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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몰락 이후 대우家 이합집산

부인 : 소그룹 구축, 차남 : 종합레저타운 구상, 장녀 : 대우 미술관 결별, 3남 : 베트남 사업 접고 ‘휴식 중’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김우중 몰락 이후 대우家 이합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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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의 차남 김선협(38)씨는 지난해 3월 아도니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아도니스 골프장 입구의 거대한 스핑크스 상(像)은 김 사장이 1990년 작고한 그의 형(선재씨)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처럼 따르고 의지하던 형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수년 동안 방황하기도 했다. 대우그룹의 전 임원은 “선협씨가 통 기(氣)를 펴지 못하는 것 같아서 가족에게 ‘기 좀 살려주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선협씨는 어머니 정 회장과 함께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과 통화하기 위해 아도니스에 전화를 건 2월 초순, 그는 임원들과 함께 미국으로 출장을 떠나고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그가 벌이려는 종합레저산업 구상의 일환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경기고 동창들은 “말이 없던 김 사장이 최근 사업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입찰에 참여하자 재벌가에서는 이를 선협씨의 대우가(家) 재건과 연관짓기도 했다. 선협씨의 장인은 2002년 별세한 박정구 금호산업 회장. 일각에선 박정구 회장의 동생 박삼구 회장이 현재 금호그룹 회장이라 직접적으로 김 사장을 도와줄 이유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금호가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대우’라는 브랜드는 떼지 않을 것이라는 점, 베트남 건설시장 진출을 노리는 금호가 베트남 신도시 건설에 관여했던 김우중 전 회장의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선협씨와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모녀 갈등’은 없다?

김우중 회장의 장녀 선정(42)씨는 일찌감치 가족과 떨어져 독자적으로 활동영역을 개척해왔다. 이수그룹 김상범(46) 회장의 부인인 김씨는 어머니 정 회장의 소유인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으로 재직하다가 2005년부터 프리랜서로 독립했다. 이를 두고 김씨가 어머니와 불화 때문에 나간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선정씨측은 “그런 기사가 나와 선정씨에게 보여줬으나 ‘사실도 아닌 것을 기사화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 대우 임원도 “선정씨는 예전부터 대우라는 이름 밑에서 일하는 것을 싫어했다”며 “나름대로 구축하고 싶은 자신의 세계와 아트선재센터가 지향하는 방향이 맞지 않아 결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근처에 개인사무실을 내고 전시기획자로 활동한다. 올해 초 그는 대림그룹에서 운영하는 대림미술관의 큐레이터(학예연구관 혹은 전시기획자)로 자리를 옮겼다고 알려졌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림미술관측은 “선정씨는 출근하지 않는다”고 했고, 선정씨측에서도 “대림그룹 이준용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39) 대림산업 부사장과 친분이 있어 미술관 사업을 몇 번 도와준 것이 곡해됐다”고 해명했다.

선정씨는 현재 스페인 출장 중이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기획을 총괄한 데 이어 2007년 개최될 스페인 아트페어의 전시기획자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당장은 외부 프로젝트에 열중하고 있는 셈. 재벌가에선 “그가 가진 이수화학 주식가치만 20억원이 넘는데, 왜 미술관 하나 건립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어쨌든 예전부터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던 그로서는 세계의 예술인들을 상대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행복할 것이다.

김우중 회장의 막내 선용(32)씨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베트남에서 기업을 운영한 적도 있으나 지금은 쉬고 있다고 한다. 박사학위 논문을 끝내지 못해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자녀들은 자신의 아들, 딸들을 데리고 종종 아버지의 병실을 방문한다고 한다. 그러나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보는 것이 마음 편할 리 없다. 세계가 좁다 하고 내달리던 아버지의 몰락을 정면에서 바라보는 것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족들은 그래서 미국으로, 스페인으로, 베트남으로 나가 각자의 일에 미치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신동아 2006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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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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