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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리포트

“막강 세력(총리 장관 수석)에 실리(차관 실·국장)도 넓힌 바둑판”

박근혜 정부 ‘성균관대 파워’ 쑥쑥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막강 세력(총리 장관 수석)에 실리(차관 실·국장)도 넓힌 바둑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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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성대’의 경쟁력

법조계의 성대 강세도 두드러진다. 성균관대 법학과 출신인 위철환 변호사는 지난 1월 사상 처음 직선제로 치러진 제47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됨으로써 일찌감치 법조계의 성대 약진을 예고했다. 이후 4월 5일 단행된 검찰 검사장급 인사에서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검사장급 이상 법무부, 검찰 자리 61개 가운데 3개(황교안 법무장관, 오광수 청주지검장, 윤갑근 1차장)를 성대 법학과 출신이 차지했다. 서울대의 34명, 고려대의 9명에 비해선 미약하지만 연세대(2명)보다는 1명 더 많다. 나머지 대학 중에는 한양대와 경북대가 각 1명씩 포함되는 데 그쳤다. 연세대와 한양대는 노무현 정부 때 법조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검찰 고위간부로 근무했던 서울대 출신 새누리당 A 의원은 “앞으로 5년 동안 검찰 인사 때마다 성대 출신이 계속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시절 법조계의 고려대 파워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대, 검찰 출신 새누리당 B 의원은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사법처리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던 중 “성대 파워가 대단한 것 같더라”고 말했다. 서울대를 졸업한 김 전 차관을 ‘보호’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뉘앙스가 느껴졌다.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온 곳은 적지만,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성대 학맥이 대체로 약진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한 기관이 지난 5월 본부에 근무하는 장·차관과 실·국장급 24명의 출신학교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와 성대 출신이 각각 6명과 5명으로 집계돼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한 공직자는 “바둑으로 치면 세력(총리, 장관, 수석)이 막강해진 가운데 실리(차관, 실·국장)도 확대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성대 출신이 박근혜 정부에서 초반 약진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성대를 졸업하고 현 정부에서 핵심 요직을 맡고 있는 고위공직자 C 씨는 ‘후기대 출신의 경쟁력’에서 답을 찾았다. 다음은 C 씨와의 일문일답.



▼ 성대 출신이 경쟁력이 높다는 뜻인가.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 국정을 이끌고 있는 성대 출신들은 대학입시가 전기와 후기로 나뉘어 있을 때 후기인 성대에 입학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점수가 불과 몇 점 모자라 전기인 서울대에 못 갔을 뿐이지 다른 전기 입시 학교였던 고려대나 연세대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정·관계에서 성대 출신은 대체로 조용한 편이었는데.

“이른바 SKY가 세력화해가는 사이에 성대 출신은 뭉치지 못하고 묵묵히 자기 일만 열심히 해 왔다.”

“너무 쏠려 인사 역풍 걱정도”

“막강 세력(총리 장관 수석)에 실리(차관 실·국장)도 넓힌 바둑판”

성균관대 출신 정홍원 국무총리(왼쪽)와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무회의장에 들어가고 있다.

▼ 박근혜 정부에서 변화가 생긴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일단 SKY에서 자유롭다. 박 대통령은 학벌보다는 전문성을 갖고 성과를 올리는 인물을 선호하는데 이런 점에서 성대 출신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 개인별로 발휘해온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고, 그중에 우연찮게 성대 졸업생이 많은 것뿐이다.”

▼ 성대 출신들끼리 자주 모이나.

“모임이 거의 없었다.”

이어 C 씨는 “대통령직인수위 때 초기 인선을 해보니 성대 출신에 너무 쏠려 ‘인사 역풍(逆風)’ 걱정도 나왔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그렇게 짠 것이 아니므로 여론에 신경 쓰지 말자는 말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C 씨의 ‘후기대 경쟁력론’에 대해서는 정치평론가인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도 대체로 동의했다. 다음은 황 수석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성대 약진 현상을 ‘학연(學緣)’의 결과로 보는 것은 단견이다. 이들 대부분이 각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 이들이 고시에 합격할 당시엔 서울대 출신이 합격자의 70~80%를 차지했다. 이런 환경에서 20년 이상 인정받다가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면 능력 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동안 서울대 출신들이 요직을 점유해온 게 사실이다. 서울대 학연에 의해 인재 등용에 왜곡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

황 위원은 이어 “중요한 것은 국가경영의 조타수로 나선 인물들이 어느 학교, 어느 지역 출신인지를 따지는 일이 아니다”며 “실제 이들이 각자 조직을 장악하고 국리민복을 위해서 실효성 있는 결과물을 내고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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