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호

孝를 현대학문으로 재탄생시킨 성산효도대학원대학

성경은 효경(孝經), 효 통해 인류애 회복 꿈꾼다

  • 글: 최희정 자유기고가

    입력2004-01-29 1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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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산효도대학원대학은 성경에서 발굴한 ‘성경적 효사상’을 우리 민족의 전통 효사상과 접목시켜 연구하는 특수한 학교다. “효란 부모만이 아니라 우리 이웃과 조국, 자연, 인류를 사랑하는 정신이라는데….
    孝를 현대학문으로 재탄생시킨 성산효도대학원대학

    성산효도대학원대학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독교 효사상을 연구한다.

    인천시 남동구에 자리잡은 성산효도대학원대학은 ‘효(孝)’ 정신을 학문으로 정립하여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특수대학원이다. 아직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 특수대학원은 우리나라 전통의 효와 기독교의 효사상을 접목시켜 새로운 효 학문을 창출하고 연구하는 곳이다.

    핵가족, 심지어 1인 가족이 급증하는 요즈음 효도(孝道)란 ‘한물 간’ 말처럼 들린다. 그래서 이 학교를 방문하기 전에 과연 효가 체계를 갖춘 학문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유교적 가치관으로 여겼던 효가 기독교사상과 어떻게 접목되었는지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성산효도대학원대학의 최성규(崔聖奎·63) 총장은 이 물음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았다.

    기독교에서 찾은 孝

    “사람들은 효를 공자의 가르침이라고만 알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공자보다 1000년이나 앞서 기록된 성경은 효를 중요한 덕목으로 가르쳤다. 다시 말하면 성경은 효경(孝經)이다. 그 동안 서구에는 효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효를 모르고 있었다. 이는 한국인만이 발견할 수 있는 성경의 진리다. 전세계 어느 민족, 어느 나라에도 효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는 곳은 없다. 효의 가치를 아는 곳은 한국뿐이다”

    성산효도대학원대학 재단은 인천 순복음교회이며, 최성규 총장은 순복음교회 담임목사다. 단순히 이런 점만 보더라도, 이 특수대학원이 유교적인 효보다는 기독교적인 효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효학과 신학, 가족상담과 사회복지 등 주로 기독교사상에 기초한 학문 전공분야를 다루고 있다.



    최 총장은 “1995년 서울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1500여명 이상이 부상했고, 500여명이 사망한 비극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세 청년이 살아났다. 각각 11일, 13일, 16일 만에 차례로 구조됐다. 나는 그들이 ‘기적’을 체험했기 때문에 당연히 하나님을 믿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세 사람에게 공통점이라곤 효자, 효녀라는 것뿐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신앙생활도 잘해야 하지만, 부모를 공경하며 효도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효’를 생각하며 성경을 다시 읽었다. 그랬더니 성경이 바로 ‘효경’이었다. 간단히 말해 성경은 효자 이야기와 불효자 이야기로 나뉜다. 그때부터 ‘효 운동’을 벌이게 됐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효를 유교적 가치관으로 인식한다. 또 부모와 이웃, 어른에 대한 공경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통이다. 효사상에 매몰되면 자칫 가족 이기주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가족이라는 협소한 틀 안에서만 효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우리의 전통적인 효를 성경을 통해 새롭게 해석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21세기는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 공존을 통해 진정한 평화를 실현하는 시대다. ‘성경적 효’란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는 것, 부모를 공경하는 것,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 조국을 사랑하는 것, 하나님의 창조물인 자연을 보호하는 것, 그리고 인류에 봉사하는 것이다. 이 여섯 가지를 실천하는 것이 성경적 효의 참뜻이다. 법이나 대통령이 바뀐다고 사회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이 바뀌어야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사회운동 차원에서 효 운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최 총장이 생각해낸 것은 학교를 설립해 효 실천가와 효 전문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었다. 효에 대한 체계적 이론을 설립해 전파한다면, 그만큼 효도를 실천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학교 단위로 조직된 청소년효행봉사단을 통해 청소년에게 사회봉사를 올바르게 지도할 지도교사 또한 절실하게 필요했다.

    최 총장은 “사회가 점점 물질만능주의에 빠져들고 개인주의 경향 또한 너무 강하다 보니 주변에 어려운 사람을 돌봐주고 어른을 공경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효도대학원은 내 부모뿐만 아니라 독거 노인을 생각하고 소년소녀 가장의 복지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사회복지지도자도 함께 양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맞춰 1996년 7월 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전문대학원대학을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는 당시 인천시 간석동에 짓고 있던 청소년문화센터를 효도대학원대학으로 개편해, 이듬해 석사과정 학생 40명을 모집하면서 숙원사업이었던 효도대학원을 개교했다. 2000년에는 박사과정까지 인가받았다. 현재 효도대학원은 총 5개 학과 130여명 정원으로 구성되어 석사·박사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孝를 현대학문으로 재탄생시킨 성산효도대학원대학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성산효도대학원대학교

    효학과는 인류의 보편가치인 효를 성경적 관점에서 확인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연구한다. 학문적 연구를 통하여 효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며 효사상을 가정과 학교, 교회와 사회에 파급하고 실천할 효학자, 효지도자, 효실천가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효학전공, 효교육시스템 전공의 효학석사학위과정(M.A), 효교육학석사과정(M.Ed)과 효학박사학위과정(Ph.D)이 있고, 효신학 전공의 신학 또는 효신학박사학위과정(Ph.D)을 개설했다.

    신학과는 복음주의 기독교 신앙을 토대로 한 목회신학과 신학적 방법과 전통적 윤리·도덕과 연계해 효신학을 연구하는 학과이다. 신학지식을 갖춘 목회자와 효에 대한 성경적, 이론적, 실천적 토대가 확립된 효신학자를 양성한다. 효신학석사학위과정(Th.M)과 신학전공의 신학석사학위과정(M.Div)이 있다.

    사회복지학과는 아동복지·여성복지·노인복지·기독교사회복지 전공으로 나뉜다. 효 정신을 사회복지학의 이론과 실천에 접목시켜 현대사회가 추구하는 효 중심의 사회복지 실현을 연구한다. 이 학과에는 아동·여성·노인·기독교사회복지 전공의 사회복지학석사학위과정(M.A)이 있다.

    가족상담학과는 기독교 가치관에 입각한 상담이론과 치료요법을 다룬다. 가족구성원 상담을 통해 가족의 가치를 높이고 학교와 교회, 가정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는 학문을 다룬다. 가족사역, 가족치료, 상담심리, 학교상담 전공의 상담학석사학위과정(M.A)이 있다.

    청소년지도학과는 청소년의 심리적 특성과 사회적 행동을 효와 연관지어 연구한다. 청소년에 대한 교육과 서비스 등 다양한 문제를 효 정신을 바탕으로 연구하는데, 주로 ‘어떻게 효 정신을 실천할 것인가’에 중점을 둔다. 청소년지도학 전공의 교육학석사학위과정(M.Ed)이 있다.

    노인복지관 등 사회사업 벌여

    효도대학원에는 현직교사나 목회자, 공무원 등이 주로 진학한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사회복지나 청소년 인성지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효도대학원은 효사상 실천을 위하여 지역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사회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업이 노인복지관 위탁운영이다. 효도대학원은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노인복지회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강당 및 교양강좌실, 생활체육실, 체력단련실, 경로식당 등을 갖추고 노인들의 취미생활과 복지를 위해 컴퓨터 강좌를 비롯하여 한글반, 스포츠댄스반, 서예반, 바둑·장기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무료 이·미용서비스 및 기초 건강검진도 실시한다.

    사회복지학과는 노인문제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통해 노인복지 정책을 발굴하고 노인복지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실습활동을 통해 연수구 노인복지회관을 종합복지센터의 모델로 가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한편 주부와 여성에게 취업의 문을 열어줌은 물론,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별도로 보육교사교육원을 운영한다. 보건복지부 위탁운영으로 보육교사 이론과 현장실습 과정을 강의하는데, 1년 과정을 공부한 학생에게 자격증을 준다. 이들은 100% 취업한다고 한다.

    또한 지역주민이 평생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부설기관으로 사회교육원을 운영한다. 사회교육원은 교육과정으로 학사학위 취득을 위한 학점은행제와 한국대학평생교육협의회 등의 여러 법인단체와 교류를 통해 지식 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기능, 기술, 질 높은 교육지도자를 양성한다. 현재 사회교육원은 모집 때마다 정원이 초과될 정도로 수강생이 몰리는 등 인기가 높다.

    孝를 현대학문으로 재탄생시킨 성산효도대학원대학

    성산효도대학원은 사회복지사업 및 효지도자 양성 등을 통해 효사상 실천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청소년 복지·문화 사업도 활발히 추진함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효사상을 심어주기 위한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성산청소년육성재단과 공동주최로 9년째 해마다 효도대상을 선정하고 있으며, 청소년 효도 백일장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최 총장은 “1999년 인천시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건이 발생한 이후 청소년에게 효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효 정신은 가족간의 사랑과 인성에 뿌리를 두고 있어 청소년의 일탈을 방지하는 데 무엇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이에 효도대학원은 청소년 육성재단과 함께 청소년 문화사업과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부모 자식간 사랑은 물론이고 이웃간 정도 점점 사라져가는 요즘이다. 머릿속에만 머물러 있던 소중한 정신인 효를 체계적인 학문으로 승화시킨 성산효도대학원대학이 새삼 깊은 의미를 갖고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 총장이 품은 비전대로 효도대학원이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전세계에 효 정신과 인간 중심의 사상을 뿌리내리게 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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