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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경수로 청산비용 한국 전담’ 합의…

청와대 보고하고도 반발여론 의식해 ‘비공개’?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한·미·일, ‘경수로 청산비용 한국 전담’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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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비용 내고 자산 처분권 인수

한·미·일, ‘경수로 청산비용 한국 전담’ 합의…
당국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업철수가 결정된 후에도 협상에 진척이 없던 12월말에서 1월초 사이 한국 정부 쪽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청산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는 대신 신포 현장의 자산과 시설에 대한 소유 및 처분권을 넘겨받는다는 방안이다. 그간의 협상이 경수로 사업 주무부처이던 통일부를 중심으로 진행돼왔던 것에 비해, 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논의한 통로는 관계국 외교 당국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미간 협상은 KEDO 집행이사회 미국측 대표를 임시로 맡고 있는 제임스 포스터 국무부 한국과장과 한국의 외교통상부 북미국 간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외교부 차원에서 나온 것인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서 기획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경수로 사업에 미련이 없는 미국과 일본은 한국측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청산비용을 지급하는 대신 확보하게 됐다는 ‘자산 처분권’은 크게 둘로 나뉜다. 우선 인력 철수 이후에도 북한의 반출통제로 현장에 남아 있는 건설중장비와 사무기기 등이다. 여기에는 굴착기(8대)와 지게차(6대), 크레인(9대), 덤프트럭(13대) 등 중장비 93대와 앰뷸런스 1대를 포함한 일반 차량 190대가 포함된다. 컴퓨터 등 사무기기와 통신설비, 의료장비, 시멘트(32t), 철근(6500t), 배관(500개) 등도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55억원 정도다.

다른 하나는 34%가량 건설된 신포 현장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사업 자체에 대한 권리다. 지난해 4월 KEDO는 주계약자인 한전을 통해 현대와 동아, 대우, 두산 등 합동시공단에 보상지침을 내렸고, 이에 따라 현지 시설에 대한 소유 및 처분권은 현재 KEDO로 이관된 상태다. 1월 중순의 외교 당국간 합의는 한국이 이러한 KEDO의 법적권리를 승계하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그간에는 북한과 KEDO가 맺은 협정에 따라 사업이 진행됐지만, KEDO가 공식 해체되는 대신 그 권리와 의무를 한국 정부가 물려받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향후 경수로에 관한 협상은 남북 당국간 테이블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종료 결정 직후 북한은 제네바 합의가 깨진 것은 미국의 책임이라며 추가보상을 요구하고 나섰고, 미국측은 이를 일축한 바 있다. 앞으로는 이 같은 문제를 포함해 경수로 공사를 재개할 것인지, 재개한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까지 완성할 것인지에 대한 일체의 결정을 남북이 논의하게 된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장기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9월 6자회담 참가국들은 “적절한 시점에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공동성명에 합의한 바 있다. 앞으로 6자회담 진전에 따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수로 제공사업이 다시 논의되면, 신포 경수로 현장에 대한 법적 권리를 갖고 있는 한국 정부가 논의를 주도할 수 있으리라는 이야기다.

9·19 공동성명이 발표되자 문안에 있는 경수로와 중단된 신포 경수로의 관계에 대해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미국측 관계자들이 이와 관련해 “신포는 제네바 합의가 깨짐에 따라 이미 수명을 다한 사업”이라는 견해를 흘리며 공사를 재개하는 방안에 대해 회의적인 자세를 보였기 때문. 그러나 한국측이 신포 현장에 대한 권리를 확보함에 따라 새 경수로가 아니라 신포 경수로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당장은 수천억원의 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얻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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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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