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병걸 교수는 “‘소 전문가’ 황우석 박사(사진)의 검찰 진술로 내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브루셀라는 사람에게도 전파된다. 브루셀라에 감염된 쇠고기나 유제품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먹거나 상처 난 손으로 감염된 소를 만지면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지는 않는다. 감염된 사람은 두통, 근육통이 생기며 척추염, 골수염이 유발될 수도 있다.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브루셀라균은 북한군의 생·화학전 예상 공격수단 중 하나다.
브루셀라는 선진국에선 거의 사라진 전염병이다. ‘축산 대국’ 미국에선 4개 목장을 제외하곤 브루셀라가 박멸됐다는 보고가 있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만 2006년 현재까지 해마다 브루셀라가 창궐하고 있다.
농림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사이 무려 1만2721두가 브루셀라에 감염됐다. 감염된 소를 도살하면 정부는 소 소유주에게 보상금을 주는데, 이렇게 나간 예산만 445억원에 달했다. 브루셀라에 감염된 소는 2000년 1249두, 2001년 754두, 2002년 845두, 2003년 1088두, 2004년 5383두였다.
감염된 소를 땅에 묻는 것이 위생적으로 안전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브루셀라에 감염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2년 처음 감염자가 나온 이래 2003년 16명, 2004년 47명, 2005년 1~10월 사이 139명이 브루셀라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의사환자’는 276명이었다. 감염자 중엔 축산업에 종사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황우석 진술의 폭발력
전북대 수의과대 백병걸(白秉杰·59) 교수는 ‘신동아’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브루셀라가 박멸되지 않은 채 커다란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브루셀라 예방백신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미국을 비롯, 브루셀라 백신을 사용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에서는 브루셀라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백신과 브루셀라 퇴치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백신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백 교수는 “황우석 박사가 검찰에서 ‘브루셀라 백신은 엉터리’라고 진술한 것이 아직도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1998년 1월 미국산 브루셀라 백신인 ‘RB51’의 종균(種菌·master seed)으로 브루셀라 백신의 국내 적응실험을 했다. 당시에도 국내에선 많은 소가 브루셀라에 감염돼 있었다. 이 백신은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와 ‘한국미생물연구소’를 통해 전국의 소 39만두에 접종됐다. 국내 최초의 브루셀라 백신 접종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사건이 터졌다. 많은 소가 유산, 조산 증세를 보였다. 백신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자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1만여 두의 소가 브루셀라 백신 접종 뒤 브루셀라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