 무량사에서 간행된 ‘법화경’ 발문을 비롯해 불갑사 소장 ‘수능엄경’ 발문, 일본 내각문고에서 확인된 ‘임천가화’ 등을 새롭게 수록했다. 번역된 시문에 적절히 역자의 해설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것도 기존 번역본과 다른 점이다.
박종배 부여문화원장은 “오늘날 김시습 선생이 ‘금오신화’의 작가이자 생육신 가운데 한 인물로만 알려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그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김시습 전집이 온전히 번역·소개되지 못한 현실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박 문화원장은 이어 “이번 전집을 계기로 김시습의 사상과 저작 전반이 보다 입체적으로 조명되고, 그의 정신이 현대사회와 새롭게 만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시습 정신, 관용과 화합 뿌리내리는 데 기여할 것”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발간기념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전집 발간에 함께한 80여 명이 참석했다. 최진렬 기자
공동발간위원장을 맡은 김진선 전 강원지사는 “김시습 선생 사후 530여 년 만에 또 하나의 획을 그었고, 후학들은 방대한 전집을 통해 김시습 선생을 더 깊고 친숙하게 마주하게 됐다”며 “발간까지 각고의 노력을 해주신 학자와 지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간기념회에는 전집 발간 과정에 함께한 80여 명이 참석했다. 강원 및 부여군 지역 인사는 물론 김시습의 본관인 강릉 김씨 대종회 및 종친회, 불교계 인사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1억4000만 원 상당을 후원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전집 발간을 도왔다. 전집 발간을 총괄한 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참석자 한 명 한 명 모두 호명하며 감사를 표했다.
소종섭 회장은 “시대 흐름에 맞는 번역과 문체로 다시 태어난 이번 전집을 통해 김시습은 현대인에게 보다 가까워질 것”이라며 “이 땅에 움튼 김시습 정신은 독선과 자만을 뚫고 관용과 화합의 문화가 뿌리내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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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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