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호

유쾌한 정치 만드는 ‘정치인 팬클럽’

  • 글: 박하영 IT칼럼니스트 nikoala@hanmail.net

    입력2004-01-29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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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한 정치 만드는 ‘정치인 팬클럽’
    수백억에 이르는 불법정치자금 실태,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상황에도 정쟁만 일삼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온 국민이 개탄하고 있지만, 그래도 정치에서 희망을 찾는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인 ‘노사모’를 비롯해 온라인 곳곳에 둥지를 튼 정치인 팬클럽 회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유시민, 추미애, 정동영, 박상천, 최병렬, 서청원, 김근태, 설훈, 김영환 등 정치인 팬클럽은 이미 30여개에 이른다.

    추미애 의원의 팬클럽인 ‘추미애를 사랑하는 모임(cafe.daum. net/minjusarang)’의 회원 수는 800여명. “차기 유력 대선주자다” “당대표 경선에서는 패했지만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행동과 양식은 탁월했다” 등 ‘추다르크’에게 팬레터를 보내는 골수팬이 대부분이다.

    ‘시민사랑(cafe.daum.net/siminyoo)’은 유시민 의원이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전, 시사평론가 유시민을 좋아하던 한 팬이 만들었다. 회원 수가 1만명을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 회원들끼리 교류가 잦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유의원과 만나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정동영 의원의 팬클럽 ‘정사모(www.ilovedy.or.kr)’는 과거 스타 앵커였던 정 의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치 지향성을 가진 집단으로 발전한 케이스다. 정사모 회원인 ‘나이스정’은 “스타를 좋아하는 감정으로 가입했지만 지금은 정 의원이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발전방향 등을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20∼30대야 그렇다 치고 40∼50대는 정치인을 좋아해 팬클럽을 만들고 활동하는 것에 콧방귀를 뀌지 않을까. 그러나 박상천 의원의 팬클럽 ‘천사모(www.club1004.net)’ 회원은 주로 40∼50대다. 회원들은 자녀들과 함께 클럽을 홍보하고 정치, 사회, 문화, 연예 등 갖가지 정보를 올리면서 적극적으로 활동 하고 있다.

    유권자가 바뀌면 정치도 바뀐다는 일념으로 활동하는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www.cyberco rea.org)’은 오는 4월15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팬클럽 추진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으뜸·한심 정치인을 뽑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의원들의 입법활동, 부패혐의, 반민주행위 등을 철저하게 조사해 낙선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노사모’는 노무현 대통령만큼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작은 온라인 모임, 즉 개인의 팬클럽으로 시작했지만 온라인 방송국, 오프라인 매거진 등으로 발전하면서 선거일을 공휴일로만 아는 사람들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노사모’의 뒤를 잇는 정치인 팬클럽이 그들만의 공간에서 꿈을 키운다. 유쾌한 정치, 신나는 정치를 꿈꾸는 그들이 있기에 대한민국 정치에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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