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호텔 회동의 수수께끼
- 현대상선 205억 인출의 비밀
- 다이너스티 리무진 아이스박스 논쟁
- 정몽헌, 해외에서 돈 전달 지시했나
- 200억 전달 시점, 관련자들 출국기록과 모순
- 3000만달러 받은 지 며칠 후 다시 200억 요구(?)
- 영수증 찾으러 미국 갔다는 김충식은 왜 돌아오지 않나
- 쓰고 남은 50억원으로 채권 구입했다는 김영완 진술은 허구(?)
- 왜 현대 관계자들은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나
문 : 이익치는 신라호텔에서 피의자와 식사를 하기 위하여 정몽헌 회장과 함께 식당에 도착하면 항상 김영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고, 잠시 후 피의자가 제일 나중에 도착하였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답 : 만난 일이 없습니다.
문 : 피의자는 2000년 2월말경 위 신라호텔 1층 커피숍에서 정몽헌, 이익치, 김영완을 만난 사실이 있지요?
답 : 만난 사실이 없다는데 왜 검사님은 자꾸만 만났느냐고 질문하십니까.
문 : 이익치가 커피숍 밖까지 따라나와 피의자가 1층에 있던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았지요?
답 : 그런 일이 없다는데 왜 그러십니까.
공소사실에 따르면 권노갑씨는 16대 총선이 임박한 2000년 3월경 현대측으로부터 200억원을 받았다. 신라호텔에서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하 정몽헌 회장)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총선자금 지원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과 이익치씨는 이날 권씨에게 대북사업 지원과 금강산 관광선내 카지노 및 면세점이 허가 나도록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런데 권씨는 이날 신문에서 현대측으로부터 200억원을 받은 혐의는 물론 정 회장과 이익치씨를 신라호텔에서 만난 것 자체를 부인했다. 그는 검사가 두 사람의 진술을 들이대며 추궁하자 격한 표현으로 두 사람을 비난했다.
“이익치 정몽헌 이놈들은 거짓진술을 날조한 놈들로 날벼락 맞을 놈들입니다. 진승현 사건보다 더 날조가 심하네요. 어떻게 인간이 이토록 허위사실을 진술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신라호텔에서 정몽헌 본 사람 없어
뇌물수수사건에서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지 범행과 관련된 모든 정황을 송두리째 부인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파렴치범이거나 정말 억울하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권노갑씨 현대비자금 수수사건이 그렇다. 검찰은 권씨가 당시 현대측으로부터 200억원 외에 3000만달러(약 400억원)를 따로 받았다고 발표했다. 모두 600억원을 받았다는 얘긴데 권씨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익치씨 진술에 따르면 권씨와 정 회장은 신라호텔에서 몇 차례 만나 커피는 물론 식사도 함께했다. 하지만 권씨는 아예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한다.
정 회장 진술에는 권씨가 돈을 받은 후 전화로 고맙다는 인사말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권씨는 정 회장에게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며 기가 막혀한다. 권씨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김영완씨가 해외에서 보낸 자술서엔 권씨가 어느날 전화로 “50개(50억)만 갖다달라. 집으로 사람을 보내겠다”고 말했다는 꽤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권씨는 김씨의 전화번호도 몰랐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쯤 되면 거의 홍콩 무협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재판에서 무죄판결이 나온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죄가 없다기보다는 유죄를 입증할 증거가 없거나 부족하다는 뜻에 가깝다. 특히 뇌물수수사건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 입증책임이 검찰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권노갑 현대비자금 수수사건에는 몇 가지 짚어볼 만한 의문점이 있다.
먼저 현장검증을 통해 권노갑씨가 중식당에서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커피숍에서 흡연석에 앉는지 비흡연석에 앉는지 등의 논쟁으로 화제를 일으켰던 신라호텔 회동 부분. 정몽헌 회장 진술서(2002.7.26)에 따르면 2000년 1월과 2월경 정 회장은 신라호텔에서 이익치 김영완씨와 더불어 권노갑씨를 만났으며 그 자리에서 권씨가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만난 시각은 각각 오후 5시와 3시로 두 번 다 호텔 라운지 커피숍에서 만났다고 진술했다.
200억이 아니라 205억6900만원
이익치씨의 진술은 더욱 구체적이다. 이씨는 당시 정 회장과 함께 권씨를 신라호텔에서 다섯 차례 만났는데, 그 중 두 번은 중식당, 한 번은 일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나머지 두 번은 커피숍에서 만났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의 진술은 우선 신라호텔의 지배인, 도어맨, 여종업원 등의 증언과 배치된다. 정몽헌 회장의 얼굴을 모르는 직원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권노갑씨가 이 호텔의 주요 고객이었던 만큼 그와 만나는 사람들은 호텔 직원들의 이목을 끌게 마련이다. 그러나 박순옥 박기동 이형제 등 당시 이 호텔 식당 및 커피숍 지배인들은 하나같이 정 회장을 본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 무렵은 총선을 앞두고 권씨가 신라호텔 커피숍에서 사람을 많이 만날 때였다. 권씨가 그곳을 사무실처럼 이용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당시 커피숍 지배인 이형제씨의 증언에 따르면 관할 중부경찰서 정보과 형사, 국정원 요원, 재벌사 정보요원들이 매일 드나들며 정보를 수집했다. 권씨의 행적을 좇는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권씨가 커피숍과 같이 공개된 장소에서 국내 제일의 재벌그룹 회장을 만났다면 오간 얘기가 무엇이냐를 떠나 그 자체가 큰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라호텔은 현대와 경쟁관계인 삼성 계열이 아닌가. 여러 모로 상식에 어긋나는 일임에 분명하다. 아울러 현장검증 당시 이익치씨의 증언은 그다지 신뢰를 주지 못했다.
다음으로 문제의 200억원 전달과정을 둘러싼 의혹을 살펴보자. 관련자들 진술에 따르면 200억원은 현대측으로부터 김영완씨를 거쳐 권노갑씨에게 전달됐다. 이 돈은 정몽헌 회장 지시로 현대상선 사장 김충식씨가 회사자금을 빼내 마련한 것이었다. 김씨는 이 돈을 차에 실어 정 회장의 심복인 전동수(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 사장)씨의 차에 옮겼으며 전씨는 다시 이를 김영완씨가 보낸 사람의 차에 실었다. 이익치씨가 한 일은 김영완씨로부터 연락을 받아 전동수씨에게 돈을 옮겨 실을 장소와 상대방 차 번호를 알려주는 일이었다.
먼저 200억원 조성경위. 김충식 사장을 비롯해 이 일에 관여한 현대상선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현대상선에서 이와 비슷한 규모의 돈이 인출된 것은 2000년 3월7일, 8일, 13일, 14일 네 차례에 걸쳐서다. 그런데 정확한 액수는 200억원이 아니라 약 205억6900만원이다. 그 까닭은 현대상선 명의의 외화계정에서 빼낸 달러를 환전한 돈이기 때문이다. 이 돈은 은행에서 자기앞수표로 인출됐다가 현금으로 교환됐다. 김충식 사장은 이 돈을 4~5회에 걸쳐 전동수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고 전씨의 증언도 일치한다.
200억원은 그렇다 치고 5억6900만원은 뭔가. 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이 여분의 금액을 두고 권씨 변호인은 “205억6900만원은 권노갑씨에게 갈 돈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쓰일 돈이었다”고 주장한다.
박지원씨의 경우와 비교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는 것. 박씨에게 건네졌다는 150억원은 현대건설이 2000년 4월7일 한번에 인출해 바로 그날 전액을 CD(양도성예금증서)로 바꾼 것이다. 이를 생각하면 현대건설보다 훨씬 재정상태가 양호했던 현대상선이 200억을 마련하기 위해 보름간 네 차례에 걸쳐 수십억원씩 나눠 인출한 것은 어딘지 어색하다는 것이다. 돈의 조성과정이나 전달과정, 액수를 감안하면, 205억원은 한 사람에게 전달될 돈이 아니라 수억원 단위로 쪼개져 여러 사람에게 건네질 돈이었을 것이라는 변호인측의 추정은 무리가 아니다.
운전기사 인상착의 서로 달라
다음으로 전달과정에 대한 의문이다. 김충식씨는 검찰 진술(2003.7.23)에서 “돈이 인출되는 대로 제가 직접 전동수에게 연락해 하얏트호텔 나이트클럽 주차장에서 전동수와 만나 수차례에 걸쳐 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돈은 낮 시간대에 전달됐으며 자신이 직접 차(다이너스티)를 약속장소까지 몰고 가 전씨의 차에 옮겨 실었다는 것. 돈은 서류상자에 담아 좌석이나 트렁크에 실었다고 했다.
전동수씨는 검찰 진술(2003.7.24)에서 “2000년 3월 초순경 4, 5회에 걸쳐 김충식씨로부터 돈상자를 전달받아 이익치가 지정한 사람에게 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자신이 직접 운전한 다이너스티 리무진 승용차에 돈상자를 옮겨 싣고 이익치씨가 일러준 대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및 한양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으로 가 “정장을 하고 온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상자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여기서 제기되는 의문은 과연 어떤 사람에게 전씨의 돈상자가 전달됐느냐는 점이다. 전씨는 자신에게 돈상자를 건네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그 돈이 어떤 명목으로 전달되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돈상자를 전달받은 사람은 한번에 한 명씩이었는데 매번 사람이 바뀌었다는 것.
김충식, 전동수씨의 진술과 김영완씨의 돈심부름을 했던 운전기사들 증언, 그리고 김영완씨가 보내온 자술서를 비교해보면 당시 전씨로부터 돈을 전달받은 사람은 이익치, 김영완씨의 주장과 달리 김영완씨가 보낸 사람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인원 수, 인상착의, 사용 차량, 전달 방식 등 여러 가지 점에서 상호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까닭이다. 권씨 변호인은 200억원이 김영완씨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므로 검찰의 공소제기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한다.
이 돈이 200억원과는 별개로 김영완씨가 누군가로부터 받은 제3의 돈일지 모른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검찰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12일 재판부에 제출한 ‘현장검증 및 김영완 추가 진술서 관련 검찰의견서’에서 김영완씨의 착오 가능성과 고의성을 동시에 거론했다.
착오 가능성이란, 김씨가 200억원 외에 여러 번에 걸쳐 거액의 돈을 받은 사실이 있어 실제로 어느 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제공된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돈심부름을 했던 운전기사들의 증언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그 돈이 그 돈’인 줄 알고 잘못 진술했을 가능성이다. 고의성이란 김씨가 200억원 수수사건과 다른 곳에서 돈을 받은 사건을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기 위해 허위진술했을 개연성을 말한다. 어쨌거나 이 부분에 대한 검찰의 공소유지는 위태로워 보인다.
“아이스박스 떼어냈다”
돈 전달에 사용된 승용차를 둘러싼 논쟁도 흥미롭다. 200억원을 동일한 방법으로 4~5차례 분산해 날랐다면 한번에 50억, 또는 40억원씩 실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 돈을 김충식씨의 다이너스티에 실었다는 현대상선 직원 유아무개씨는 한 상자에 현금 2억원씩 담았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측의 요청에 따라 과연 2억원들이 상자 25개가 다이너스티에 다 들어가는지, 또 그것을 싣고 정상적으로 달릴 수 있는지를 가리기 위해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다이너스티엔 2억원들이 상자 25개가 실릴 수 있고 또 달리는 데도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인측의 판정패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전동수씨 증언에 따르면 당시 돈을 나를 때 그가 이용한 차종은 다이너스티 리무진이다. 리무진은 트렁크 위쪽에 돌출된 아이스박스 공간 때문에 일반 다이너스티보다 트렁크 공간이 좁다. 이날 현장검증에 사용된 차는 아이스박스가 없는 다이너스티였다.
변호인측은 이 문제를 제기하며 아이스박스가 있는 다이너스티 리무진에 옮겨 실을 것을 제안했다. 실험 결과 이번엔 25개의 상자가 다 들어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단지 현금상자를 옮겨 싣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기 위해 아무렇게나 실었기 때문”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했다. 또 다이너스티에 25개의 현금상자를 싣고도 여유공간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리무진이 길이가 15㎝ 가량 길어 실내 공간이 더 넓다는 점을 들어 변호인측의 문제제기를 일축했다. 판사도 “변호인측에서 (측정을) 요구한 (현금상자) 적재 및 주행은 별 이상 없는 걸로 결론 났다”며 검찰 손을 들어줬다.
차량 논쟁은 현장검증시 다이너스티를 몰고 온 현대상선 직원 유씨가 다이너스티의 아이스박스를 검증 전날 임의로 떼어냈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시빗거리를 낳았다. 변호인측은 유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아이스박스를 떼낸 사실을 사전에 판사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200억원이 건네진 시점도 논란거리다. 이익치, 김충식, 전동수씨 등 돈 전달과정에 관여한 핵심증인들에 따르면 200억원이 김영완씨측에 전달된 시기는 2000년 3월 중순~하순이다. 앞서 살펴봤듯 현대상선에서 2000년 3월7, 8, 13, 14일 4차례에 걸쳐 이 돈이 인출됐고, 하루에 한 차례씩 돈을 날랐다는 것이 관련자들의 주장이므로 200억원이 모두 전달되는 데는 4일이 걸렸다고 추정할 수 있다.
2000년 3월 정몽헌은 국내에 없었다
이익치씨 진술에 따르면 돈을 전달할 때마다 매번 정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 전동수씨의 증언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충식씨는 “정 회장이 돈이 급하게 필요하니 되는 대로 바로바로 전달하라고 해 돈이 만들어지는 대로 바로바로 (전동수에게) 연락을 해 전달했다”며 “기간이 약 보름 정도 걸리지 않았나 싶다”고 진술했다.
관련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김영완씨한테 돈이 전달되는 날엔 이익치, 김충식, 전동수씨 3인이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한다. 아울러 매번 지시를 했다는 정 회장도 돈이 전달된 시점에 국내에 있었어야 자연스럽다.
그런데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00년 3월2일부터 3월24일까지 장기 해외출장을 떠났다가 귀국한 후 다시 그 달 29일, 30일 이틀간 출국했다. 따라서 정 회장이 국내에 머물며 돈 전달 지시를 할 수 있었던 날짜는 3월25, 26, 27, 28일밖에 없다. 3월26일은 일요일이다. 이익치씨는 법정에서 “일요일엔 돈을 나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므로 정 회장이 2000년 3월에 국내에서 4회에 걸쳐 돈 전달 지시를 했다는 가설은 성립되지 않는다. 게다가 김충식, 전동수씨 증언에 따르면 돈이 처음 전달된 시기는 늦어도 3월 중순이어야 맞다. 김충식씨는 “2000년 3월초 정 회장이 계동 집무실로 불러 200억원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며 “200억원을 현금으로 마련하는 데 며칠이 걸렸으며 마련되는 대로 전동수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전씨도 “2000년 3월초 정 회장으로부터 전화로 ‘김충식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현금상자를) 받아서 이익치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김씨의 진술을 뒷받침했다.
결국 이들의 증언대로라면 정 회장은 해외에 나가 있을 때도 돈 전달을 지시한 셈이다. 전씨는 지난해 10월14일 법정에 나와 권씨 변호인으로부터 “정몽헌 회장이 외국에 나가 있을 때도 그런 지시를 했나”라는 질문을 받고 “외국인지 국내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지시를 전화로 받았다”고 답변했다. 또 “정 회장이 전화할 당시 외국이라고 얘기했냐”는 물음엔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2003년 10월 현대비자금사건 증인으로 국회에 출석한 권노갑씨가 대북송금사건 증인인 박지원, 이익치씨와 함께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교통체증이 한창인 토요일 오후 1시쯤 김충식씨는 광화문에 있는 현대상선 사옥에서 자신의 차에 25개의 현금상자를 싣고 하얏트호텔 야외 주차장까지 이동한다. 거기서 전동수씨와 만난다. 회사(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가 역삼동에 있으므로 전씨는 그곳에서 달려왔을 것이다. 두 사람은 전씨의 차에 현금상자를 옮겨 싣는다. 전씨의 차는 사람들 눈이 많은 압구정동 대단지 아파트 부근 도로변까지 이동한다. 거기서 이익치씨가 전화로 알려준 정체불명의 차와 사람을 만나 현금상자를 넘긴다.
두 토요일 중 3월25일은 정 회장이 귀국한 다음날이다. 토요일에도 돈을 날랐다고 쳐도 문제는 남는다. 3월11일에 처음 돈을 전달한 후 무려 2주가 지나서야 두 번째 돈이 건너간 것은 “되는 대로 빨리 전달하라”는 정 회장 지시나 “마련되는 대로 전동수에게 전달했다”는 김충식씨의 진술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총선지원용이라며 해외로 송금한 까닭
검찰은 이런 문제점을 의식해선지 재판 도중 공소장을 변경했다. 돈 전달 시기를 3월 중순~4월 초로 늘려 잡은 것이다. 정몽헌 회장은 4월5일 고 정주영 회장, 이익치씨와 함께 정상회담 예비접촉차 출국해 그달 17일에야 돌아왔다. 이익치씨는 그에 앞서 4월9일 귀국했다. 따라서 4월초 마지막으로 김영완씨에게 돈이 건네졌다면 4월5일 이전이어야 한다.
4월2일은 일요일이었다. 4월3, 4일도 배제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이익치씨에 따르면 4월3일 김영완씨가 정 회장 집무실로 찾아와 “정상회담 준비용으로 150억원이 필요하다”는 박지원 문광부장관의 요청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다음날 정 회장은 김재수 현대건설 사장을 불러 150억원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만약 4월2일 또는 3일에 200억원의 일부가 권노갑씨에게 전달됐다면, 김영완씨는 이 시기 권씨에게 갈 돈을 현대측으로부터 전달받는 와중에 박지원씨에게 전달될 돈도 챙겼다는 얘기가 된다. 이건 아무래도 좀 심하다. 결국 남은 날짜는 토요일이었던 4월1일밖에 없다.
이처럼 관련자들의 해외출국기록을 감안하면 2000년 3월 중순~4월초 4~5차례에 걸쳐 현대측에서 권노갑씨에게 200억원을 전달했다는 공소사실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날짜의 경우의 수가 선택의 여지가 없으리만큼 제한된 데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토요일이 많기 때문이다.
권노갑씨의 3000만달러 수수혐의도 의문투성이다. 검찰에서 3000만달러를 처음 언급한 사람은 이익치씨였다. 이씨는 지난해 7월25일 검찰진술에서 정 회장 지시로 3000만달러가 ‘민주당’에 건네졌으며 자신은 김영완씨로부터 해외계좌를 받아 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 다음날 정 회장은 2차 검찰진술에서 2000년 1월경 권노갑씨에게 300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털어놓았다. 신라호텔 라운지 커피숍에서 이익치, 김영완씨와 함께 권씨를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권씨가 “총선이 얼마 안 남았다. 여당을 도와줘야 대북사업도 잘 되지 않겠냐”며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 진술에 따르면 3~4일이 지난 후 이익치씨가 집무실로 와 “권노갑씨 쪽에서 3000만달러를 요구한다”고 전했으며 다시 며칠 후 이씨가 해외계좌(정 회장과 이익치씨에 따르면 김영완 명의의 스위스은행 계좌)가 적힌 쪽지를 들고 찾아왔다. 이에 정 회장은 바로 현대상선 사장 김충식씨를 불러 쪽지를 건넸으며 김씨는 며칠 후 송금이 완료됐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진술은 입증하기 어렵다. 현대상선이 그 시기에 3000만달러를 해외로 송금한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김영완씨도 자술서에서 200억원 전달사실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한 반면 3000만달러 부분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검찰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000년 2월26일 스위스은행 모 계좌로 2500만달러를 송금했다. 정 회장은 검찰에서 2000년 2월말 권노갑씨로부터 200억원을 추가로 요청받았다고 진술했다. 만약 2500만달러가 김영완씨 계좌로 보내진 것이라면, 권씨는 그로부터 불과 며칠이 지난 후 또다시 200억원이라는 거액을 같은 명목으로 요구한 셈이고 정 회장은 이를 군말 없이 들어주는 상식 밖의 행위를 한 것이다.
3000만달러 부분에 대한 또 한 가지 의문은 총선 지원용 자금이라면서 왜 해외계좌로 송금했냐는 것이다. 같은 명목으로 전달됐다는 200억원 조성경위와 매우 대조적이다. 이런 몇 가지 의문점을 극복하지 못한 탓인지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선 기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 권씨는 파렴치범으로 몰렸다.
‘돌아오지 않는 밀사’ 김충식
금강산 관광사업을 주관한 현대상선 사장 김충식씨가 3000만달러 영수증을 찾아오겠다며 미국으로 떠난 후 지금껏 돌아오지 않은 사실도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7월23일, 26일 두 차례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서는 그달 31일 출국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3000만달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 회장, 이익치씨와는 전혀 다른 진술을 했다. ▲정몽헌 회장이 3000만달러는 사업권에 투자하는 것인데 틀림없이 회수가 될 것이니 염려하지 말라고 했으며 ▲대북사업 중 통신 분야 사업권 취득을 위해 송금한 것이고 ▲총선자금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만약 검찰 주장대로 금강산 관광선내 카지노 및 면세점 허가 알선을 위해 현대측에서 3000만달러를 권씨에게 건넸다면 이 사업의 책임자인 김충식씨가 그 내막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게 상식적 판단일 것이다. 그런데 조서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에게 정 회장 및 이익치씨 진술과의 차이점에 대해 추궁하지 않았다. 대질신문이라도 할 법한데 그런 기록도 없다.
김씨는 그달 31일 3000만달러 송금 영수증을 찾아오겠다는 명목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만약 3000만달러도 200억원처럼 권씨에게 전달된 것이라면 김씨는 약 600억원의 회사 공금을 횡령한 책임을 져야 한다. 권씨 변호인측은 바로 이 점을 들어 검찰이 공소유지에 도움이 안 되는 김씨를 고의로 내보낸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13일 재판부에 제출한 ‘김영완 진술서, 정몽헌 및 김충식 진술조서 증거능력에 대한 의견’이라는 글을 통해 김충식씨의 출국경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충식은 3000만달러 건이 밝혀지자 무척 부담스러워했으며 부인하는 태도를 보이다 정몽헌과 김충식을 번갈아 면회한 변호인의 설득을 받은 후에야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그후 김충식은 3000만달러 송금 영수증을 미국에 보관하고 있다면서 출국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했고 변호인측이 김충식과 동행해 귀국을 책임지겠다고 해 김충식과 변호인을 출국시키기에 이르렀다. 그후 송금증을 확인한 변호인의 전화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 무렵 정몽헌 회장이 자살하면서 김충식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잠적한 후 연락이 두절된 것이다.”
3000만달러 영수증의 행방
김충식씨는 검찰에서 3000만달러 영수증을 미국인 Mr. Wiberly가 보관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권씨 변호인측은 만약 검찰이 진정 영수증을 확보할 의사가 있었다면 김씨를 업무상횡령 혐의로 구속한 다음 Mr. Wiberly와 연락하게 해 영수증을 제출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3000만달러의 용처가 밝혀진다면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돈이 김충식씨 진술대로 대북 통신사업권 취득을 위한 것이라면 그 수령자가 북한 정권의 최고책임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3000만달러에 대한 진술이 거짓으로 판명된다면 200억원 관련 진술도 흔들려 공소유지가 힘들게 될지도 모른다. 반면 영수증에서 그 돈이 김영완씨 계좌로 들어간 흔적이 발견되고 김씨가 그 돈을 권씨에게 건넸다고 시인하면 권씨는 지금보다 더 궁지에 몰릴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검찰이 3000만달러 송금 영수증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이 수사에서 아쉬운 점 중 하나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권노갑씨는 1999년 초부터 2000년 2월까지 5회 이상 정몽헌 회장으로부터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카지노 및 면세점 허가를 받도록 지원해줄 것을 부탁받았다. 이것은 정 회장과 이익치씨의 진술을 근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에 따르면 권씨에게 2000년 1월과 3월 각각 3000만달러와 200억원을 건넬 때도 이러한 청탁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씨 변호인측은 정몽헌 회장이 1999년 5월 김영완씨로부터 박지원 문광부 장관을 소개받은 이후 카지노 업무의 주무장관인 박 장관에게 여러 차례 카지노 허가를 부탁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미 박 장관에게 청탁을 해온 터에 새삼 권노갑씨에게 그 일을 부탁하며 거액을 건넬 이유가 뭐냐”고 반박한다.
당시 카지노가 허가 나지 않은 이유는 내국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관광진흥법의 장벽 때문이었다. 문광부 통일부 법무부 등 관련부서는 특별법 제정 없이는 허가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었다. 따라서 주무장관인 박 장관은 물론 김대중 대통령도 어찌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
실제로 1998년 8월 청와대는 현대측의 요청을 받고 카지노 허가를 약속했다가 관련 법규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약속을 철회한 적이 있다.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정 회장이 권노갑씨에게 “박지원 문광부 장관이 허가를 내주지 않으니 박 장관에게 부탁해달라”고 청탁하면서 3000만달러를 주고 두 달이 지나지 않아 같은 명목으로 200억원을 더 줬다는 진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정 회장과 이익치씨 두 사람 진술대로라면 권씨에게 200억원을 전달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카지노 업무의 주무장관인 박 장관에게 150억원을 건넨 셈이다.
두 사람은 또 2000년 3월 이후엔 권씨를 만난 적도 없고 더 이상 카지노 관련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카지노 허가를 위해 그토록 거액을 투자했다면 권씨에게 한번쯤 그 결과를 물어보기라도 하는 게 사리에 맞지 않을까. 이씨는 또 법정에서 “정 회장이 권씨에게 카지노 허가가 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적이 전혀 없다”고 증언했다. 청탁을 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도 잘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권씨측은 총선 지원명목으로 받은 것이므로(만약 받았다면) 정치자금 성격이 짙은 200억원에 대해 정 회장과 이익치씨가 카지노 청탁의 대가라고 진술한 데는 검찰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본다. 즉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시효(3년)가 지나 그것으로는 기소할 수 없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5년인 뇌물수수죄(특가법상 알선수재)를 적용하기 위해선 그에 관한 두 사람의 진술이 꼭 필요했다는 것이다.
대북 관광사업을 주관하는 현대상선 사장 김충식씨가 이 일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것도 이상하다. 만약 3000만달러 및 200억원을 마련한 배경에 카지노 허가 청탁이 있었다면 정 회장이 마땅히 김씨에게 알려줬으리라는 게 변호인측 의견이다. 하지만 김씨는 자금 조성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카지노 청탁 건에 대해서는 전혀 진술하지 않아 의문을 남겼다.
가환부와 채권의 방정식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검찰이 김영완씨에게 92억원을 가환부해준 당일 김씨가 검찰에 액면금 90억원인 국민주택채권을 제출한 ‘우연의 일치’에 대해서다. 가환부란 압류물을 임시로 돌려주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범죄증거가 약해 계속 압수할 이유가 없는 물품을 당사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뜻한다.
검찰은 지난해 7월24~25일 김영완씨의 재산 중 주택채권, 증권카드 및 현금 124억여원과 자기앞수표 1억원권 5매를 압수했다. 그 중 현금 88억원과 1억원권 자기앞수표 4매(합계 92억원)를 그해 9월19일 김씨에게 돌려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바로 그날 김씨 변호인이 액면금 40억원(1000만원권 400장) 및 50억원(1000만원권 50장)의 국민주택채권을 증거물로 제출한 것이다.
김씨 변호인은 40억원 채권은 2000년 4월 박지원 장관이 현대로부터 받은 150억원 중 일부이고 50억원 채권은 권노갑씨가 현대로부터 받은 200억원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김영완씨는 자술서에서 “박 장관으로부터 받은 CD 150억원 중 40억원 가량으로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해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겨둔 것이 있는데 추후 검찰에 제출할 생각이다”고 밝힌 바 있다. 또 50억원에 대해서는 “권씨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위해 선거자금으로 맡겨둔 것 같다”며 박지원씨의 40억원과 마찬가지로 “국민주택채권으로 바꿔 지인에게 맡겨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씨 변호인측은 가환부 날짜와 채권 제출일이 일치한 점, 가환부 액수와 채권 총액이 비슷한 점에 주목해 검찰과 김영완씨의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가환부해준 돈으로 채권을 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자술서(2003.11.29)에서 2000년 4월 총선이 끝날 때까지 현대측으로부터 받은 200억원 중 150억원을 권노갑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머지 50억원에 대해선 당시 자신의 돈을 관리하던 임아무개씨를 집으로 불러 10억원씩 담긴 현금상자를 5회에 걸쳐 건네주면서 무기명 국민주택채권을 사라고 지시, 임씨가 채권을 매입해 관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김씨가 최근 검찰에 제출한 채권의 발행 시점은 2002년이다. 2000년 4월 총선 때 쓰고 남은 돈으로 곧바로 채권을 구입했다면 발행 시점이 2000년 4월 이전 것이어야 이치에 맞다. 2002년 것이라면 김영완씨가 50억원을 적어도 2년 이상 현금으로 갖고 있다가 뒤늦게 채권으로 바꿨다는 얘기가 된다. 박지원씨 것이라며 제출한 채권의 발행 시점도 똑같이 2002년이다. 김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채권에 관한 한.
50억원 채권은 2002년 발행된 것
국민주택채권은 만기일까지의 이자가 할인된 상태에서 발행된다. 2002년에 발행된 액면금 50억원 채권의 시중 유통가는 40여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김씨 주장대로 2000년 4월 총선 직후 50억원으로 채권을 구입해 지금까지 3년6개월 동안 보관하고 있었다면 할인이자를 감안했을 때 당시 구입한 채권의 액면가는 70억원 이상이어야 맞다. 그런데도 김씨는 액면가 50억원의 채권을 증거물이라며 버젓이 제출했다. 이런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김씨는 권씨 재판이 끝나기 전에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그것은 검찰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문제는 이 사건과 관련된 현대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사법처리 되지 않은 점이다. 비록 정 회장은 자살이라는 비극적 죽음을 맞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무사하다. 검찰 수사내용대로라면 회사 공금을 빼내 3000만달러와 200억원을 마련한 현대상선 전 사장 김충식씨는 횡령죄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그는 검찰의 ‘배려’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
돈 전달과정에 가담한 전동수씨도 뇌물공여 공범 혐의에 해당되나 아무런 책임이 돌아가지 않았다. 정 회장과 김영완씨 사이에서 메신저 노릇을 하며 돈 전달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특히 박지원 전 장관에게 CD 150억원을 직접 전달하기도 한 이익치씨는 뇌물공여죄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의 최대 협조자라 할 만한 그를 기소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싶다. 권노갑씨 변호인측은 이처럼 현대측 관련자들이 전원 무사한 사실을 예사롭지 않게 본다.
‘신동아’는 권노갑씨 사건 의혹들에 대해 대검 중수부에 질의서를 보내 검찰측 의견을 구했다. 그러나 중수부측은 공보관을 통해 “재판이 진행중이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설명하기 곤란하다”며 특별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