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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연재 | 이기동 교수의 新經筵

“고고한 원추(鵷鶵)의 기상은 어디로 갔을까?”

  •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 kdyi0208@naver.com

“고고한 원추(鵷鶵)의 기상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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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원추(鵷鶵)의 기상은 어디로 갔을까?”
세상이 시끄럽다. 국제적으로도 시끄럽고 국내적으로도 시끄럽다. 미국과 중국은 지구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이스라엘과 중동은 끝없는 전쟁의 구렁텅이 속에서 헤매고 있다. 일본은 끈질기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중국도 우리의 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에 대해 시비를 걸어온다. 굶어죽기 싫어 국경을 넘어온 탈북자를, 돌려보내면 죽게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돌려보내는,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국내에서의 시끄러움 또한 이보다 못하지 않다. 국민은 이제 기존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났다. 정치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거는 기대가 하늘을 찌른다. 정치인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기보다 국민에게 표를 얻을 방법, 오직 그것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孟子 “세상이 시끄러운 건 사람이 이익을 좋아하기 때문”

국민도 매우 예민해져 있다.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참지 못하고 집단행동을 한다.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부모도 많고,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도 많다. 재산싸움 때문에 원수처럼 되어버린 형제자매도 한둘이 아니고, 가족에게 버림받아 노숙자가 되어 거리를 헤매는 사람 또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이러한 일은 어느 한 나라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온 세상에 퍼져 있는 공통적인 문제들이다. 참으로 시끄러운 세상이 되었다. 왜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풍선효과’라는 말이 있다. 풍선의 어느 한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부풀어 오르듯, 어느 한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곳에서 다른 문제가 터져 나온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도 많지만,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것을 보면 풍선효과라는 말이 실감난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지구촌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온 지구의 사람들이 한마을 사람처럼 연결되어 있고, 같은 문화를 공유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상에 나타나는 문제들은 공통점이 있고, 그 원인 또한 같은 것이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공통의 원인을 해결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옛 성현 맹자는 세상이 시끄러워지는 근본 원인이 사람들의 이익을 좋아하는 마음에 있다고 짚었다. 맹자의 말을 직접 살펴보자. 맹자가 양나라 혜왕을 만났을 때 혜왕이 말한다.

“어르신께서 천리를 멀다 않고 와주셨으니 또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 무슨 계책이 있으신지요?”

이 말을 들은 맹자가 답했다.

“왕은 하필이면 이익이 될 것을 말씀하십니까? 반드시 양심과 의리를 챙기셔야 할 것입니다. 왕께서 ‘무엇으로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까’하고 말씀하시면, 대부들은 ‘무엇으로 우리 집을 이롭게 할까’하고 말할 것이며, 선비들이나 서인들은 ‘무엇으로 나를 이롭게 할까’하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이익다툼을 벌이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전차 일만(一萬) 대를 가진 큰 나라의 임금을 시해하는 자는 전차 일천(一千) 대를 가진 대부들이고, 전차 일천 대를 가진 작은 나라의 임금을 시해하는 자는 전차 일백(一百) 대를 가진 대부들일 것입니다. 일만 대 중에 일천 대를 가진 것이나, 일천 대 중에서 일백 대를 가진 것은 10분의 1을 가진 것이므로 적지 않지만, 사람들이 진정 이익만을 앞세우고 의리를 저버리면 빼앗지 않고는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양심을 저버리지 않은 사람은 부모를 버리지 않을 것이며, 의리를 저버리지 않은 사람은 임금에게 함부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왕께서는 양심과 의리를 챙기셔야지, 하필이면 이익이 될 것을 말씀하십니까?”(‘맹자’ 양혜왕 장구 상)

위 대화는 봉건시대 때의 대화여서 오늘날의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세상이 혼란해지는 원인을 사람의 ‘이익을 좋아하는 마음’이라 짚어낸 맹자의 혜안은 지금 봐도 탁월하다. 맹자가 살던 시대는 전국시대라고 하는 혼란기였다. 당시 혼란은 임금과 신하, 제후와 대부들 간의 갈등이 주된 원인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주로 언급한 것이지만, 그러나 맹자가 지적한 혼란의 원인은 오늘날에 와서 더욱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오늘날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이익을 향해 질주한다. 양심(良心)을 지키고 사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오늘날 세상이 시끄럽게 된 근본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익은 남과 공유하기 어렵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남에게 손해가 되고, 남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나에게 손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경쟁해야 하고 싸워야 한다.

행복은 남의 불행을 보는 거고, 불행은 남의 행복을 보는 거라고 말하는 시대다. 온 세상이 시끄럽게 된 근본원인은 이러한 사람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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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 kdyi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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