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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박사’ 박재갑 교수가 들려주는 ‘똥 건강법’

“옅은 갈색은 간 질환, 회색은 담도 폐쇄, 자장면 색은 위장관 출혈 의심해야”

  • 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 일러스트·김영민

‘암 박사’ 박재갑 교수가 들려주는 ‘똥 건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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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끝 없이 한 덩어리로 떨어지는 ‘바나나형 황금변’이 최고
  • 건강하면 똥 냄새 고약하지 않아
  • 채식 많이 하면 배변 양 많아져
  • 굵은 똥은 대장이 건강하다는 증거
  • 변의(便意)만 느끼고 똥 안 나오면 직장 혹 의심해야
  • 신생아 배내똥과 죽기 직전 똥은 닮은꼴
‘암 박사’ 박재갑  교수가 들려주는 ‘똥 건강법’

▲ 1948년 충북 청주 출생
▲ 경기고·서울대 의대 졸업
▲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원, 서울대 암연구소 소장, 국립암센터 초대·2대 원장
▲ 現 서울대 의대 교수, 한국세포주연구재단 이사장

농사를 짓던 우리 민족에게 똥은 결코 지저분함의 대명사가 아니었다. ‘꿈에 똥을 밟으면 재수가 좋다’고 했던 이유도 똥을 더럽게 생각하지 않고 생산을 상징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생산은 곧 돈으로 직결되는 것이기도 했다. 반면 보릿고개로 대표되던 가난을 빗대어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했다. 가난하면 그만이지, 애꿎은 항문이 왜 찢어지는 걸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나물만 먹으면 똥 덩어리가 굵어지고 물기가 없이 딱딱해져요. 똥이 되직하게 나오니까 항문이 찢어지는 거죠. 사람은 초식동물이 아니라서 섬유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거든요. 대장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다 똥으로 나오는 겁니다. 섬유질은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면서 부풀어 오르지요. 섬유질이 똥의 양을 많게 하거든요. 그러니 섬유질만 먹는다고 상상해보세요.”

식이섬유는 몸 안에서 소화되지 않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대변의 발효를 돕고 해로운 성분까지 함께 끌고 나가는 청소부와 같다. 변을 부드럽게 해서 배변을 도와주는 식이섬유에는 과일, 해조류, 콩류가 있고, 변의 양을 늘려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는 식이섬유로는 양상추, 오이, 브로콜리, 양배추 등이 꼽힌다. 식이섬유를 먹을 땐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먹어야 배변에 도움이 된다.

삶은 똥이다?

서울대 의대 박재갑(朴在甲·60) 교수는 지난 30년간 6000여 회 수술을 했는데, 대장암 수술만 5000회 이상 집도한 대장항문암의 최고 권위자다. 대장이 전공이므로 그에게 변(便)은 하루의 시작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교수는 “삶이 똥을 닮았다”면서 “입으로 들어간 건 반드시 똥으로 내놓아야 하듯이 삶 역시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고 했다.

“똥을 보면 그 사람의 섭생을 알 수 있죠. 똥이 ‘굵다’ ‘가늘다’ ‘되직하다’ ‘묽다’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잘사는 나라일수록 배변량이 적어요. 배변량이 식이섬유 섭취량과 비례하거든요. 가공식품을 많이 먹고 채식을 적게 하면 섬유질이 부족해서 똥을 적게 눠요. 육류만 먹으면 똥의 볼륨이 작아져요. 대장은 영양가 높은 음식물이 지나가면 천천히 내려보내요. 흡수할 것이 많거든요. 영국에서 실험을 했어요. 육류 위주로 먹게 했더니 하루에 똥을 100g 정도 눴답니다. 그런데 채식 위주로 바꾸니까 배변량이 육식 먹을 때보다 배가 늘었다고 해요.”

건강한 성인은 변의 양이 하루 200g 이하. 한 컵 정도다. 의학적으로 ‘변비’란 배변량이 하루 35g 이하, 일주일에 2번 이하 화장실에 가는 상태이고, ‘설사’는 배변량이 하루 300g 이상, 하루에 4번 이상 화장실에 가는 경우를 말한다.

배변량은 국민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육식을 즐기는 서유럽의 경우 100g밖에 안 되지만 파푸아뉴기니 국민은 하루 배변량이 무려 1kg에 달한다고 한다. 채식 위주의 문화권에서는 배변량이 많고, 육식 위주의 문화권에서는 섬유질 섭취의 부족으로 배변량이 적은 편인데, 파푸아뉴기니 국민은 주식으로 채식만 고집하기 때문에 배변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1950년대 미국인이 ‘한국에 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바로 배변량이었다’는 소문에는 근거가 있다. 가난과 기근으로 나물만 먹던 그 시절 한국인의 배변량은 지금의 3배쯤 됐다고 한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인이 동남아시아인, 일본인과 함께 치질 발병률 세계 1위로 꼽혔는데 이 또한 섬유성 식품을 많이 먹어 배변량이 많았던 탓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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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 일러스트·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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