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톤은 잘하면 ‘약’이지만 잘못하면 ‘독’이 된다.
-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적절한 운동법을 배워야 한다. 체질에 맞는 운동법, 알맞은 복장, 최적의 달리기 장소 등 실속 있는 마리톤 정보를 소개한다.
지난 4월20일 일산 호수마라톤대회에 참가한 고양경찰서 소속 김모(45) 경사가 하프코스에 도전, 레이스 도중 심장마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에 앞서 같은 달 5일 회사원 홍모(32)씨는 하프마라톤대회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 사망했다. 숨진 두 사람 모두 수 년 전부터 마라톤으로 체력을 다지며 건강을 자신해왔던 터라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라톤동호회 ‘달리는 의사들’의 이동윤(51·외과전문의) 회장은 “마라톤을 하면 체격이 멋있게 변하고 건강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30대 후반 이후의 연령대는 마라톤을 할 때 특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30대 후반 이후인 만큼 비만,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고콜레스테롤증과 같은 성인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마라톤대회에서의 사망 사고는 대개 35세 이상에서 발생하는데, 주원인은 바로 성인병입니다. 대회 당일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달리기 강도를 잘 조절해야 합니다. 잠재적인 관상동맥 경화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이 가운데 10%는 돌연사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어요. 마라톤은 운동장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하는 운동이 아니고, 장거리에 걸쳐 있기 때문에 마라톤 주최측의 의료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라톤 사망 주원인은 성인병
20년 가까이 군의관 생활을 한 이동윤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달리기를 해왔다. 1주일에 3∼5회 30분 정도 학교 운동장을 뛰면서 기초체력을 다졌다. 그러다가 지난 1991년부터는 달리기 시간을 1시간으로 늘렸다. 하루 2갑씩 피우던 담배를 끊은 다음 체중이 늘어날까봐서였다. 그 결과 체중은 딱 1kg밖에 늘지 않았고 건강도 더 좋아졌다. 지금은 1년에 평균 12∼15회 정도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마라톤 마니아다. 그의 기억에 남아 있는 최고의 레이스와 최악의 레이스는 이렇다.
“1997년 첫 마라톤 완주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때는 42.195km라는 거리에 대한 개념도 없이 평소 1시간 정도의 조깅만 하다가 무작정 참가했지요. 32km 지점부터는 그냥 걷다 달리다 하면서 3시간40분 만에 완주를 했어요. 기쁘다기보다는 오히려 ‘해냈구나!’ ‘이것이 마라톤이라는 거구나!’ 하는 기분이었죠. 그런데 2000년 춘천마라톤대회 때는 기록 욕심 때문에 오버페이스를 했어요. 27km 지점부터 한쪽 종아리 근육에 쥐가 나기 시작해서 끝내는 양쪽 종아리, 양쪽 허벅지까지 쥐가 나서 아주 이상한 자세로 완주했어요. 가장 힘들었던 대회였죠. 그 뒤 ‘기록’에 연연하기보다는 ‘즐겁게 달리기’로 마음먹었지요. 한 순간의 추억거리에 목매달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는 이런 마라톤 실전 경험과 의사로서의 전문지식을 총동원해 ‘달리는 의사들(www.runningdr.co.kr)’ 인터넷 홈페이지에 마라톤 건강법에 관한 각종 글을 올린다. 그리고 대회 때는 ‘달리는 의사들’ 회원들과 레이스 패트롤(Race Patrol) 자원봉사활동을 펼친다. 레이스 패트롤은 마라톤대회에 나가서 달리다가 혹시 주자들의 생명에 관계되는 위험한 사고가 생겼을 때 환자의 안정을 위해 의사로서 할 수 있는 구호활동을 하는 것. 약품이나 의료기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아니고, 인공호흡이나 마사지 등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의료 활동을 펼친다. 그가 레이스 패트롤 활동을 하면서 자주 대하는 초보 마라토너의 부상은 다음과 같다.
“마라토너들이 달리는 동안 몸의 충격과 울림이 반복되면서 발의 아치, 발목, 아킬레스건, 정강이, 장딴지, 무릎, 대퇴사두근 등에 통증을 포함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일어날 수 있어요. 사람의 몸은 어떤 한 부분이 긴장해 유연성을 잃게 되면, 다른 부분이 그 부분의 부족분을 보상하기 위해 무리하게 되는데, 이때 부상이 일어나는 거죠. 예를 들어 장딴지 근육이 굳어져서 유연성이 없어지면 아킬레스건이 과도하게 긴장하면서 ‘아킬레스건염’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 염증에 따른 통증 때문에 착지자세가 불안정해지면 ‘족저근막염’이 유발되는 것이고요.”
이런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달리기에 적합한 기초체력을 키워야한다. 따라서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 무작정 달리지만 말고, 시작 후 8주까지는 걷기와 달리기를 교대로 해서 근육과 관절이 달리기 동작에 적응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몸이 피로감을 느낄 때는 과감하게 휴식을 취한다. 가령 계획대로 운동을 시작해 1∼2주 정도 지나면 피로가 누적되어 몸살을 앓을 수 있다. 이때 계획을 밀어붙이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훈련계획은 정상적인 컨디션을 가정해 만든 기준일 뿐이므로 몸 상태에 따라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밖에 회사에서 당직을 하거나 회식 자리에서 과음한 다음날 피로를 무릅쓰고 예정된 훈련이나 대회에 참가하는 행동은 절대 삼가야 한다. 부상이나 사고만 자초할 뿐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숨진 고양경찰서 김모 경사도 마라톤대회 전날 당직 근무를 섰다고 한다.
운동 전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포함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10∼15분 정도 실시해야 한다. 달리기는 전방으로만 향하는 한정된 동작으로 인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근육들이 긴장하고 굳게 된다. 따라서 운동 후에도 반드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줘야만 본래의 유연성을 회복할 수 있다.
이회장은 “특히 지금까지 운동을 하지 않던 중년들이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먼저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체력측정 및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드시 의사의 건강진단 내용을 토대로 운동 방법이나 강도를 결정해야 합니다. 우선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서 최대 심박수를 구해요. 그런 다음 최대 심박수의 60∼85%의 범위에서 운동을 해야 안전합니다. 그리고 차츰 거리와 강도를 조절합니다. 먼저 거리를 늘리고 다음에 강도를 올리는 순서로 하는데, 운동을 시작한 첫 2주간은 그냥 천천히 20분 정도 걷기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응이 되면 조금 속도를 올려서 속보로 걷습니다. 다음에는 걷다 뛰다를 반복하다가 20분을 계속 달릴 수 있게 되면 1주일마다 10%씩 먼저 거리를 늘리고 다음에 속도를 올리는 거죠. 이렇게 점차적으로 거리와 강도를 증가시켜야 부상이 없습니다.”
만일 과욕을 부리다가 달리는 도중 부상을 당했다면 가능한 한 휴식(Rest)을 취하면서, 부상 부위에 얼음을 대고(Ice) 압박붕대를 감은 후(Compression) 부상부위를 심장보다 높게(Elevation) 해야 한다. 이를 ‘RICE법’이라고 한다. 얼음찜질은 부상 후 15∼20분 이내에 하고 한번 할 때 20∼3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달리면 수명 연장
전문가들은 성장기에 있는 18세 미만의 경우 21km 이상의 장거리 달리기를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밖에 특별히 장거리 달리기를 피해야 할 사람은 없다. 오히려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성인이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할 경우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면역력을 증가시켜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자주 달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긍정적인 성향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적응장애나 우울증을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지난 2001년 우리나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잠 한숨 안 자고 6일 동안 경남 김해공항에서 서울 여의나루까지 486km를 115시간 48분에 완주해 화제가 되었던 주부 이귀자(46)씨도 마라톤 덕을 톡톡히 본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1994년 무렵 이씨는 두통, 우울증, 골다공증, 위궤양, 신장염, 스트레스성 화병 등 온갖 병마에 시달렸다. 심지어 일종의 뇌종양인 ‘뇌하수체 미선종’으로 뇌 속에 0.4mm의 뇌종양까지 발견된 상태였다.
“하루에 약을 한 주먹씩 먹었어요.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의사가 달리기를 권해서 매일 뚝섬운동장으로 나가 하루에도 몇 시간씩 뛰었는데 차츰 두통도 없어지고 건강이 좋아졌어요. 뇌종양도 더 이상 커지지 않았고요.”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 우울증이나 신경증을 비롯해 비만, 고콜레스테롤증, 관절염, 관절장애, 골다공증, 담석증,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 위암, 발기부전, 수면장애, 노화에 따른 인식력 장애나 혈액응고의 위험을 개선시키거나 예방이 가능하고 치료효과도 있다.
그런데 한의학에서 살펴보면 마라톤도 사람의 체질별로 즐기는 방식이 다 다르다고 한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크게 ‘속도’에 집착하는 부류와 ‘그냥 즐기자’는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3년째 되는 한의사 박근도(39·서울 영등포육상연합회·상계한의원) 원장은 자신이 ‘태음인’이기 때문에 마라톤대회의 ‘기록’보다는 단지 뛰고 있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부류에 속한다고 한다.
“저는 기록 단축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즐기자’는 생각이죠. 지금까지 마라톤대회에 40회 참가했고 풀코스 7번, 하프코스 20번을 뛰었지만 전체 기록보다는 제가 단계별로 설정한 개인적인 목표점에 많은 비중을 두었어요. 5km를 30분 안에 달려보자, 10km를 1시간 안에 달려보자는 목표를 설정해서 성취감을 얻죠.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행위 자체가 좋아요. 온라인, 오프라인 마라톤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즐기고요. 원래 저처럼 태음인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승부욕으로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상황 자체를 즐기려고 하거든요.”
박원장의 말에 따르면 마라톤대회 기록 단축에 가장 골몰하는 체질이 ‘소양인’ 체질이라고 한다.
“소양인 체질을 가진 사람들이 매사에 경쟁적이에요. 마라톤대회에서도 나서기 좋아하고 기록 단축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죠. 좀 뽐내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할까요. 성취 동기가 대단해서 남한테 지면 몹시 억울해해요. 감각적이고 몸이 빨라서 운동도 잘하는데 축구 선수들 중에 공격수들이 소양인인 경우가 많아요. 반면에 태음인이나 소음인은 경쟁적인 것을 싫어하고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즐기죠. 축구에서 수비수에 태음인이나 소음인이 많습니다.”
비만형이 많은 태음인은 잘 먹는 것에 비해 신진대사가 잘 안 되는 편이고 운동으로 땀을 흠뻑 흘렸을 때 아주 상쾌함을 느끼는 체질. 달리기를 통해 쾌감을 얻거나 친구들과 우의를 다지는 등 정신적인 측면을 중요시한다. 또한 지구력이 좋아 다른 어떤 체질보다 마라톤이 잘 맞는다.
태양인은 어깨가 발달한 반면 하체가 약한 편이라 달리기가 필요한 체질이다. 몸의 필요에 의한 달리기를 한다고 볼 수 있는데 달릴 때 무리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음인은 위장기능이 약해서 허약한 체질이 많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지 계획적으로 꾸준히 하는 경우가 많아 오래도록 달리기를 즐기는 편. 꾸준한 기록갱신으로 좋은 기록을 보유한 사람이 많다.
어떤 체질이라도 달리기가 해로운 경우는 없다. 다만 체질과 건강상태를 고려해 방법과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쿠션 좋은 조깅화 신어야
전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이홍렬(43·SBS 마라톤 해설위원)씨는 국내에서 마라톤 생짜들에게 마라톤의 ABC를 전파하는 마라톤 전도사다.
국내 대형서점에 나가보면 초보자를 위한 마라톤 관련 단행본만 해도 어림잡아 10여 권이 넘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외국 번역서다. “인종에 따라 달리기 자세도 다르고 섭취해야 할 영양소에도 차이가 있는데, 한국인에게 맞는 마라톤 정보가 거의 없는 것 같아 평소 안타까움을 느꼈다”는 이씨는 얼마 전 ‘동네 조깅에서 진짜 마라톤까지’라는 마라톤 안내서를 내고 사이버 공간에서는 한국인에게 맞는 마라톤 건강법을 소개하고 있다.
“마라톤은 신발만 신으면 누구나 할 수 있잖아요.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정확한 운동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인터넷에 마라톤 전문 사이트 ‘런조이’를 운영하면서 올바른 달리기 운동법과 운동치료법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이트 런조이(www.runjoy. com)는 달리기 훈련법, 운동과 영양학, 인체와 운동과학, 사이버 진단, 코스와 일정, 조깅용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구성해 마라톤 초보자들이 마라톤에 관한 다양한 상식을 얻을 수 있게끔 꾸몄다. 또 서울, 광주, 부산, 제주 등 전국에 온·오프라인 런조이 동호회를 조직해 주 1∼2회 마라톤 무료교실도 열고 있다.
‘운동 처방’ 코너를 클릭하면 ‘발가락이 찢어질 듯 아프다’ ‘달리기에 어떤 조깅화가 좋은가’ 등 마라톤 초보자들이 올린 궁금증들이 게시판에 가득하다. 이씨는 마치 마라톤 개인 과외를 하듯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에 일일이 답글을 적어준다.
‘조깅화를 사러 스포츠 용품점에 가보았는데 조깅화가 보통 운동화에 비해 가볍다는 것 외에는 별로 차이점이 없어 보입니다. 저는 무릎 보호를 위한 쿠션 처리가 된 제품을 사고 싶은데, 어떤 조깅화를 골라야 할까요?’ -심규호
‘조깅화는 쿠션이 좋아야 착지 순간 충격 흡수력이 커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메이커 제품은 대부분 인체 공학적으로 특수 제작해 가격대가 비싸지만 그만큼 효과적입니다. 우선 달리는 사람의 몸무게가 60Kg 미만인 경우 신발 뒷굽의 높이가 2∼2.5cm인 게 좋고 60kg 이상인 경우 뒷굽의 높이가 2.5∼3cm인 게 적당하다고 봅니다. 특히 시멘트 길처럼 딱딱한 길에서 달릴 때는 조깅화 뒷굽 쿠션이 더 많고 신축성이 좋은 것을 신어야 발목 관절에 충격 흡수가 잘 돼 관절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홍렬
이씨는 알맞은 마라톤 운동복을 입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름철에는 땀 흡수를 고려해 꽉 끼거나 솔기가 있는 옷은 피하고, 면과 합성섬유가 절반씩 섞인 옷을 입어야 땀에 젖어도 몸에 달라붙지 않아 착용감이 산뜻하다. 그래서 땀을 잘 배출해주는 망사형 운동복이나 배꼽티를 권장할 만하다. 특히 여름에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 크림을 얼굴과 팔, 다리에 발라주고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한다. 달리기를 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 봄, 가을에는 일교차를 고려해 반소매 티셔츠 위에 긴소매 유니폼을 덧입는 것이 감기 예방에 좋다. 겨울철은 기온이 내려가 근육과 관절이 굳어져 부상 위험이 있는 만큼 몸의 보온에 신경을 쓰고 내복이나 긴 타이츠를 착용한 위에 운동복이나 땀복을 입는 것이 효과적이다. 달릴 때 장갑, 털모자를 착용해 동상을 예방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여름철에 땀복을 입는 것은 좋지 않다. 초보자들이 더운 날 땀복을 잘못 입었다가는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려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 속옷과 양말 착용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데 남성의 경우 생식기 보호를 위해 사각 팬티보다는 몸에 착 달라붙는 삼각 팬티를 입는 것이 좋다. 양말은 흰색 면양말이 좋다. 미끄럼 방지를 위해 바닥 부분에 고무 코팅 처리가 된 마라톤 전용 양말을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그리고 달릴 때 엄지발가락과 신발의 마찰이 잦은 만큼 발톱을 바짝 잘라주는 게 좋다.
이홍렬씨는 달리기를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해서 처음부터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달리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초보자들에게 좋은 달리기 장소는 ‘잔디밭’이에요. 잔디가 쿠션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부상을 줄이고 운동 효과를 높여주죠. 만일 집 부근에 잔디밭이 없다면 근처 학교 운동장이나 야트막한 산을 찾아 ‘흙길’에서 운동을 하는 것도 좋아요. 흙길은 도로의 노면보다 몸이 받는 충격이 훨씬 작아 부상의 위험이 적죠. 또 산의 언덕길을 뛸 때는 지루함도 덜 수 있고요.”
이씨는 오후에 달리는 게 좋다고 귀띔한다. 몸의 근육이 일상활동으로 적당히 이완된 상태라 몸에 무리가 덜 가고 운동의 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 어쩔 수 없이 새벽에 운동을 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고 가급적 속도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흔히 우리의 인생살이와 비교되는 마라톤. 마라톤 마니아들이 이구동성으로 전해주는 건강 달리기 성공 비결은 이렇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입니다. 훈련한 만큼만 달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