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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러운 년” “나이 처먹고 X랄 하네” “X발, 맞짱 뜨자”

학생에게 욕설 듣는 교사들

  • 김정재 | 고려대 미디어학부 3년 doublejay1991@gmail.com 김형완 | 고려대 미디어학부 2년 belikeanswer@naver.com

“징그러운 년” “나이 처먹고 X랄 하네” “X발, 맞짱 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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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담탱’(담임을 비하해 지칭하는 은어), ‘학교’ 등으로 검색하면 “담탱 XX”, “담임 죽여버리고 싶다” “부모 없는 XX” 등 교사를 욕하는 글이 무더기로 나온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에게 욕설을 내뱉고 교사는 묵묵히 참는 이런 사례가 왜 최근 들어 빈발할까. 많은 교사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학생에 대한 체벌이나 처벌이 어려워지면서 교권 침해 빈도가 부쩍 높아졌다고 본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전엔 많은 학생이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형식적으로라도 교사에게 예의를 갖췄다. 하지만 지금은 교사가 그러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교사에게 폭언을 일삼는다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 K초등학교 이모 (53·여) 교사는 “전반적으로 교사를 무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평범한 아이들까지 교사를 함부로 대한다”고 말했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이 실패하고 있는 점, 학교가 교사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주지 않는 점, 교사가 언어폭력을 덮으려 하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교사들은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어 주로 학생들의 윤리와 감정에 호소하는 편이다.

고등학교 3학년 김모(19) 군은 “몇몇 친구는 어른인 교사를 막 대하는 걸 오히려 멋있는 일로 여긴다. 주변 친구들도 여기에 동조해 교사를 무시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는 알고도 쉬쉬



상당수 학교는 교사에 대한 언어폭력을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다. 경기도 J고등학교 신모(42·여) 교사는 얼마 전 한 학생의 버릇없는 행동을 나무랐다. 이에 격분한 이 학생의 부모는 교무실에 찾아와 신 교사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학교는 이 사건을 은폐했고 신 교사는 오히려 학생 관리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교원능력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교사의 처지에선 피해를 입어도 신고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고모 교사를 비롯한 일부 교사는 “학생을 신고해본들 어쩌겠느냐”며 교권 침해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원 예우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교는 교권 침해 기준 마련, 예방 대책 수립, 분쟁 조정을 위해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론 거의 열리지 않는다. 허모 교사는 “교사가 욕을 들어도 교장과 교감이 ‘먼저 학생과 부모에게 빌라’는 식으로 말한다. 학교가 방패가 돼주지 못한다”고 전했다. 학교는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져 학교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는 점, 교육청에서 감사가 나오는 점 때문에 웬만하면 사건을 은폐한다는 것이다.

교장이 한술 더 뜨는 경우도 많다. 3년 전 서울 J초등학교 박모(58·여) 교사는 영문도 모른 채 담임 교체를 당했다. 교장이 학부모의 항의가 들어왔다는 이유로 담임을 바꾼 것이다. 다른 학생,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없었다고 한다. 교장이 절차를 무시하고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모 교사는 “학부모와의 갈등 이후 교장이 매일 수업을 감시해 수업 진행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교육청도 교사의 울타리가 돼주진 못한다. 각 교육청은 교권보호지원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많은 교사는 실효성이 없다고 말한다.

※ 이 기사는 고려대 미디어학부 수강생인 필자가 박재영 교수의 지도로 작성했습니다.

신동아 201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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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재 | 고려대 미디어학부 3년 doublejay1991@gmail.com 김형완 | 고려대 미디어학부 2년 belikeans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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