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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치매의 대가’ 서유헌 교수의 재미있는 腦 이야기

“인고(忍苦)하는 여성보다 바가지 긁는 여성 뇌가 더 건강”

  • 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치매의 대가’ 서유헌 교수의 재미있는 腦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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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의 힘

만약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뇌 명령체계가 부분적으로 무너져버린다. 우울증, 조울증, 정신분열병, 자폐증 같은 신경정신계 질환이 모두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이 파괴되거나 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격성을 억제하는 세로토닌에 이상이 생기면 사소한 일에도 폭력을 휘두르는 ‘흥분형 인간’이 될 수데 그 있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연쇄살인범의 뇌를 의학적으로 연구한 결과, 세로토닌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긍적적인 사람은 신경회로가 활짝 열려 있어요. 또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불만이 많은 사람은 회로 간 흐름이 방해가 되거나 억제돼요. 뇌 건강에 가장 좋은 게 낙관적 사고입니다. 자꾸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뇌가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좋게 생각하고 잘해보려고 노력하면 대뇌 세포에 신선한 자극을 줍니다. 뇌 신경회로가 활짝 열리는 거죠. 예를 들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거나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은 뇌가 아주 건강해요. 뇌 회로가 고속도로처럼 넓고 시원합니다. 신경전달물질도 풍부하게 생성되고요.”

서 교수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면 모든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해버릴 수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뇌에서 감정을 관장하는 곳이 변연계입니다. 이성적으로 사고하거나 사건들을 해석할 때 거치는 여과장치죠. 우울증에 걸리면 (변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요. 중요한 건 각자의 정서 상태에 따라 (변연계가) 다르다는 겁니다. 슬픔에 빠졌거나 우울증에 빠졌을 땐 부정적 여과장치(변연계)를 통하는 거죠. 변연계가 부정적인 상태에 있는 사람은 사건을 자꾸 부정적인 쪽으로 생각해요. 부정적인 사람과 대화하면 자꾸 부정적인 방식으로 작동되는 게 이런 원리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사람은 어떤 일이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해석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것은 변연계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낙관적인 사람은 신경전달물질계도 활발해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계가 왕성한 거죠.”



▼ 불행한 충격으로 부정적인 생각만 하다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런 점도 있어요. 변연계는 기억을 저장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행복도, 충격도 변연계에 모두 저장되죠. 특히 충격은 뇌에 아주 큰 상처를 남깁니다. 충격이 잦으면 부정적인 방식으로 현상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러면 변연계가 제 기능(여과기능)을 못하게 됩니다. 동물도 충격으로 변연계가 손상되면 자기 새끼하고도 적절하게 유대관계를 갖지 못해요. 결국 모성이 사라질 수 있는 거죠.”

▼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이 풍부해 충격에 예민하고 우울증이 많은 게 아닐까요.

“여자가 남자보다 변연계가 더 커요. 변연계가 커서 감정이 풍부하고 자신의 감정을 더 잘 표현하고 현실적인 겁니다. 사교성도 여자가 더 뛰어나요. 반면 사춘기나 출산 등을 겪으면서 남자보다 더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죠. 여성 자살률이 남성의 3배 이상입니다. 재미있는 건 여자는 미세한 감정표현에 더 능한 쪽으로 변연계가 진화됐고, 남자는 폭력적 행동에 관여하는 쪽으로 진화됐다는 거죠. 그래서 남자들이 폭력적 언행을 더 쉽게 나타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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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과 남성의 뇌 구조가 다른가요.

“약간 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이 남자보다 좌우 뇌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남성은 분석하고 언어적인 것을 관장하는 좌뇌를 많이 사용해요. 여자는 양쪽 뇌를 다 사용합니다. 여성이 감수성이 풍부하고 표정을 잘 읽고 솔직하잖아요. 양쪽 뇌를 다 사용해서 그렇습니다. 환경과 분위기 적응력도 뛰어나요. 양쪽 뇌를 다 사용하는 게 한쪽 뇌만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뇌 건강에 좋아요. 오른손잡이는 뇌에 손상이 오면 언어능력을 상실해요. 하지만 오른손도 잘 쓰는 왼손잡이들은 좌뇌뿐 아니라 우뇌에도 언어중추의 일부가 있어서 한쪽 뇌가 손상되어도 언어기능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외골수적인 남자들보다 여자들의 뇌가 더 건강한 편입니다.”

이 대목에서 서 교수는 재미있는 얘기를 꺼냈다. ‘인고(忍苦)하는 여성’보다 ‘바가지 긁어대는’ 여성의 뇌가 더 건강하고 기억력이 좋다는 것이다.

“(사람은) 감정을 자제하고 애써 숨기면 기억력도 감소해요. 감정중추는 기억중추인 해마와 붙어 있고 앞쪽의 전두엽에 있는 동기부여의 뇌와 연결돼 있거든요. 감정이 즐겁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일 때 기억이 잘되고 동기부여가 잘됩니다. 자꾸 참으면 소수 세포가 기억에 참여해서 기억력도 떨어집니다. 자꾸 뭔가에 억압되어 기가 죽으면 뇌 회로도 자꾸 막히고 좁아집니다. 여자의 눈물도 뇌 건강에 한몫을 하죠. 감정적인 눈물에는 신체가 내보내야 할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거든요. 뇌 건강을 위해 울고 싶을 때 펑펑 우는 것도 나쁘진 않아요. (여성들은)호르몬 덕을 봐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뇌를 건강하게 만들거든요. 항치매효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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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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