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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하면 중간도 못 간다 ‘청문회 스타’처럼 뜨라

회의(會議)의 정치

  • 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말 안 하면 중간도 못 간다 ‘청문회 스타’처럼 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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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보 후퇴와 뒤풀이

그 연장선에서 회의 때 타인의 지적에 또 다른 지적으로 바로 맞대응하는 것은 자제할 일이다. 특히 상대방이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역력할 때는 더 그리해야 한다. 과감하게 일보 후퇴해야 한다. 번지수를 잘못 찾은 즉각적 반응은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의외로 많은 공력을 필요로 한다.

질문이 나오지 않는 만장일치? 최고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희소하다. 중요한 것은 질문 유도다. 질문에는 호의적 질문과 비판적 질문이 있다. 자신의 말에 대한 호의적 질문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비판적 질문이라고 해도 질문이 없는 편보다는 낫다.

질문이 많은 것은 좋은 일이다. 내 말이 이슈가 된다는 뜻이다. 설명할 시간이 늘어 설득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체로 질문을 던진 사람은 지지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지엽말단 버리고 종심 타격



질문을 유도하려면 종심을 타격하는 것이 좋다. 종심 타격은 전선이 넓게 퍼진 상태에서 전투력을 끌어 모아 후방의 적 수뇌부와 핵심 전력을 집중 공격함으로써 승리로 이끄는 전술이다. 회의에서 반대론을 돌파할 때 지엽말단적인 쟁점에 일일이 대처하는 방식으로는 상대방을 압도할 수 없다. 이보다는 핵심 쟁점 하나를 집중 공략해 거기에서 우위에 서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러면 나머지 쟁점은 잔불에 불과해진다.

종심을 타격할 땐 승리가 확정될 때까지 한동안 압도해야 한다. 초반엔 창대했으나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면 안 하는 것만 못하다. 그래서 실탄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호기심 또는 반발심이 들 만한 발언으로 일차 타격을 가하자. 그러면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바로 이때 상대의 군단급 질문 하나에 논리적 융단폭격을 퍼붓는 방식으로 답변하자.

진정 훌륭한 참모는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안을 단순 나열하기보다 본인이 대안을 선택해 그 대안으로 가자고 제안한다. 그래서 보스가 이의 없이 오케이를 할 수 있게 한다.

진행자는 을이 되라

회의를 소집해 진행하는 사람에게도 전술이 필요하다. 상당수 상사는 회의에 관한 아무 철학 없이 회의에 임한다. 자연히 ‘회의장에선 내가 갑’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런 사고, 매우 위험하다. 적어도 회의할 때 갑은 을처럼 행동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을들이 솔솔 입을 연다. 명령을 하달해도 거부반응을 덜 보인다. ‘모신다’는 기분으로 회의를 끌고 가는 게 훨씬 생산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가끔 유머를 구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실력과 충성심을 보여주려는 직원들에게 개그 프로그램 유행어 같은 것을 원용해 잠시 즐거움을 준다고 권위가 훼손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색할 것이고 호평할 것이다. 이때 유머는 간결해야 하고 회의 내용과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질문 샘솟고 이야기 피어나는…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회의의 연속이다. 공식 회의와 비공식 회의, 대규모 회의와 소규모 회의가 끊임없이 열린다. 이런 회의가 없다면 내전이 일어날 것이다. 회의는 총칼 들고 싸울 일을 말로 해결하게 한다. 그래서 정치에선 회의를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은 여러 형태의 조직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말 안 하면 중간도 못 간다 ‘청문회 스타’처럼 뜨라
이종훈

성균관대 박사(정치학)

국회도서관 연구관

CBS 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 진행자

現 아이지엠컨설팅(주) 대표, 시사평론가

저서 : ‘정치가 즐거워지면 코끼리도 춤을 춘다’ ‘사내정치의 기술’


회의에선 스타가 탄생한다. 우리는 이미 적지 않은 청문회 스타를 안다. 많은 사람의 이목이 집중된 회의에서 출중한 언변과 논리로 통찰력 있게 길을 제시하는 사람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질문이 샘솟고, 이야기가 피어난다. 그래서 스타가 되는 것이고 성공에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회의의 이런 긍정적 기능에 주목하면서 회의를 내 성장의 기회로 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동아 201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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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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