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폭포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망대에서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남아프리카 토착민인 칼롤로로지족(族) 원주민들은 빅토리아 폭포를 ‘모시 오아 퉁야(천둥 치는 연기)’라고 부른다. 거대한 물보라 속에서 귀청을 찢을 듯한 굉음을 발산하는 빅토리아 폭포의 진면목을 표현한 말이다.
산책로에서 바라볼 수 있는 데블스 캐터랙트와 메인, 호스슈 등의 폭포 가운데 가장 웅장한 것은 리빙스턴 섬과 캐터랙트 섬 사이에 걸쳐 있는 메인 폭포. 길이 500m가 넘는 메인 폭포 주변에는 작은 바위섬과 울창한 숲이 형성되어 있는데, 물보라에 따라 시시각각 그 모양이 변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빅토리아 폭포는 관람시간과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특히 이른 아침 물보라를 뚫고 폭포 뒤편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경이에 가깝다.
짐바브웨 지역에서 본 빅토리아 폭포의 이미지가 ‘변화무쌍함’이라면 잠비아 지역에서의 이미지는 ‘웅장함’이다. 출입국관리소를 통과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빅토리아 다리에 서서 폭포를 바라보면, ‘지상 최고의 폭포’라는 설명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폭포의 길이는 다른 폭포보다 짧지만 낙차의 폭은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레인보우 폭포와 빅토리아 다리 사이에 뜨는 환상적인 무지개는 관람객을 거의 무아경으로 몰아넣는다.
유람선이나 보트를 타고 폭포 아래에서 관람하면 폭포를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빅토리아 폭포에는 특히 유람선과 카누 같은 작은 배를 타고 상류쪽 관람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중·하류의 경우는 낙차 폭이 워낙 크고 물살이 빠르기 때문에, 목숨을 담보로 레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찾는 이가 드물다.
상류에서 즐길 수 있는 크루즈 투어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유람선을 이용하는 크루즈는 코스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낭만적인 석양을 벗삼아 대자연에서 서식하는 동물들을 감상하는 4∼6시간짜리 크루즈 투어를 선호한다. 빅토리아 폭포와 잠베지강에서 서식하는 야생동물은 줄잡아 수십 종에 이르지만 크루즈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은 하마와 악어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때문에 모험심 강한 젊은이들은 무장한 레인저(가이드)의 경호를 받으며 야생동물을 찾아 이동하는 사파리 크루즈 코스를 찾는다. 거대한 물소와 누, 코끼리, 사자, 희귀조류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사파리 크루즈는 빅토리아 폭포지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이색경험의 백미다. 또 다른 투어로는 무장한 레인저의 호위를 받으며 직접 걸어서 동물을 찾아 나서는 부시맨 사파리가 있다. 부시맨 사파리 게임의 경우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야생동물을 볼 수 있어 짜릿한 스릴을 즐기려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①②기린과 물소는 빅토리아 폭포와 인근 국립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동물이다. ③물소 사냥 모습을 그린 벽화.
‘아프리카 그 자체’의 속살
한편 마을 곳곳의 예술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담장에 그려놓은 벽화다. 악어와 누 같은 동물을 비롯해 주민들의 사냥모습 등을 담은 그림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만든 토산품의 경우 칼롤로로지족의 전통과 장인들의 혼이 담긴 뛰어난 예술 작품이다.
빅토리아 폭포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폭포만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물보라의 장관에 취해 다른 것을 놓친 관광객은 ‘아프리카 그 자체’를 직접 확인할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끼리와 하마, 희귀조류와 어류, 악어 등의 파충류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에서 만날 수 있는 갖가지 동물들과 토착 원주민들의 삶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인류유산지역이 바로 빅토리아 폭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