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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포장’ 정부 개입 성공 못한다”

경제민주화 반대하는 자유주의 경제학파

  • 윤영호 | 동아일보 출판국 기획위원 yyoungho@donga.com

“‘민주화 포장’ 정부 개입 성공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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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바른사회’ ‘하이에크소사이어티’ 등이 주도
  • ● “우리 경제 성장과정에 자부심 가져야”
  • ● “규제 통한 재분배는 발목 잡기”
  • ● “정부가 완전한 시장 만든다는 건 착각”
“‘민주화 포장’ 정부 개입 성공 못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가 2012년 11월 14일 국회 앞에서 경제민주화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기적 만들기(making a miracle).’ 199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시카고대 로버트 루카스 교수가 1993년 경제학 학술지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에 발표한 논문 제목이다. 그가 말하는 기적이란 1960년대 이후 한국이 이룩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일컫는다.

한국이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재벌 위주의 성장 정책을 펼친 결과 오늘의 경제적 번영을 달성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경제학자는 드물다. 루카스 교수의 논문이 발표된 뒤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도 사실이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의 기적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기적 만들기’ 이후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경제민주화 논쟁에서는 바로 그다음부터 의견이 갈린다. 경제민주화 찬성론자들은 과거의 성장 전략이 경제 규모와 구조가 변한 지금도 유효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창의와 혁신이 더 중요해진 만큼 동등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시장경제체제 정립이 선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경제민주화 반대론자들은 우리 경제의 단점만 부각해선 안 되며, 눈부신 성장 과정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맞선다.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선택해 이만큼 성장했으니 체제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도 한다. 아울러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우리만 겪는 어려움은 아니라고 말한다.  

기업관도 다르다. 경제민주화론자들은 우리 기업이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경쟁에서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려면 현재와 같은 후진적인 지배구조와 권위적인 기업문화부터 고쳐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우리 기업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해 경제민주화 반대론자들은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이 모두 살아남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현재의 재벌 기업이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벌 때문에 시장경제를 제대로 못하고 정경유착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쪽만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우리 기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는 얘기다.

경제민주화 찬반론자 모두 자유시장과 시장경제체제를 얘기하지만 뉘앙스가 조금씩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모두가 시장을 말하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시장이 다 다르다고 해야 할까. 필요에 따라 시장이나 시장경제를 얘기하지만 그 자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부족해 보인다.

대표적 경제민주화론자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시장주의자라고 말하는 사람이나 시장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사람 대부분이 시장의 기능이 무엇이며, 이러한 시장 기능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장에 대한 오해와 이해

“‘민주화 포장’ 정부 개입 성공 못한다”
“시장경제체제란 시장 거래가 제도화하고 법적으로 보호받는 체제를 말한다. 맥밀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원활한 정보 유통 △잘 보호된 재산권 △개인들 사이의 약속에 대한 신뢰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삼자에 대한 부작용의 최소화 △경쟁의 활성화 등 5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의 경우 시장경제체제의 필요조건인 사유재산권마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사유재산권은 자신보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개인이나 집단으로부터도 침해받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가령 부당 내부거래는 이익을 보는 총수 일가가 손해를 보는 소액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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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 동아일보 출판국 기획위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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