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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린 신헌철 SK(주) 사장

“‘메이저’들 신경 안 쓰는 곳에 인재 풀었더니 석유가 펑펑”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린 신헌철 SK(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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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현 회장의 ‘방목경영’이 유전개발 성공의 ‘싹’
  • 까탈스러운 사외이사들, 장기적으론 회사에 보약
  • 직원들과 1100리 뛰었더니 노사관계 저절로 풀렸다
  •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35년 직장 생활의 비결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린 신헌철 SK(주) 사장
신헌철(申憲澈·62) SK(주) 사장에게 2005년은 ‘이보다 더 좋았던 때는 없다’고 할 만하다. 매출 22조원, 수출 100억달러. 이는 1962년 회사 창립 이래 최대 성과다. 일각에선 고(高)유가 덕분이라고 평가절하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치부하기엔 놀랄 만한 실적이다. 남들이 ‘미쳤다고’ 비난하던 유전개발사업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세계적 명품으로 손꼽히는 윤활유사업 부문에선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22조원 매출 가운데 수출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것은 또 하나의 신기록이다. 중국을 비롯한 성장시장에서 수출 기반을 다진 덕분이다.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내수주로 취급받던 SK(주)가 수출주로 재평가받는 기틀을 마련했다. SK(주)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의 석유제품은 처음으로 주요 수출품목 5위에 올랐다.

보석 캐고, 밭 일구고

이런 실적을 두고 ‘엉뚱한’ 상상을 해봤다. 만약 신헌철 사장 대신 다른 경영자가 CEO를 맡았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사실 지난해 거둔 실적의 대부분은 SK(주)가 오랫동안 기반을 닦아놓은 것에서 나오지 않았는가. 게다가 이 회사는 10인의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장이라고 해서 독단적으로 결정내릴 수 없다. 그렇다면 누가 그 자리에 앉더라도 그만한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것 아닐까.

일부는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신 사장이 그만의 솜씨로 회사의 체력을 키워 실적으로 연결한 게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노사관계의 획기적 개선이다. 임금협상 시즌이면 늘 티격태격하던 SK(주) 노사는 그가 부임한 이후 싸우는 일이 없어졌다.

안팎으로 반대가 심하던 인천정유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서도 그의 활약이 돋보였다. 당장은 부실하지만 제대로 살려놓기만 하면 ‘보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일찌감치 간파한 그는 12개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인천정유를 인수했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는 서울 종로 본사 사옥을 신한은행에 팔았다. 회사의 한정된 자원을 몇 개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례다. 이를 통해 SK(주)는 정제능력 부문에서 아·태지역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밖에도 그는 미국 휴스턴에서 시추를 추진해 일본 투자자를 끌어모았고, 석유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카자흐스탄에 새로운 유전탐사팀을 발족시켰다. 세계적인 석유 메이저들도 뛰어들기를 겁내는 석유탐사에 인재와 자금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도 언젠가 대표 자리를 후배에게 넘겨주고 떠나겠지만, 그가 재임 시절 일궈놓은 기름진 ‘밭’ 덕분에 후임자는 더 많은 작물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2월9일 그를 만났을 때 “직원들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사장 덕분에 하늘이 회사에 복(福)을 준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CEO가 되고 보니 답답하거나 불안한 게 많아요.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걱정거리가 많아져요. 제가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매일 기도합니다.”

‘풀 뜯어먹도록 내버려두라’

-SK(주)는 지난해 단지 고유가 덕이라고만 보기 어려운 눈부신 실적을 올렸습니다.

“22조원 매출의 49%, 즉 10조5000억원은 수출에서 달성했어요. 중국, 아프리카 같은 성장시장 개척에 노력한 결과죠. 23년 전에 시작한 자원개발이 최근 들어 알찬 열매를 맺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2000억원의 이익을 올렸으니까요. 하나 더 자랑한다면 SK(주)가 세계에 내놓을 만한 명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유베이스(YUBASE)’라고 부르는데 윤활유의 90%를 구성하는 주원료입니다. 세계시장의 64%를 차지하니 세계 1등 제품이고, 엑슨모빌과 BP 등 30여 개국 80개 회사에 수출하고 있어요. 이 제품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의 이익을 냈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해요. 우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1등 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10대 석유 메이저에 끼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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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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