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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21세기 중국 문화 8 - 건축

수입 건축물 등살에 몸살 앓는 ‘위·촉·오 건축 DNA’

  • 김석철 명지대 교수·건축학 archiban@kornet.net

수입 건축물 등살에 몸살 앓는 ‘위·촉·오 건축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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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건축물 등살에 몸살 앓는 ‘위·촉·오  건축 DNA’

중국 베이징에 있는 이화원의 전경.

석 달 만에 불태워진 아방궁

아편전쟁 때 서구 열강이 중국을 침략해서 개방을 강제했다. 강제 개방된 상하이, 톈진, 홍콩, 샤먼, 마카오 다섯 항구에서 중국의 근대화가 시작됐다. 아편전쟁 이전까지 중국에서는 흔들리지 않고 춘추전국시대의 문명이 그대로 반복돼왔고, 건축과 도시는 하·은·주의 고대 왕국과 춘추전국시대의 것들이 그대로 한나라, 당나라로 이어졌으며, 몽골과 청나라가 지배한 500년 동안에도 원형이 유지됐다. 결국 중국 건축을 안다는 것은 중국의 고대 건축을 아는 것이며 현대 중국 건축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에서 도시와 건축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피라미드나 그리스 신전이 현재까지 남아 있고, 페르폴리스 궁전, 크레타섬의 유적, 로마의 포로로마노는 원형을 추측할 수 있을 만큼의 잔해가 있다. 독일의 쾰른 대성당은 600년 동안 지어졌지만 진시황이 지은 세계 최대의 궁전인 아방궁은 2년 만에 완성한 것을 항우가 석 달 동안 불태워 없앴다.

서양의 건축은 위로 쌓는 조적조의 집이다. 하나하나 쌓아 올리기 때문에 집 위에 집을 덧지을 수 있다. 런던의 세인트폴 사원은 옛 사원 위에 덧지은 건축이고, 베드로 성당 아래에도 옛 사원이 남아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세워진 집 위에 집을 덧짓고 집의 용도를 바꿔 1000년 동안 다시 사용한다. 건물의 외피인 피라미드나 판테온의 대리석 등은 뜯어서 다시 사용했지만, 원래의 건축물을 파괴한 뒤 새로 짓지는 않았다. 유럽 사람들은 인간이 사는 도시가 영원하기를 바란다. 옛 건축과 현대 도시의 공존은 그들에게 큰 자랑이다.

그러나 중국의 고대 건축 가운데는 온전히 남은 것이 거의 없다. 중국에서 도시와 건축은 영원의 대상이 아니다. 아방궁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었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다. 중국은 새로운 도시를 지을 때 이전 도시의 건축들을 뜯어간다. 중국 건축은 목재조립식이기 때문에 옛집을 분해해서 그 부재로 새집을 지을 수 있다. 당나라가 장안성을 지을 때도 수나라 장흥성의 건축물을 해체해 옮겨갔다. 중국은 목재를, 유럽은 석재를 건축의 주재료로 하는 것은 삶에 대한 중국인과 유럽인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지상의 자연보다 하늘의 자연

유라시아 대륙을 대표하는 3개의 도시는 유럽 문명의 콘스탄티노플과 중동 문명의 바그다드, 그리고 중국 문명의 장안성이다. 콘스탄티노플은 바다의 흐름과 토지의 형상을 이용해 자연과 어우러지는 데 주안점을 두고, 바그다드는 주변 자연보다는 해와 달과 하늘과 연관된, 방위 이외에는 지상의 어떤 요소도 고려하지 않은 사막 한가운데에 선 원형도시다. 사각의 장안성 역시 바그다드와 같다. 다른 것이 있다면 물의 흐름을 도시 건설에 부분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흔히 동양 건축은 자연과 융화하고 서양 건축은 자연을 거스른다고 특징짓는다. 그러나 정작 서양 문명을 대표하는 도시들은 자연 지세를 최대한 이용한 데 반해 중동이나 아시아 문명, 특히 중국 문명의 도시는 지상의 자연보다 하늘의 자연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즉 바람과 물의 흐름보다 방위와 하늘을 더 중요하게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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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철 명지대 교수·건축학 archiban@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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