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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서남표 KAIST 총장의 新인재육성론

“지식만 가르치면 아이들 망쳐 인성이 좋아야 사회에 공헌”

  • 이혜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ehappy@donga.com│

서남표 KAIST 총장의 新인재육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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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KAIST 총장의 新인재육성론

서남표 총장은 KAIST 개혁을 진두지휘한다.

사교육 못 받아도 뛰어난 아이들

▼ 평준화 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본적으로 학생들에게 동일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환경 때문에 기회가 달리 주어지면 안 됩니다. 저는 미국에서도 다른 학생과 같은 기회를 얻었어요. 어쩌면 더 좋은 기회를 얻었는지도 모르지요. 물론 같은 기회를 줬는데도 성과가 다르면 차별을 둘 수밖에 없겠지요. 그렇지만 뒤떨어진 사람은 그 나름대로 기회를 줘야 하고, 뛰어난 사람에게는 더 나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사회 발전이 있고, 기회 잡은 사람이 환경 문제, 에너지 문제 같은 사회문제를 풀어가겠죠.”

▼ 한국사회 사교육에 대해 비판적이시더군요.

“우리나라 학생들은 교육 그 자체가 아닌 입시를 위해 사교육을 받습니다. 그건 교육이 아닙니다. 이 전형에서는 올림피아드 같은 경시대회 성적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는데, 그것이 입시의 수단이 됐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그것도 모르고 (경시대회) 상장 주러 다닌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런 배경이 있더군요. 우리는 이런 교육 현실을 바꿔보고 싶습니다. 카이스트는 조그만 학교입니다. 우리가 이런 제도를 운영한다고 세상이 바뀌겠습니까. 다른 대학보고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겠다는 겁니다. 우리 경우에는 이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 전국 일반고 학교장에게 1000여 명을 추천받고, 입학사정관이 학교에 가서 추천받은 학생, 담임교사, 학교장을 인터뷰해 300명을 추린 뒤 다시 심층면접을 통해 150명을 선발한다고 했지만, 학교장이 잘못 추천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학교당 1명을 추천하는 데도 우수하지 않은 학생을 추천한다면, 이듬해에 그 학교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 학교 측에선 심사숙고해야겠지요. 게다가 1시간 정도만 얘기를 나눠도 학생의 진면목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 어떤 학생을 선발하고 싶습니까. 면접은 어떤 식으로 진행할 예정입니까.

“면접을 하기 직전까지 우리가 어떤 면접을 할지 모릅니다. 계속 연구해 준비해야겠지요. 그렇지만 면접을 시작할 경우에는 학생 눈높이에 맞춰 질문할 겁니다. 인터뷰에 참여하는 사람에게도 이렇게 가르칩니다. ‘아는 것부터 물어봐라.’

우리는 성적도 좋고, 인성도 좋은 학생을 뽑을 겁니다. 성적과 창의성은 엇갈리는 것 같지만 둘 다 좋은 학생도 분명 있어요.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밝은 사람들을 찾아야지요. 세상을 적극적으로 보는 사람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분명 다릅니다. 옛날에는 성적만 봤지만 인성이 안 좋으면 사회에 공헌하지 못하더군요.”

KAIST는 일반모집에도 면접전형을 강화해 학생 선발에 인성을 반영한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 정도가 인성 때문에 붙고, 인성 때문에 떨어진다.

밖으로 나가 경험을 쌓아라

그는 학부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보내는 일에 열성이다.

“지난 여름방학 때부터 학부생 전체를 무조건 내보내고 있습니다. 코스 워크도 없고, 기숙사에 있을 수도 없어요. 자매결연한 학교들이나 회사들이 대부분 여름에 석 달짜리 코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방학기간도 석 달로 늘린 상태예요. 겨울방학 기간은 대신 한 달이 됐고요.”

▼ 왜 꼭 학교 밖으로 나가라고 권하십니까.

“학생들 대부분이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모를 수 있어요. 이런 의무조항이 없으면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만 있는 학생도 있을 거예요. 주입식 교육만 받고 수동적으로 사는 학생도 있고. 그럼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 게다가 자기가 훌륭한 만큼 세상이 자기한테 잘해줘야 한다고 믿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배낭여행을 가든 회사에서 일을 하든 경험을 쌓고 오면 원기를 회복할 수도 있고, 시야도 넓어질 거예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는 없지요. 지식만 가르치다 보면 애들을 망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 특별히 권하는 활동이 있습니까.

“그런 건 없지만 대기업이나 국가출연연구소들을 다니면서 학생들을 위한 인턴 자리 600여 개를 만들어놨어요. 그런데 모자랄 줄 알았던 인턴 자리가 도리어 200개나 남더군요.”

그는 KAIST 학생들을 책임감 있는 리더로 키우기 위해서 ‘학비 내기’라는 채찍을 쓰고 있다. 총장은 성적이 일정 수준 이하인 학생에게는 학비를 내게 했다. 세금을 낭비하며 무책임하게 살지는 말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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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ehapp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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