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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탤런트 윤정희 중용(中庸)의 매력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탤런트 윤정희 중용(中庸)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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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윤정희 중용(中庸)의 매력

깔끔하게 떨어지는 정장,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흥행퀸’

“자, 아까 빼놓은 직업란을 다시 볼까요?”

“직업이라…,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직업이나 좋다고 생각해요. 아~ 그래요. 이런 직업은 정말 재밌겠다. 요리사, 파일럿,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연예인은 어때요?”

“뭐 나쁘지는 않지만…글쎄요, 그래도 저와는 다른 사람이면 좋겠죠? 너무 어려워요. 건축가도 있네요. 좋을 것 같아요. 예쁜 집을 같이 지어서 살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이렇게 조건을 따져서 만나는 사람하고 사랑이 가능할까요?”

“흔히 말하는 ‘사’자 직업을 가진 남자는요?”



“답답할 것 같아요. 제가 좀 조용한 성격이니 남자는 좀 활동적인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약사, 의사, 변호사 그런 직업은 좀 답답할 것 같아요.”

체크리스트 페이지를 넘겼다. 이번엔 주관식 문제. ‘자기소개’와 ‘희망상대 스타일’을 쓰는 공란이 있는데 윤정희는 한동안 펜만 만지작거릴 뿐 자기소개를 쓰지 못했다. ‘편하게 쓰세요’라고 몇 번을 말해줬지만 망설임이 길었다.

“대학 때 이후로 이런 건 처음 써 보는 데요. 머리가 멍해요. 안 되겠어요. 상대방 스타일부터 쓸게요.”

그러고는 거침없이 두 줄을 써 나갔다. 슬쩍 보니 이랬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여성을 배려할 줄 아는 분이라면 좋겠어요. 자기 일에는 열정을 갖고 있고 활동적인 분!!’

“그런데 이렇게 쓰면 (남자친구를) 찾아 주시나요?”

“결혼정보업체에서 찾아준대요.”

“에이~ 그런 거 말구요.”

실망한 듯 보이는 윤씨를 달래려고 “좋은 남자 소개해줄까요” 라고 말하려다 기자는 책임을 못 질 것 같아 그만뒀다. 이런 대화가 오가는 도중 윤씨는 “쓰다 보니 쓸 게 많아지네요”라며 뭔가를 더 적었다. 글씨가 또박또박하고 단아하다. 추가된 내용은 이랬다.

“게으름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 중 하난데 저랑 함께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 OK!”

다음은 성격성향테스트.

테니스, 수영 등 취미나 여가에 해당하는 항목이 32개 있고 관심이 있다 없다를 체크하도록 되어 있다. 윤씨가 대뜸 물었다.

“관심과 잘하고 못하는 건 서로 다른 거죠?”

“그렇죠. 관심있는 것에 체크하세요.”

윤씨가 관심이 있다고 체크한 항목은 딱 절반인 16개였다. 항목은 대충 이렇다. 테니스, 수영, 볼링, 스키, TV, 연극, 영화, 댄스, 여행…. 가만히 보다가 기자가 한마디 던졌다.

“너무 많은 것에 관심이 있는 거 아니에요?”

윤씨는 “그런가” 하며 슬쩍 눈치를 봤다.

마지막 항목은 가치관. 특정한 상황을 제시하고 이럴 때 나라면 이렇게 행동한다고 표시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나는 인연을 ①확고하게 믿는다. ②믿는 편이다. ③믿지 않는다’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다. 배우 윤정희가 각각의 상황에서 고른 ‘선택’을 재구성해 그녀의 성격을 소개하면 이런 식이다.

윤정희는 인연을 믿는 편이다. 친구는 깊게 사귀고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다소 신경을 쓴다. 하지만 말로 하기에 난처한 것을 누군가에게 말해야 할 때도 당사자에게 직접 말을 하는 직설적인 구석이 있다. 타인의 나쁜 습관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으며 감정표현은 적당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감동적인 연극이나 드라마를 보면 자주 눈물을 흘리며 고궁이나 정원을 거니는 것을 아주 좋아하고 음식은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차가 지나지 않는 깊은 밤에는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길을 건너는 터프함(?)이 있고 여성도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패션에 있어서는 자기 스타일이 확고한 편이며 신중하게 쇼핑을 한다.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는 한다”는 주의다. 자녀 교육을 위해 생활비를 줄일 수는 있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아이가 재능이 있을 때에만 그러겠다’는 것. 상당히 현실적인 사람이다. 가정에도 충실한 남편을 원하며 남성의 액세서리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교통사고 현장 등에서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면 상황을 살피거나 주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신속히 현장을 떠난다.

세번의 사랑…진짜 사랑은 한 번

▼ 남자 얘기 조금만 더 하죠. ‘가문의 영광’에 나오는 남자들 중 마음에 드는 사람을 하나만 골라볼래요?

“강석이요.”

▼ 아까는 건방져서 싫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렇게 따지면 작은오빠는 바람둥이였는데 자상한 남편이 됐잖아요. 강석이도 나만 사랑하는 남자로 바뀌었고.”

▼ 현재가 중요하다 그런 거네요? 연하남자는 싫다고 했는데?

“어려 보여서 싫어요. 동갑도 어린데.”

▼ 연하 만나본 적 없어요?

“연하는 없었고 동갑은 한 명. 사귀는 동안 서로 잘 안 맞았어요. 대학 때였는데 전 그때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했어요. 근데 남자는 생각이 좀 어리더라고요. 군대도 가야하고. 게임 같은 데 빠져 있거나 하는 거 보면 싫었어요.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너도 공부해!’ 하기도 했는데 ‘차이가 크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짝사랑한 남자도 동갑이었어요. 오빠를 만났다고 마냥 기댈 수는 없겠지만 듬직한, 내가 좀 기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좋겠어요.”

‘너도 공부해!’ 하는 대목에서 윤정희는 갑자기 목소리에 힘을 빡 줬다. 잠시 당시의 기분으로 돌아갔나 싶었다. 기자는 갑자기 커진 그의 목소리에 잠깐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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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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