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생활’로 위로받는 현대인디지털 시대, 어항에서 찾는 아날로그의 여유
한때 부유한 가정에서는 거실 벽면 전체를 활용해 대형 어항을 설치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였다.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풍경은 공간에 생기를 더하고, 일상 속 여유를 선사했다. 오늘날 거실 풍경은 많이 달라졌다.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한 채 말없이 시간을 보낸다. 길고 복잡한 콘텐츠보다 1분 남짓한 쇼트폼 영상에 익숙해지며, 소통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작은 수조 하나가 주는 정서적 위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좁은 어항 안에서도 그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면 잊고 지내던 생명의 움직임과 조용한 안정감, 아날로그의 여유를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수족관 전문점은 물론 대형 마트에서도 손쉽게 소형 어항을 구할 수 있어, 일명 ‘물 생활’을 시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디지털 시대의 빠른 속도에 지친 현대인에게 물속 생명체들과의 교감은 새로운 힐링 방식이 될 수 있다.
사진·글 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