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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계획도시를 가다 ②|미국 라스베이거스

도박의 메카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 글: 황의봉 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 heb8610@donga.com

도박의 메카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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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지노의 도시, 컨벤션의 도시에 이어 라스베이거스가 지향하는 제3의 발전모델은 가족형 엔터테인먼트의 수도.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화젯거리가 끊이지 않는 라스베이거스는 인류가 만들어낸 도시문명의 총화를 보여준다.
도박의 메카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밤 풍경. 객실수 3000~5000의 초대형 고급호텔이 6km에 걸쳐 불야성을 이루고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환락과 불모의 사막이 공존하는 곳, 하루 24시간 일년 365일 카지노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 세계 도박의 메카, 벌써부터 2009년 열릴 컨벤션의 개최등록을 받고 있는 박람회와 회의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묘사하는 말들은 이밖에도 무궁무진하다. 연간 무려 3500여 만명의 관광객이 세계 도처에서 찾아오는 호텔객실 14만여 개의 관광 천국, 매일 밤 100여 개의 호화쇼가 벌어지고 알래스카 킹 크랩(바다가재)의 절반이 소비되는 환락가, 김득구가 쓰러지고 마이크 타이슨이 라이벌을 눕힌 세계적 복서들의 전설적 결전장, 밤에도 카메라 플래시가 필요없는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의 불야성…. 한마디로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화젯거리가 끊이지 않는 엔터테인먼트의 총화라고나 할까.

흔히 도박의 도시로 알진 라스베이거스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도시로 꼽힌다. 1999년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이 인구 100만 이상의 59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거환경 적합성에 관한 평가에서 라스베이거스는 2위로 선정된 애틀랜타를 큰 점수 차이로 따돌리면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혔다.

살기 좋은 도시답게 라스베이거스는 미국내 최고수준의 급속한 인구증가율을 기록중이다. 1990년 라스베이거스시와 인근지역을 합친 클라크카운티의 인구는 78만이었으나 2000년에는 정확히 100%가 늘어난 156만에 달했고 이같은 증가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관광객이 밀려들고 인구가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라스베이거스는 사업여건이 좋은 곳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포브스지가 선정한 미국내에서 비즈니스 하기 좋은 도시 가운데 3위에 올랐는가 하면 포천지가 해마다 순위를 매기는 ‘비즈니스 10대 도시’에도 빠지지 않고 있다.



프린팅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2년 전 시카고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왔다는 다니엘씨는 “라스베이거스는 24시간 움직이는 곳이기 때문에 24시간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며 사업이 나날이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 상공회의소의 카라 켈리 대표는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 관련사업뿐만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자랑한다.

사막의 한가운데에 모든 것을 인간의 힘으로만 쌓아올린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이처럼 ‘뜨는 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저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 화려함과 막강한 경쟁력의 안팎을 들여다보자.

세계 최고 대형 호텔들의 위용

라스베이거스가 자리잡은 곳은 미국의 서부 네바다주 모하비 사막지대. 자갈 모래 흙이 섞여 딱딱해진 황무지다.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오든 비행기를 타고 오든 라스베이거스를 처음 찾는 방문객은 황량한 사막 위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초대형 호텔들의 위용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라스베이거스시는 스트립(the strip) 지역과 다운타운 그리고 주거지역으로 구분된다. 스트립은 초대형의 고급호텔이 약 6㎞에 걸쳐 늘어선 곳으로 라스베이거스의 심장부에 해당한다. 스트립의 호텔들은 하나같이 3000∼5000개의 객실을 갖춘 초대형이다. 현재 세계의 10대 관광 리조트 호텔 가운데 9개가 이 곳에 있을 정도로 화려하고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반면 과거 중심지였던 다운타운은 스트립에 눌려 퇴색한 느낌이다.

라스베이거스의 상징인 스트립의 호텔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영화회사 MGM이 만든 객실 5005개의 세계최대 호텔인 MGM그랜드호텔, 호텔 안에 운하를 만들어 곤돌라를 운행하는 이탈리아 베니스 분위기의 베네시안호텔,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생긴 룩소르호텔, 자유의 여신상을 비롯해 뉴욕의 명물들을 재현한 뉴욕뉴욕호텔, 복싱경기로 유명한 고대 로마 컨셉트의 시저스 팰리스호텔, 열대림을 호텔 안에 꾸미고 호랑이를 기르는 미라지호텔 등등 호텔 자체가 흥미로운 관광거리다.

스트립의 호텔들은 입구로 들어서면 그대로 거대한 카지노장이다. 어느 호텔이고 예외없이 1층 면적의 70∼80%는 카지노로 꾸며져 있다. 슬롯머신과 블랙잭 키노 룰렛 크랩스 등이 벌어지는 테이블이 꽉 들어차 있어 라스베이거스가 도박의 도시임을 실감나게 한다. 호텔뿐 아니라 공항에도, 주유소에도 슈퍼마켓에도 슬롯머신 등이 설치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갬블링(각종 도박행위의 총칭)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라스베이거스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2001년의 경우 76억달러. 지난해와 올해는 9·11테러 사태의 여파로 다소 부진한 편이다. 통계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방문자들은 평균 3.6일을 머무르는데, 카지노 게임을 할 확률은 86%, 하루에 도박을 하는 시간은 3.8시간, 도박에 쓰는 돈은 607달러다.

호텔들은 카지노의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저렴한 숙박비와 음식값이 그 좋은 예다. 호텔투숙비의 경우 고객의 도박실적(?)과 신용도에 따라 완전무료 혹은 상당한 폭의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단골로 와서 카지노에 거액을 쓰고 가는 VIP들에게는 모든 것을 공짜로 제공할테니 카지노에다 돈이나 듬뿍 풀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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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의봉 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 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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