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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병걸 전북대 수의과대 교수의 토로

“황우석 말 한마디 때문에 한국만 치명적 소 전염병 브루셀라 창궐”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백병걸 전북대 수의과대 교수의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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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허위 공문서 작성,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백 교수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백 교수가 개발한 백신은 브루셀라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브루셀라균을 퍼뜨리는 ‘병원성’이 있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 대표 윤모씨와 한국미생물연구소 대표 양모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농림부 공무원들은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 윤 대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같은 검찰 수사결과는 엄청난 파장을 불렀다. 농림부는 정부에서 접종을 허가한 브루셀라 백신이 ‘멀쩡한 소’를 잡았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접종허가 과정에서 소속 공무원이 뇌물수수혐의로 사법처리되어 더욱 난처한 상황이었다. 이 사건 이후 농림부는 브루셀라 백신 접종 정책을 중단했다. 한국에선 브루셀라 백신이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대법원, “백신 병원성 없다” 판결

그러나 이후 검찰 수사결과와는 사뭇 다른 판결이 나왔다. 2005년 11월 대법원은 “백 교수가 연구한 브루셀라 백신이 브루셀라를 유발했다”는 검찰 수사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백신에 ‘병원성’이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대법원은 백 교수의 다른 기소 내용에 대한 고법의 무죄 판결에 대해선, 백 교수를 공무원 신분으로 판단했는지 여부를 묻는다면서 고등법원에 환송했다.

정부에선 RB51 백신의 원산지인 미국 질병관리본부에 접종을 한 백신의 여러 샘플을 보내 검사를 의뢰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일부 백신이 세균에 오염되긴 했으나, 백 교수의 백신 자체엔 아무 이상이 없다”는 보고서를 보내왔다.



교육부는 국립대 교수인 백 교수가 1998년 12월 구속되자 1999년 4월 백 교수에 대한 중징계위원회(위원장 교육부 차관)를 열었다. 위원회엔 백 교수가 개발한 백신에 대한 각종 실험 자료가 전달됐다. 중징계위원회는 이를 평가한 뒤 “검찰 기소 내용과는 달리 ‘백 교수가 불량 백신을 내놓았다’는 혐의가 불분명하다”며 한 차례 징계 결정을 연기했다가 고법의 판결이 나오자 “징계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백 교수는 검찰에 구속된 직후 소속기관인 전북대에 의해 직위해제됐다. 그러나 1999년 7월 전북대는 백 교수의 직위해제를 취소하고 그를 복위시켰다. 그는 현재 전북대의 해외연수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버지니아주 버지니아 수의과대에서 문제의 백신 RB51을 개발한 슈렉 교수와 함께 브루셀라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백 교수는 “검찰이 내가 연구한 백신을 ‘엉터리’라고 결론짓고 사법처리를 한 데는 황우석 박사의 진술이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백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검찰은 “백신이 1만두의 소를 브루셀라에 감염시켰다”고 발표했는데.

“사실과 다르다. 브루셀라에 감염된 소는 반드시 즉각 도살해 땅에 묻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검찰이 브루셀라에 감염됐다고 밝힌 이후에도 이들 1만두의 소는 도살되지 않았다. 더욱이 당시 농림부는 이들 소에 대해 ‘항생제 투여’ 대책을 내놓았다. 항생제는 포도상구균에 감염됐을 때 주로 사용된다. 브루셀라에 감염되면 치료약이 없다. 이는 이들 소가 브루셀라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백히 입증한다.”

-그렇다면 1998년 당시 백신 접종을 받은 소들이 왜 유산이나 조산을 하게 됐나.

“브루셀라는 소의 유산이나 조산을 일으키는 여러 병원균 중 하나일 뿐이다. 백신 자체엔 문제가 없었다. 1998년엔 유산이나 조산을 일으키는 다른 병원성 세균에 오염된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백신 자체의 성분이 브루셀라를 퍼뜨렸고 그 결과로 소들이 유산이나 조산했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당시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이하 중앙)와 한국미생물연구소(이하 한미)는 내가 개발한 백신을 생산해 접종했다. 그런데 ‘중앙’측 백신은 생산과정에서 세균에 오염된 상태였고, ‘중앙’측은 이 오염된 백신을 소에게 접종했다.”

황 박사, “RB51백신이 감염 유발”

-백신 오염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한국 정부 당국은 ‘중앙’측 백신과 ‘한미’측 백신의 샘플을 수거해 미국 질병관리본부에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중앙’측 3개 생산라인(lot·한 lot당 소 10만두 분량)이 각종 세균(Staphylococcus simulans, Ochrobactum anthropi, Bacillus cereus, Bacillus sphaericus·잡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쉽게 말해 ‘중앙’측은 ‘구정물’로 백신을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Bacillus cereus’ 등의 세균이 소의 유산·조산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실린 논문은 2800편이 넘는다. 반면 ‘한미’측이 생산한 백신은 정상적으로 생산된 오염되지 않은 백신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농림부측 보고서에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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