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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내 남자친구 아버지를 그곳에서 만났을 때···”

4만 원짜리 性일탈 공간 키스방

  • 남훈희 | 자유기고가 brentnam11@gmail.com

“내 남자친구 아버지를 그곳에서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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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여대생 키스녀 vs 교수 손님
  • ● 서울에서 제주까지 성황
  • ● “키스만? 진짜 몰라서 묻는 거야?”
“내 남자친구 아버지를 그곳에서 만났을 때···”

▲키스방 업소에서 여성 매니저와 남성 고객 간에 키스 등의 행위가 이뤄지는 밀실. 널찍한 소파가 있다. ▼키스방 업소 입구에 걸린 ‘회원 필독사항’ 안내문.


닫힌 문을 사납게 열어젖히고

 서로가 서로를 흡입하는 두 조각 입술

생명이 생명을 탐하는 저 밀착의 힘



문정희 시인이 지은 ‘두 조각 입술’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문 시인은 키스를 ‘절뚝이는 일상의 결박을 푼 채로 두 입술이 만나는 숨 가쁜 사랑의 순간’이라고 정의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키스는 마음을 빼앗는 가장 힘세고 위대한 도둑”이라고 했다.  

이처럼 서로의 영혼을 담아 이뤄진다는 키스가 몇 만 원에 거래되는 곳이 있다. 세상에 등장한 지 어언 10년이 돼가는 ‘키스방’의 세계를 심층 취재했다.  



“NF로 하시겠어요?”

서울시내 여러 키스방은 ‘여성 매니저’가 남성 고객에게 키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남자들이 무슨 이유로 돈을 써가며 이런 곳에 가는지 궁금했다. 여성의 입술에 특별히 집착하는 변태적 성향의 남자들이 고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스방은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각지에 읍면동 단위까지 고르게 분포해 있다. 이는 키스방을 찾는 남자가 의외로 많으며, 그리 변태적이지 않은 평범한 남자들도 이곳을 찾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 30분 키스하는 서비스는 4만 원, 1시간 키스하는 서비스는 7만 원으로 요금은 전국적으로 같은 수준이라고 한다.

필자는 오후 2시쯤 서울 강북의 한 키스방 업소에 전화했다. ‘실장’이 전화를 받았다. 그는 ‘방’을 빼고 자기 업소를 ‘○○키스’로 소개했다. 예약이 가능한지 묻자 “오후 6시 타임이 비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키스방은 고객이 아무 때나 가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아닌 듯했다.

예약시간 10분 전 키스방 입구에 도착했다. ‘회원 필독사항’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OO키스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회원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매니저에게 탈의를 강요하시고, 신체나 도구를 이용해서 성기 터치/성관계를 요구하시면 환불 없이 퇴장되십니다. 서로에게 불편함이 없고 즐거운 시간이 되기 위해 위의 규칙을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돈으로 안 되는 게 있어?”

“가슴 터치의 경우 상의 탈의가 원칙이 아닌 점 숙지해 주십시오”라는 중의적인 문구도 있었다.

벨을 누르자, 머리에 두건을 즐겨 쓰는 모 아이돌 그룹 멤버 스타일의 ‘실장’이 문을 열고 필자를 맞이했다.

“6시 예약하신 분 맞죠? 양치부터 하시면 됩니다.”  

실장의 안내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세면대엔 거친 모들이 빳빳하게 솟구친 일회용 칫솔과 치약, 비누, 로션, 종이컵이 놓여 있었다. 양치를 마치고 나오자 실장은 필자를 방으로 안내하면서 선불이라는 점을 고지했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동안 실장은 “우리 업소 매니저 중에 NF는 5000원이 더 저렴한 3만5000원(30분 서비스)이에요. NF로 하시겠어요?”라고 물어왔다. 필자는 ‘축구에서 미드필더를 MF라고 하는데, NF는 도대체 뭐지?’라며 순간적으로 추론했다.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어 실장에게 그 의미를 물었다. 실장은 “뉴 페이스(New Face), 신입 매니저”라고 설명했다. 필자는 경력이 있는 매니저가 취재 대상으론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그냥 4만 원을 쥐여줬다.

키스 서비스가 이뤄지는 방엔 널찍한 2인용 소파가 놓여 있었다. 슬리퍼, 탁자, 1회용 티슈, 물티슈, 재떨이, 휴지통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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