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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유로, 히딩크 ‘마법 리더십’의 실체

선수 마음 훔친 심리전의 화신… 교주의 ‘강철 축구’는 계속된다

  • 김화성 동아일보 스포츠전문기자 mars@donga.com

선수 마음 훔친 심리전의 화신… 교주의 ‘강철 축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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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딩크 마법? 그런 건 없다. 축구는 감독의 게임이 아니다. 난 단지 이름 없는 젊은 선수와 함께하는 것을 즐길 뿐이다. 그들이 야망과 잠재적인 기술만 가지고 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내가 가진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그러면 그들도 똑같은 에너지로 보답한다. 그렇다. 그라운드에서 즐길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나는 심리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특별히 공부한 적도 없다. 그러나 축구지도자는 기술적인 지도 외에 선수 개개인의 심리적인 특징과 성격을 파악해 이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결코 마법사가 아니다. 늘 부족하다고 느껴 계속 공부하는 아마추어일 뿐이다.” (거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국가대표 감독)
선수 마음 훔친 심리전의 화신… 교주의 ‘강철 축구’는 계속된다
도대체 히딩크는 어떤 사람인가. 축구도사인가 아니면 마법사인가. 그는 가는 곳마다 펑! 펑! 꽃을 잘도 피운다. 손만 대면 시든 꽃조차 언제 그랬냐는 듯, 눈부시게 화사해진다. 정말 신통방통하다. 어떤 사람은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눈물나는 노력을 쏟아 붓는다. 소쩍새가 피나게 울고, 무서리가 내리는 숱한 밤을 보낸다. 하지만 히딩크는 ‘어퍼컷 세리머니’ 몇 번이면 끝난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으로 올려놓은 거야 그럴 수 있다 치자. 사실 축구팬들은 네덜란드가 월드컵에서 우승했다고 해도 그리 놀라지 않을 것이다. 네덜란드는 누가 감독을 하더라도 언제나 우승할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 한국의 4강 등극은 다르다. 한국은 이전까지 본선에서 단 한 번도 1승을 올리지 못했다. 5회 진출에 14전4무10패. 그런 팀을 하루아침에 세계 4강에 올려놓았다. 그뿐인가. 2006 독일월드컵에선 호주를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더니, “어~어~” 하는 사이에 호주축구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까지 끌고 갔다. 더구나 당시 히딩크는 네덜란드 프로팀 PSV에인트호벤 감독을 겸하고 있었다. 그는 2005년 7월부터 1년 동안 유럽과 호주를 분주히 오가며 두 팀을 지도했다. 보통 감독이라면 한 팀 지도하기도 힘들 텐데, 그는 “뭐 대수냐”는 듯 콧노래를 부르며 감독이라는 자리를 맘껏 즐겼다. 도대체 히딩크는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축구 변방 호주를 강팀으로 만들었을까?

러시아라고 크게 다를 게 없다. 히딩크는 독일월드컵이 끝나자 이번엔 유럽축구의 변방 러시아를 맡았다. 사람들은 이번에도 “아무리 히딩크라지만…”하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예상은 또 빗나갔다. 그는 보란 듯이 유로 2008 예선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따돌리고 러시아를 본선 무대에 올려놓았다. 본선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그리스,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연파하더니 8강에서는 자신의 조국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마저 3-1로 꺾어버렸다.

선수 마음 훔친 심리전의 화신… 교주의 ‘강철 축구’는 계속된다
정말 감독 하나 바뀌었다고 축구팀 전체가 이렇게 180도 확 바뀔 수 있을까? 히딩크가 손만 대면 어떻게 하나같이 ‘마법의 팀’으로 변신할까? 축구팀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보통 축구에서 한 팀의 에너지는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표시된다. ‘T(팀 에너지)=11×χ(감독 역량) +α(팬, 언론, 축구협회 지원…)’. 즉 선수 11명 개개인의 힘은 감독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11보다 더 커져 20도 될 수 있고, 그 보다 작은 5도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엔 팬이나 언론 등의 지원도 힘이 된다. 하지만 결국 감독의 역량이 결정적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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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동아일보 스포츠전문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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