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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민 기자의 여기는 청와대

전통문화 알리고 받는 사람에게 미소를

대통령 선물에 담긴 ‘박심(朴心)’

  • 동정민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ditto@donga.com

전통문화 알리고 받는 사람에게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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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알리고 받는 사람에게 미소를
박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 칭화대에 연설하러 갔을 때 ‘중국철학사’의 저자 펑유란의 외손녀로부터 펑유란의 서예 작품 족자를 선물로 받았다. ‘중국철학사’는 박 대통령이 본인이 읽은 책 중 가장 감명 깊은 책으로 꼽는다. 그 사실을 안 평유란의 외손녀가 직접 가져온 것이다. 이 족자는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문화재에 해당하는 ‘문물(文物)’로 등록된 작품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문화재를 반출하거나 선물하려면 국가문화국(우리나라의 문화재청)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외손녀가 이 허가 절차를 마치고 대통령에게 깜짝 선물로 건네 감동을 더했다.

올해 8월 방한할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0월 방한해 대통령과 접견하는 페르난도 필로니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에게 “아주 특별하고 특별하고 특별한 선물을 꼭 대통령에게 전해달라”며 교황의 문장(紋章)이 그려진 묵주를 보내오기도 했다. 가톨릭 재단인 성심여중고, 서강대를 졸업한 박 대통령은 ‘율리아나’라는 세례명도 갖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을 접견한 이후 열흘쯤 지나 박 대통령에게 운동복을 선물로 보내왔다. 왼쪽 가슴에 태극기가 달려 있고 그 옆에 페이스북 마크가 달린 운동복을 받은 박 대통령은 직접 블로그에 사진을 올렸다.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 데 대해 기뻐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처럼 설과 추석 명절에 선물을 보낸다. 의원 시절에도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할 인사들에게는 별도의 선물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추석엔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우리 농축산물인 잣, 찹쌀, 육포 3종 세트로 구성해 9000여 명에게 선물을 보냈다. 육식을 하지 않는 불교계 인사에게는 육포 대신 호두를 보내고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는 외국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어학학습기를 보내기도 했다.

올해 설 연휴 때는 노랑과 분홍색 떡국 떡과 장흥 표고버섯, 사천멸치가 담긴 선물세트를 보냈다. 떡과 버섯 등을 담은 청와대 문양이 찍힌 유리그릇도 주부들에게는 인기가 많다.



명절 선물은 전직 대통령과 각계 인사 외에 국가유공자, 애국지사, 천안함·연평도 포격 희생자 유가족, 독거노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중증장애인, 독거노인 등 사회 배려계층 등에 골고루 보내진다.

국민이 선물한 브로치 착용

지난해 12월 24일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을지부대를 방문해 신병 교육생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는 닭강정을 싸가지고 부모의 마음으로 군인들에게 먹였다. 다음 날인 성탄절에는 일일 산타클로스가 돼 서울 SOS 어린이마을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쇼핑백에 남자 어린이에게는 운동화, 여자 어린이에게는 가방, 아직 학교를 다니지 않는 어린이에게는 장난감을 넣어 나눠주면서 “어린이들이 뭐를 좋아할까 생각을 많이 하다가 골랐다. 마음에 들면 좋겠는데 잘 맞혔는지 모르겠다”고 웃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각지에서 전해오는 선물들도 하나하나 뜯어보며 고이 간직한다고 한다. 3월 6일 국가조찬기도회 때 박 대통령이 성경책을 읽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기도 했는데 그 성경책은 지난해 7월 기독교 지도자 오찬 때 받은 것이다. 본인이 잘 간직하고 있다가 다시 챙겨 나온 것이다.

지난해 7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종소리를 들으며 번뇌를 소멸하고 새로운 밝은 지혜를 얻으라는 뜻”이라며 용주사 보물 120호를 모형으로 만든 종을 건넸다. 당시 박 대통령은 “국민을 위한 것 외에는 모두 번뇌”라고 말하며 웃으며 화답했다.

박 대통령이 민생 현장에 나가면 중장년층이 구름 떼처럼 몰려오는데 그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 바로 전통시장이다. 시장 상인들의 선물도 이어진다. 그때마다 박 대통령은 “염치없이 받기만 한다”며 멋쩍게 웃는다. 때로는 그냥 받을 수 없다며 온누리상품권이나 현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9월 인천 부평종합시장에 갔을 때는 노점에서 김을 파는 상인이 “김 먹으면 밥 한 그릇 뚝딱 먹겠어요”라는 박 대통령의 말을 듣고 김 한 통을 선물로 줬다. 한 속옷 파는 상인이 분홍색 내복을 상자에 담아 선물로 주자 “예쁜 색으로 골라주셔서 잘 입겠다”고 말하며 웃으며 받았다.

아버지와 얽힌 선물을 받는 경우도 꽤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박 대통령이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참관하려 전남 순천에 내려갔다. 현장에서 순천시장이 “1962년 동천에서 큰 홍수가 났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분이 방문해 신속한 복구를 지시해 오늘날 동천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혹시 사진이 있는지…”라고 묻자 순천시장은 사진첩을 보여줬다. 박 대통령이 사진 한 장 한 장을 유심히 살펴보며 “50년 전 일이네요”라고 감회에 젖자 순천시장은 즉석에서 기념품으로 증정하겠다고 싸주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국민이 선물로 보내온 브로치를 직접 착용하고 공식 행사에 나온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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