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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특목고 검은 거래 현장고발

“시험문제 유출 약속한 외고 교장, ‘거래’ 당일 더 세게 베팅한 학원에 넘겨”

  •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학원가-특목고 검은 거래 현장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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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특목고 검은 거래 현장고발

2007년 10월30일 치러진 김포외고 입시문제를 사전에 빼돌려 학생들에게 배포한 서울 목동 종로엠학원.

신생 특목고는 사활을 걸고 학생 모집에 열을 올린다. 졸업생이 없어 대학 진학률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는 학교일수록 학원과의 밀착관계가 심하다. 김포외고가 대표적인 예다.

온 사회를 경악케 한 김포외고 일반전형 입시문제 유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김포외고 시험 당일인 2007년 10월30일 목동 종로엠학원 수강생 120여 명이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학원측은 이 학생들에게 프린트물을 나눠줬는데, 여기에 있는 문제 중 상당수가 김포외고 입시에서 그대로 출제됐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데는 학생들이 주고받은 몇 마디가 실마리가 됐다.

시험 도중 쉬는 시간에 남학생 몇 명이 “아침에 (버스에서) 나눠준 문제하고 똑같지 않냐”고 말하는 것을 한 여학생이 우연히 들은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여학생은 시험이 끝난 뒤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을 품게 됐고, 또 다른 김포외고 지망생과 11월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김포외고 일반전형 문제사건 해명 시위’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이후 시험 당일 버스에서 프린트물을 접한 학생 2명의 양심고백이 이어졌고 교사와 학원의 검은 연결고리는 학생들에 의해 꼬리가 밟혔다.

김포외고 입학시험 문제는 통째로 유출됐다. 유출된 문제는 학원뿐 아니라 불구속 입건된 교복 납품업자 박모(42)씨 외에 또 다른 학부모들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한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양천구 목동 종로엠학원 강사팀장의 컴퓨터와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 메모리 등에 대한 복구작업을 벌인 결과 유출된 문항 수는 당초 알려진 38문항이 아닌 53문항으로 확인됐다고 11월30일 밝혔다. 김포외고 입시에는 모두 80문항이 출제됐으며 이 중 20문항은 영어듣기였다. 경찰은 유출된 문항 수를 축소해 허위 진술한 이 학원 강사팀장 이모(36)씨 등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 엠학원으로부터 문제를 넘겨받은 학부모 임모(53·여·교수)씨와 이모(47·회사원)씨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임씨 등은 김포외고 입학시험 날인 10월30일 새벽 목동 종로엠학원장 권모(41·구속)씨의 연락을 받고 자녀들을 학원으로 데려가 유출된 문제를 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임씨 등은 “실제 출제될 문제가 아니라 예상문제인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학교와 거래 안 하면 적중률 떨어져”

일부 학원이 일부 특목고와 손을 잡는 것은 한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특목고 입시 문제를 빼내 특목고 합격생을 다수 배출하면 특목 전문학원으로 단번에 소문이 난다. 학원에 수강생이 몰려드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특목 전문학원의 경우 특목고 합격생의 많고 적음이 학원 운명을 결정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학부모와 학생이 학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이 바로 ‘몇 명을 입학시켰다’고 하는 실적이기 때문이다.

2007년 10월, 경기도 소재 한 외고 교장은 모 특목학원 원장과 문제 유출을 사전에 합의했다. 원장이 입시문제를 받기로 한 날은 외고 입학시험이 치러지기 직전인 10월○○일. 거래액은 ○○○○만원. 그러나 거래 당일 교장은 원장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원장의 입에 침이 말랐고 속이 바짝 타들어갔다. 원장의 거듭된 전화에도 교장은 응하지 않았다. 며칠 지나지 않아 다른 학원 원장이 교장에게 자신이 제시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지급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허탈해했다고 한다.

이 사건 내용을 잘 아는 모 인사는 “문제 유출은 학원 내에서도 아주 은밀하게 진행된다”며 “유출된 문제는 대체로 시험 하루나 이틀 전에 마지막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되는데, 다른 문제들과 적절히 섞어놓고는 집중적으로 풀게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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