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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브로커 의혹 안마시술소 업자와 통화한 검사들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법조브로커 의혹 안마시술소 업자와 통화한 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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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해도 경찰의 의혹 제기엔 타당성이 있다. 경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박씨는 이른바 ‘사건 브로커’로 활약해왔다. 특히 윤락가 주변에서는 ‘확실한 해결사’로 알려져 있다. 경찰이 확보한 증인들에 따르면 박씨가 실력을 인정받는 것은 검사들과 직접 통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씨는 오래 전부터 많은 검사와 알고 지내왔다. 이런 점에서 박씨와 통화한 검사들은 속사정이야 어떻든 ‘오해’를 살 만하다.

경찰은 그가 브로커로서 활동한 사례를 세 건 찾아내 구속영장에 기재했다. 시간을 갖고 충분히 조사하면 그 이상의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게 경찰 주장이다. 박씨를 긴급체포해 서둘러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일단 신병을 확보한 다음 그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한 포주들을 상대로 여죄를 캐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검찰의 영장 기각으로 경찰의 계획은 틀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풀려나자 포주들이 더 이상 수사에 협조해주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은 결과적으로 박씨의 위력만 입증한 셈이 됐다”고 허탈해했다.

또 하나 예사롭지 않은 것은 통화 대상자 중에 서울지검 서부지청 소속 검사가 많다는 사실(이중 몇몇 검사는 지난 4월 인사 때 다른 검찰청으로 옮겨갔다). 그들 중 일부는 박씨와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나 단순한 친분이 아니지 않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용산경찰서 사건은 모두 서부지청 관할이다. 즉 용산서에서 발생한 모든 사건은 서부지청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하고 영장 청구도 서부지청 검사가 허락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박씨의 주 활동무대는 용산 윤락가 주변이고 구속영장에 언급된 사건들 중 2건은 서부지청에서 처리됐다.



이 사건은 경찰의 불만 표출과 언론 보도, 검찰의 공개 반박으로 이어지면서 사건의 진실보다는 검·경의 대립 측면이 더 부각된 상태다. 경찰은 박씨와 검사들의 친분을 들어 영장 기각 배경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반면 검찰은 경찰이 증거도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사건을 키워 수사권 독립 논쟁의 호재로 삼으려 한다고 못마땅해하고 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검찰이 비록 구속영장을 기각하긴 했지만 박씨의 혐의를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검찰도 박씨가 사건을 알선한 사실은 인정한다. 다만 영장에 기재된 세 사건 중 두 사건의 경우 받은 돈을 변호사비로 다 써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증거가 없고 나머지 한 사건은 피해자와 합의한 만큼 구속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박씨가 변호사 선임비가 아니라 사건 해결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이므로 변호사법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한 발짝 물러서 설사 검찰 주장대로 구속영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쳐도 사건을 알선하는 등 변호사법위반 혐의가 짙은 상황에서 청탁이나 알선 사례금 수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계좌압수영장을 기각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연 어느 쪽 주장에 더 타당성이 있을까. 먼저 박씨 체포경위부터 살펴보자. 용산경찰서 형사과에서 박씨의 비리혐의를 포착한 것은 3월 중순. 그 즈음 형사과 강력5반은 경기도 평택 윤락가 포주 2명에 대해 윤락행위방지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평택 윤락가와 용산 윤락가 포주들은 ‘사업상’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업이란 주로 인신매매다. 이 바닥을 잘 아는 한 경찰 관계자는 “용산에서 팔려가면 평택이나 청량리로 간다”고 귀띔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박씨의 존재가 드러났다. 어느날 형사과에 ‘오다리’가 이 사건에 개입하려 한다는 첩보가 들어왔다. 아울러 오다리에 대해 “돈은 좀 들지만 확실한 해결사”라는 평과 함께 “검사와 직접 거래하므로 일 처리가 확실하다” “오다리가 개입하면 100% 해결된다” 따위의 소문이 윤락가 주변에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됐다.

“오다리가 붙었다”

오다리는 바로 박씨의 별명. 그는 본명보다 이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어릴 때 하도 동작이 빨라 ‘다리가 다섯 개’라는 뜻으로 붙여진 별명이라고 한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박씨는 젊었을 때부터 오다리로 불렸다”고 귀띔했다.

사실 용산서에 오래 근무한 형사들은 전부터 오다리의 존재를 직·간접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다리가 검찰과 직접 통한다는 소문이 있는 데다 범죄사실이 뚜렷이 드러난 적이 없었던 까닭에 그를 조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평택 포주를 체포한 직후 용산서 내부에서 “오다리가 붙었기 때문에 구속해봐야 곧 풀려날 것이다”라는 얘기가 나온 것도 그런 사정에서다.

확인 결과 구속된 포주측에서 한 다리 거쳐 박씨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실제로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경찰은 용산역 윤락가 포주들을 상대로 그가 과거에 개입했던 사건들을 수소문하는 한편 윤락가 범죄 관련 수사기록을 뒤졌다.

윤락행위방지법에 따르면 매매춘 당사자와 윤락녀를 고용한 업주는 사법처리 대상이지만 포주들이 구속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경찰이 단속을 해도 미성년자 고용이나 화대 갈취, 인신매매 등 ‘확실한’ 범죄가 아닌 다음에야 구속하지 않는 게 관례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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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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