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에 경황없는 20~30대 : 소액이라도 오늘 당장 시작하라
20~30대는 사회에 막 발을 내디딘 세대로서 결혼, 자녀 출산, 내 집 마련 등 다양한 투자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에 적은 소득으로도 효과적인 미래 설계가 가능하다. 20대와 30대의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은퇴 ‘원칙’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은퇴자금 마련 계획을 세워보자.
국민연금, 기대는 금물
지금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잘 만들어진 3층 보장체계의 연금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연령층이 될 것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급여의 9%(본인 4.5%, 사용자 4.5%)가 적립되므로 은퇴 후 노후생활비의 40~50%를 조달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방안대로라면 2008년까지 국민연금은 어떤 형태로든 개선될 것이다. 연금 지급액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연금 보험료는 꽤 많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신이 받을 연금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따라서 앞으로 받을 보험급여 수준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전망해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직연금 적극 활용하기
퇴직연금 부분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세대가 20~30대가 될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 퇴직연금에는 확정기여형과 확정급여형이 있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이 40%로 제한되므로 안정적인 운용수단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퇴직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은 임금상승률만큼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대는 앞으로 최소한 20여 년 후인 55세가 넘어야 퇴직연금을 찾아 사용할 수 있다. 이 기간에 자금을 모아놓으면 그야말로 다른 세대가 누리지 못한 퇴직연금의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것이다. 노후 생활자금 마련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퇴직연금은 해마다 근로소득의 12분의 1(8.3%) 정도를 투자하는 것이어서 노후 생활비의 20~30%를 충당할 수 있다.
개인연금에 가입하라
개인연금은 정부가 주도하는 연금제도이지만 가입은 각자가 알아서 하는 임의제도다. 개인연금은 국민연금, 퇴직연금과 함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세제혜택을 주는 제도다. 20~30대는 직장에 취직하면서 바로 개인연금의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최소한도(매월 20만원) 이상 가입하면 좋다. 아울러 55세 이상의 나이까지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확정금리형, 원금보장형, 채권형과 같은 안정적인 상품보다는 주식펀드처럼 주식투자 비중이 매우 높은 상품을 선택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금 상품은 투자기간이 수십년에 달하는 초(超)장기 상품이므로 안정성보다는 수익성을 강조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물론 투자 위험을 걱정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장기간 적립식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위험은 상당 부분 완화된다. 이는 선진 자본시장에서 경험으로 증명된 바 있다.
복리투자 효과 노려라
투자기간이 앞으로 최소한 30년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매월 수십만원의 소액 투자로도 노후자금을 충분하게 마련할 수 있다. 이를 복리(複利)투자 효과라고 한다. 복리 효과란 장기간 투자할 때 투자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복리 효과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최소 20년 이상 투자기간을 확보해야 한다. 가능하면 젊을 때부터 소액이라도 투자를 시작해야 나이가 들수록 부담이 덜하다.
자녀 교육비는 계획성 있게
우리나라 국민의 은퇴준비는 대부분 자녀의 교육비 지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의 20~30대 또한 은퇴 준비의 가장 큰 난관은 자녀의 교육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물론 출산 자녀의 수가 1.19명에 불과하므로 과거처럼 2명의 자녀에 대한 교육비 부담을 지는 경우보다 덜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녀가 1명뿐이라도 과다한 교육비를 쏟아부어 결코 과거와 비교해 자녀 교육비가 줄어든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합리적으로 자녀의 교육자금을 마련하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녀 교육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부부의 노후자금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부동산? 글쎄…
자산의 대부분을 아파트나 상가, 토지와 같은 부동산으로 가지고 있는 국민이 많다. 금융상품도 예금이나 적금처럼 수익률이 낮은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를 기록하는 나라에서 부동산은 좋은 투자처가 아니다.
부동산 얘기가 나왔으니, 좀더 설명해보자. 부동산이 주가처럼 폭락하지 않아 가장 안전한 투자 대상이라는 믿음을 신앙처럼 갖고 있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정부가 아무리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아도 이런 믿음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국내 개인의 금융자산은 약 1100조원. 우리나라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1000조원을 넘어섰고, 토지의 공시지가 총액은 2176조원이나 된다. 그렇다면 어림잡아도 개인은 자산의 60~70%를 부동산으로 갖고 있는 셈이다. 은퇴자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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