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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1순위는 치맥, 파전·막걸리”

외국인 유학생들이 본 한국 음식

  • 하니 칸-고 에브게니아 팍 오그보냐 울로마

“세계화 1순위는 치맥, 파전·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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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육쌈냉면, 팥빙수, 부대찌개·라면사리 ‘최고’
  • ● 김치버거, 김치스파게티, 고구마피자 ‘별로’
  • ● 지나친 퓨전 요리 실험엔 거부감
“세계화 1순위는 치맥, 파전·막걸리”
어떤 외국인이 한국 문화 속으로 자신을 집어넣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아마 한국 음식을 체험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서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에 분명하게 답하긴 어렵다. 음식은 독특한 성격의 문화이며, 같은 음식이라도 각자에게 서로 다른 떨림을 준다.

최근 한국 미디어에서 ‘먹방(먹는 방송)’이 인기를 끈다. 특이한 점은,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이나 요리사가 전통적 조리법을 변형해 자주 퓨전 음식을 만든다는 점이다. 시청자도 이런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사실, 전 세계 요리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요리를 만든다. 이들은 여러 맛을 섞음으로써 자신의 요리가 특정 손님의 미각에 전적으로 위배될 위험을 피한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의 이탈리아인 셰프는 뉴요커의 입맛에 맞게 카르보나라 스파게티를 만든다. 그래서 이 요리의 발상지인 이탈리아 라치오의 일반 가정에서 요리한 카르보나라 스파게티와는 완전히 다른 맛을 낸다.

미국 내 히스패닉계가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선 김치와 혼합된 멕시칸 요리가 폭넓게 소비된다. 한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가 이 지역에서 거부될 가능성을 줄이는 쪽으로 퓨전화한 것이다.

‘술과 안주’ vs ‘퓨전 음식’

한국에선 기존 요리를 섞어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실험이 그 어느 나라보다 왕성하게 시도되는 것 같다. 한국 TV의 수많은 프로그램은 완전히 새롭고, 전적으로 비정상적이며, 심지어 즉석에서 고안된 퓨전 음식을 늘 만들어낸다. 더구나 이들 음식은 ‘냉장고의 묵은 재료’에서 ‘경이로울 만큼 맛있는 요리’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소개된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서울 시내의 식당과 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새 메뉴가 출시되는 것 같다.

우리는 퓨전 음식을 중심으로 부담 없는 가격대의 일반적 한국 음식에 대해 외국인 유학생은 어떤 태도를 갖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한국 퓨전 음식은 △둘 이상의 한국 전통 음식 간 콤비네이션 △외국 음식과 한국 전통 음식 간의 콤비네이션이라는 두 범주로 구분했다. 우리 중의 한 사람은 ‘서울 음식’ 블로그를 2년여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두 범주에 해당하는 10개의 음식 리스트 2개를 작성했다. 우리는 이를 참고로 해 고려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40명에게 선호도를 물었다.

조사 결과,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퓨전 음식에 대체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국 전통 음식 간 콤비네이션과 관련해, 외국인 유학생들은 육쌈냉면(냉면과 약간의 숯불고기를 함께 제공하는 적당한 가격대의 점심 메뉴), 팥빙수, 라볶이(라면과 떡볶이를 조합한 분식요리), 부대찌개와 라면사리를 선호했다.

외국 음식과 한국 전통 음식 간 콤비네이션과 관련해선, 외국인 유학생들은 치즈라면, 치즈김밥, 밥버거(라이스버거)를 선호했다. 대체로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전통 음식 간 콤비네이션을 외국 음식과 한국 전통 음식 간 콤비네이션보다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런데 조사하면서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치킨과 맥주’(치맥), ‘파전과 막걸리’였다. 한국인 대학생 대부분은 이 둘에 대해 “그건 술과 안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당수 외국인 유학생은 이 둘을 ‘한국 퓨전 음식’으로 받아들였다.

외국인은 치킨에 맥주를 곁들이는 것을 특별한 한국적 음식문화로 여기는 듯했다. 막걸리는 액체와 고체의 중간 형태이고 독하지 않은 달콤한 쌀맛이 나며 파전과 잘 어울리므로 술보다는 음식으로 인식되는 듯했다.

이 둘을 조사 대상에 포함한 결과, 외국인 유학생 사이에서 치맥은 선호도 1위, 파전과 막걸리는 4위에 올랐다. 2위는 육쌈냉면, 3위는 팥빙수였다. 유학생들은 치맥과 파전·막걸리가 보편적 맛을 지니고 있어 세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프랑스에서 온 로페즈(21·여, 미디어 전공) 씨는 “프라이드치킨은 친숙한 요리다. 맥주가 약간 기름진 닭요리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점을 한국에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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