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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 소동기 변호사의 골프 생각

소년의 호기심으로,첫 인사 드립니다

  • 소동기 변호사, 법무법인 보나 대표 sodongki@bonalaw.com / 일러스트·박진영

소년의 호기심으로,첫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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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아직도 골프를 잘 모릅니다. 한동안 골프가 잘 되어 이제는 어떤 경지에 이른 게 아닐까 자랑하려는 마음을 먹으면, 또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르게 골프가 잘 안 되는 경우를 자주 경험했습니다. 그럴 때면 골프에 쏟아 부은 정성을 익히고 싶은 판소리에 기울였더라면 아마도 지금쯤은 명창의 반열에 올랐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투덜대며 골프를 알게 된 것을 후회하곤 했습니다. 그런 날에는 골프장에 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캐디백을 아파트 베란다에 내동댕이치면서 골프를 그만두겠노라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도 사나흘이 채 지나지 않아 식구들 몰래 다시 캐디백을 가지러 베란다로 가곤 합니다. 베란다로 나가면서 “골프는 내게 있어 공기나 물과 같은 모양이다. 평상시에는 아무런 값어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이르거나 깊은 명상에 잠기면 내 삶에 있어서 골프가 생명 유지의 관건 중의 하나임을 깨닫는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가 된 모양이다”라고 중얼거립니다. 그러니 비록 100타를 넘게 친다고 할지라도 어떻게 골프를 그만둘 수 있겠습니까.

이런저런 이유로 저의 골프실력은 보잘것없으며 또한 골프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또 누군가가 제게 골프에 대해 말을 걸어오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앞섭니다. 이런 제가 얼마 전 ‘신동아’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았습니다. 거듭되는 부탁에 결국 저는 쓰겠노라 승낙하고 말았습니다.

탑을 세우는 마음

글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니 앞으로 어떤 글을 써야 할 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잠시 “골프를 보면 볼수록 인생을 생각한다. 아니 인생을 보면 볼수록 골프를 생각한다”는 영국의 골프 평론가 헨리 롱허스트의 말을 묵상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막내여동생이 여고생일 무렵에-그러니까 벌써 사반세기 전입니다-제가 보낸 편지에서 인용했던 글을 떠올려봅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나누게 될 골프에 관한 이야기도 대략 이러하지 않을까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완성하는 것은 탑을 세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커다란 탑을 세운 사람이 있습니다. 아주 조그마한 탑을 세운 사람도 있습니다. 또 거의 완성되어 가는 것을 도중에서 그만 포기해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높은 탑도 있고 낮은 탑도 있으며, 가느다란 탑이 있는가 하면 훤칠한 탑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탑, 보기 싫은 탑, 균형이 잘 잡힌 탑, 좌측으로 기울어진 탑, 우측 어깨가 올라간 탑, 그리고 구부러진 탑, 혹은 아주 엉터리로 만들어진 탑도 있습니다.”

신동아 200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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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 변호사, 법무법인 보나 대표 sodongki@bonalaw.com / 일러스트·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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