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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살아가기

한반도 기온 상승률 세계 평균의 두 배

‘더워 죽겠다’는 말, 이제 현실이 됐다

  • 이한음 / 과학평론가 lmgx@naver.com

한반도 기온 상승률 세계 평균의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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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기온 상승률 세계 평균의 두 배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온도계로 실내온도를 재자 눈금이 34℃를 가리켰다.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 이 체온조절 중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땀이 제대로 발산되지 않아 체온이 계속 상승하는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 열사병은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열사병 증세가 나타나면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2000여 명이라고 추정한다. ‘더워 죽겠다’는 말은 이제 현실이 됐다.

미국 통계 자료에 따르면, 통상적인 해에는 추위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더위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보다 2~3배 많다고 한다. 겨울이 유달리 추운 해에는 사망자 수가 늘어난다. 하지만 폭염이 지속되는 해에는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추위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아진다. 지구온난화는 국지적인 날씨의 변동 폭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그런 예측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듯 세계 전역에서 극도의 추위와 극도의 더위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2003년 8월 유럽이 폭염에 휩싸이면서 약 3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통계 자료도 있다. 물론 자연재해와 인재(人災)는 떼어낼 수 없다. 그 사망자 수가 폭염의 직접적인 결과인지, 즉 노약자의 복지를 소홀히 한 측면도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심한 더위가 죽음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심장과 혈관 기능이 약해져 땀을 통해 열을 배출하기가 수월하지 않은 노약자나 비만자는 더위에 더 취약하다. 이들은 서늘한 곳을 찾아 염분과 수분을 적절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온도와 습도에 대한 대처능력이 있다. 무더워지면 몸은 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 스트레스를 줄이는 쪽으로 적응한다. 그것을 열 순응이라고 한다. 열 순응을 거치면 땀 배출이 더 원활히 이루어진다. 배어나온 땀은 증발하면서 체온을 낮춘다. 땀 배출량의 증가에 따라 몸이 필요로 하는 물의 양도 많아진다. 열 순응을 거친 몸은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몸에 담고 있다. 알도스테론 같은 호르몬들은 신장에서 물을 더 많이 흡수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물의 양을 줄인다. 또 땀으로 배출되는 염분의 양도 줄인다. 몸에 담긴 물의 양이 많아짐으로써 여름에는 체중이 불어날 수 있다.

체온과 수명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06년 미국의 타마스 바트파이 연구진은 생쥐의 체온을 약간 떨어뜨리는 것만으로도 수명을 20%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생쥐의 수명은 대개 2년 정도인데, 연구진은 그 수명을 3개월이나 늘렸다. 생쥐는 항온동물이어서 체온이 일정하게 조절된다. 그 체온을 어떻게 떨어뜨렸을까? 연구진은 열을 내게 하는 단백질이 과량 생성되는 생쥐를 만들었다. 생쥐의 시상하부는 체내에서 지나치게 생성되는 열을 감지하고 체온을 0.3~0.5℃ 떨어뜨린 것이다.



온난화, 관절 전염병 불러

지금의 불볕더위는 직간접적으로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폭염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됐던 서유럽도 지난 100년 사이에 기온이 1.6℃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폭염이 지속되는 기간도 더 길어졌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반응이 지역별로 다를 테니, 한반도에도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것은 살인적인 폭염이 적어도 지구적인 현상의 일부라는 점이다. 이번 여름에도 북반구 곳곳에서 사람들이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열사병, 홍수와 가뭄, 물 부족, 병충해에 따른 작물 피해, 돼지와 닭의 폐사 등 무더운 여름은 여러 가지 안 좋은 소식을 동반한다.

온난화는 우리 건강에 또 한 가지 문제를 안겨준다. 바로 전염병이다. 이질, 콜레라 같은 수인성 전염병도 문제이지만 온난화는 새로운 전염병도 출현시키고 있다. 과거 한반도에 없던 라임병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라임병은 진드기가 옮기며 관절염과 신경통, 발진을 일으킨다. 라임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인 스피로헤타를 지닌 진드기는 낙엽 밑에서 알 상태로 겨울을 난 뒤 봄에 부화하여 지나가는 생쥐, 다람쥐, 새 등에 달라붙는다. 숲 속을 다니는 사람들이 이들의 희생양이 된다. 진드기가 물면 라임병균이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 라임병은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심각한 전염병이 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알게 모르게 걸린 사람이 많으리라고 추정된다.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면 얼어 죽지 않은 채 겨울을 나는 진드기가 많아진다. 거기다가 등산 인구가 늘어난 상태이니 라임병이 확산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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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음 / 과학평론가 lmg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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