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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의식 살린 효율성이 관건

황소처럼 우직한 연습이 최선은 아니다

목적의식 살린 효율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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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온다. 하지만 골프는 조금 다르다. 많은 연습량이 반드시 실력 향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양의 땀을 흘렸더라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효율적인 연습법이다. 여기에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원하는 스코어를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연습법은 없을까.
목적의식 살린 효율성이 관건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아내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청중이 안다.”

20세기 후반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한 말이다. 그는 끊임없는 연습으로 음악의 경지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번스타인의 말은 음악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골프에서 이처럼 잘 어울리는 말도 없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자신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캐디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갤러리가 안다.”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로 추앙받는 벤 호건은 연습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했다. 1949년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교통사고를 당한 호건은 이듬해 US오픈 정상에 올라섰다. 그 비결은 하루도 거르지 않은 연습이었다. 연습을 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바라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 같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라도 연습을 게을리 하면, 세계 정상의 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 그것이 냉혹한 프로의 세계다.

연습을 하지 않는 골퍼는 없다. 다만 방법이나 집중력, 시간 등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물론 그 차이가 실력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실력을 좌우할까? 1년 내내 땀을 흘린다고 싱글 골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골퍼가 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용성(46·가명)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구력 6년의 김씨는 노력형 골퍼다. 하지만 아직도 백돌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끔 90타대에 들어서지만 가물에 콩 나듯 ‘행운’을 잡는다. 비용과 시간을 대입한다면 효율성이 한참 떨어지는 골프를 하는 셈이다.

굳은살처럼 박인 잘못된 습관

김 씨의 골프를 향한 애정은 이루지 못할 짝사랑에 비유할 수 있다. 모든 생활이 골프에 맞춰져 있다. 시즌이 시작되면 한 달 평균 6~7회 필드에 나가고 겨울이면 어김없이 해외 원정을 간다. 골프연습장도 회사만큼이나 자주 찾는다. 스크린골프는 일주일에 4~5번 즐긴다. 이것도 모자라 집에서는 골프방송을 끼고 산다. 김 씨가 샐러리맨임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열정이 아닐 수 없다.

김 씨가 골프를 즐기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클럽 구매에 많은 돈을 쏟아 붓는 것은 물론이고 교체한 드라이버만 꼽아도 열 손가락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귀가 얇아 스코어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소릴 들으면, 그 자리에서 지갑을 연다. 한동안 피팅에 빠져 카드대금이 적잖이 빠져나갔다. 이런저런 비용을 모두 합치면 한 달 평균 200만~300만 원이 족히 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미혼인 데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이 있다는 사실이다.

김 씨는 아마추어 골퍼의 잘못된 실력 향상법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는 한 번도 제대로 된 레슨을 받은 적이 없다. 자존심이 유난히 강해 주변의 조언을 제대로 귀담아 듣지 않는 것도 문제다. 그 결과 자신만의 스윙을 몸에 익히지 못했다. 지금은 잘못된 스윙을 고칠 수 없을 만큼 나쁜 습관이 굳은살처럼 몸에 박였다.

기술적인 문제 이상으로 심각한 것은 연습방법이다. 90분의 연습시간 동안 남의 두 배 이상 볼을 친다. 중간에 잠깐의 휴식시간을 빼면 오로지 볼과 싸울 뿐이다. 얼마나 정확히 타격해 스윙을 정립시키느냐가 목적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볼을 치느냐가 연습의 목표가 돼버린 것이다. 라운드나 스크린골프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스코어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여유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 번의 미스 샷에도 얼굴이 붉어져 동반자들이 무안할 지경이다. 평소 사람 좋은 웃음은 찾을 길이 없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멘탈(Mental)’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김 씨 스스로 답답함을 호소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나와 같이 골프를 시작한 친구는 보기 플레이어가 됐다. 골프를 잘하기 위해 안 해 본 게 없다. 주변 사람들의 말대로 해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지금은 거의 포기한 상태다. 그냥 즐기자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본전 생각이 난다. 처음에 습관을 잘못 들인 게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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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진 │골프라이터 jyj17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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