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수 퍼니스 박사 연구팀이 1998∼99년 오클랜드 지역 운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은색 계통의 자동차 운전자가 다른 어떤 색 자동차 운전자보다 중상을 입은 횟수가 적었다.
은색 차량을 운전한 사람이 중상을 입을 가능성은 흰색과 노란색, 회색, 빨간색, 파란색 자동차군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위험한 차의 색은 갈색이었으며 검은색, 초록색도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들 차량은 흰색, 노란색, 파란색 등의 차량군에 비해 두 배 이상 위험했다.
연구팀은 운전자의 연령과 성별, 안전벨트 착용여부, 도로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자동차 색깔과 교통사고로 인한 중상 가능성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20일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대체로 어두운 색 자동차가 밝은 색 자동차보다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은색 자동차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을 줄이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은색 차가 더 안전한 이유에 대해선 영국 과학대중지인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뷰에서 “아마 밝은 색의 차량이 빛을 더 많이 반사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빛을 더 많이 반사하기 때문에 멀리서도 알아보기 쉬워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조사나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 대상 가운데 은색 차는 전체 차량의 11%를 차지했는데 이는 흰색, 파란색, 빨간색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수다.
한편 지난해 듀폰 오토모티브사는 북미 자동차 제작사에서 차량 도장 작업에 참여한 인원을 통해 어떤 색 차량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지를 조사한 바 있다. 조사결과 은색, 흰색, 검은색을 칠하는 데 절반 이상이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색은 전체 도장 인원의 20%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흰색(18.4%), 검은색 (11.6%)이 이었다. 2002년과 비교하면 은색은 2%쯤 하락한 데 비해 흰색은 3% 가량 상승했다고 듀폰사는 밝혔다.
이밖에 진회색과 중간톤의 회색이 검은색의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 밝은 갈색, 진한 파란색과 중간톤의 파란색, 중간톤의 빨간색, 진하거나 중간톤의 녹색, 밝은 빨간색 그리고 어두운 빨간색이 가장 인기 있는 차량 색 10위 안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