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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논술

‘웰컴 투 동막골’

포연 속에 피어난 순수한 휴머니즘

  •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웰컴 투 동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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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동막골’

영화 ‘웰컴 투 동막골’ 포스터.

밤을 꼬박 새우고 다음날 낮까지 계속되는 대치상황. 여일은 수건으로 서택기의 비 맞은 얼굴을 닦아주며 천진하게 웃는다. 그런데 아뿔싸. 서택기가 들고 있던 수류탄 안전핀을 가락지인 줄 알고 뽑아 냉큼 도망쳐버린 여일.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모두 어쩔 줄 모른다.

시간은 흐르고 하품은 자꾸 나오고 결국 서택기가 졸음을 못 이겨 수류탄을 놓치고 만다. 급박한 순간 국군장교 표현철이 몸을 던져 수류탄을 감싸안는다. 다행히 수류탄은 불발탄이었다. 이를 본 리수화가 표현철이 들고 있는 수류탄도 불발탄이 아니냐고 빈정거리고 표현철은 수류탄을 곳간 쪽으로 굴려 던진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 눈이 동그레져 땅에 납작하게 엎드렸지만 1초, 2초 시간이 흘러도 폭발음은 들리지 않는다. 어찌된 영문인지 궁금해 고개를 드는 순간 하늘에선 눈송이 모양의 팝콘이 흩날린다. 수류탄이 겨울 양식을 모아둔 옥수수 창고에서 터진 것이다. 팝콘 눈송이라니…. 이 순간만큼은 모두 같은 곳, 하늘을 바라보며 동심(童心)에 젖는다.

모두가 동막골 주민

일단 서로 총을 겨누지 않기로 합의한 군인들은 동막골에서 불안한 동거를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이 곡물 창고가 폭발해 식량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터트리자 리수화 일행은 식량을 채우기 위해 밭에 나가 감자 캐는 일을 돕는다.



한편 스미스는 매일같이 추락한 정찰기에 올라가 고장난 무전기로 자신의 존재를 사령부에 알린다. 사령부는 이 교신을 감지하고 생존을 확인하지만 스미스에게는 사령부의 응답 내용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

남북한 장병들은 서로 티격태격하며 동막골 주민들의 농사도 돕고 놀이도 하며 잠시 전쟁에서 벗어난 삶을 즐긴다.

어느 날 동네 꼬마와 스미스가 숲 속에서 멧돼지를 만나 혼비백산한다. 멧돼지가 방향을 바꿔 서택기를 향해 공격하자 표현철이 몸을 날려 구한다. 이때 다시금 표현철을 향해 돌진하는 멧돼지. 이 상황에서 리수화, 장영희, 문상상, 스미스가 힘을 합쳐 멧돼지를 잡아 바비큐를 만들어 함께 즐긴다. 오랜만에 고기를 포식한 이들은 한층 가까워진다. 리수화와 표현철은 메밀꽃이 점점이 박힌 들판에 앉아 변을 보면서 서로 통성명을 하고 긴장의 끈을 놓아버린다. 멧돼지 사건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벽을 허물며 이들은 점차 ‘동막골’ 주민으로 변해간다.

연합군 사령부에서는 스미스의 마지막 교신점인 동막골을 두고 설전이 한창이다. 미군측은 동막골에 인민군 기지가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폭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군 대령은 불확실한 정보를 토대로 위험을 감행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미군의 주장대로 스미스 구출 작전 준비에 들어가고, 작전 개시 24시간 후 폭격을 하기로 결정한다.

동막골에서는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 남북한 장병과 스미스, 주민들이 어울려 들판에서 풀썰매도 타고 게임도 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연합군은 스미스를 구출하기 위해 폭격 작전을 개시하는데, 공중에서 낙하 잠입한 탓에 동막골 사람들이 불을 밝히고 노는 곳을 적진으로 오인한다. 동막골 사람들이 놀고 있는 곳에 총을 겨누고 접근하는 작전 군인들. 하필 이때 스미스 대위는 할머니를 집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자리를 비운 상태다. 순박한 동막골 주민들이 인솔 미군 장교를 향해 인사하자 그는 “장난인 줄 아나! 빨갱이 새끼들이 내 인내력을 시험해?”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연합군 작전팀의 위협이 계속되자 촌장이 나선다.

“아니 왜 그래 부애가 많이 났소. 자 진정들 해요.”

그러자 군인들은 촌장에게 사정없이 발길질을 하고 머리를 짓이기며 “빨갱이와 대공포를 본 사람은 나와!” 하고 위협한다. 나이 지긋한 촌장이 피를 물고 쓰러진 모습을 보고 울컥한 표현철과 리수화는 군인들에게 달려들어 총을 뺏고 작전 군인들을 사살한다. 잠시 불길한 정적이 흐르고. 저만치 떨어진 곳에 여일이 쓰러져 있다. 그는 총 맞은 배를 가리키며 “여가… 뜨구와… 마이 아파” 하며 숨을 거둔다.

생포된 국군은 자신들은 스미스를 구출하기 위해 왔고 곧 마을을 폭격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동막골을 구하기로 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작전을 구상한다. 우선 추락한 수송기에 있던 무기와 화약을 이용해 동막골이 아닌 다른 곳에 대공포 기지를 만들어 그곳으로 폭격을 유도하기로 작전을 짠다.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동막골을 떠나는 여섯 군인과 동막골 주민들은 이별의 정을 나눈다. 주민들은 이들이 자신들을 위해 사지(死地)로 떠나는 줄도 모르고 또 오라며 몇 번이고 작별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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