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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民主情事’ 돕는 명랑완구”

성인용품업계 첫 ‘벤처’ 엠에스하모니 이준 대표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民主情事’ 돕는 명랑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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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보는 어떻게 했나.

“성인용품은 홍보할 공간이 없다. ‘19금’이라 일반 사이트에선 노출이 안 되기 때문에 직접 홍보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성인 네티즌의 시선을 끌기 위해 ‘진보 호색적 성인커뮤니티’란 타이틀로 남로당(남녀불꽃노동당)이란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당시 인터넷 딴지일보가 성인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어 패밀리 사이트로 들어갔다. 판매도 별도 사이트를 만든 게 아니고 딴지일보에서 운영하는 딴지몰에서 했다.”

▼ 그런데 왜 딴지일보와 결별했나.

“딴지일보는 성인 사이트도 아니고 정치담론이 강했다. 상업적 성격이 강한 우리로서는 딴지일보의 그런 점이 부담스러웠고, 딴지일보도 우리를 부담스러워했다. 강성 네티즌들로부터 이런 것까지 팔아야 하냐는 비난이 일었다. 그래서 독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2005년 성인용품 쇼핑몰 부르르닷컴을 오픈했다.”

바이브레이터 수입 소송



▼ 성인용품을 파는 쇼핑몰이 합법적으로 가능한가?

“전혀 문제없다. 세무서에 성인용품이란 코드가 있다. 전자상거래 등록만 하면 된다. 전에는 도매상에서 물건을 가져다 팔았는데, 부르르닷컴을 시작하면서 해외에서 직접 수입했다. 무역업자가 된 것이다.”

▼ 성인용품이 합법적으로 수입이 가능하다?

“수입을 하려는데 처음엔 관세청에서 허가하지 않았다. 2007년 여성용 바이브레이터 수입 허가를 놓고 소송을 했다.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물품은 수출 또는 수입할 수 없다’는 관세법 규정에 대해 ‘여성용 자위기구는 부부 간의 원만한 성생활을 돕는 구실을 하고 자위행위 자체가 선량한 풍속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내 주장이었다.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끝에 2009년 승리했다. 2010년엔 남성용 자위기구 건도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 그전엔 다른 수입업자들은 어떻게 들여온 것인가.

“그건 알 수 없다. 우회적인 방법으로 들여오지 않았을까 싶다. 섹스토이란 정확한 용도로 수입을 합법화한 것은 내가 처음이다.”

▼ 우회적으로 수입하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굳이 소송까지 한 이유는.

“성인용품 양성화를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2007년 세계 성인용품 현황도 확인할 겸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성문화 전시회인 ‘비너스’라는 성인용품 박람회를 찾았다. 가히 신세계였다. 분위기부터 우리의 매장과는 판이했다. 정장 차림의 종사자들 얼굴에서 자긍심이 느껴졌다. 멋지고 아름다운 제품이 즐비하고 마트에 진열해놔도 손색없을 만큼 전혀 음란해 보이지 않은 것도 많았다. 성인용품이 음지의 사업이 아니라 국제적인 비즈니스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법이 말하는 ‘음란성’의 기준, 관세청이 말하는 ‘풍속 저해’의 기준을 법적으로 따져보고 싶었다. 물론 음란성은 규제해야 하고, 미풍양속을 해치는 것도 규제해야 한다. 무분별한 성인용품 수입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이해한다. 하지만 규제 기준이 명확해야 하고 사회 통념에 최대한 부합해야 한다고 보았다.”

▼ 제조업까지 손을 댄 이유는.

“우리나라는 성인용품 시장 규모도 작은 데다 규제가 많아 사업하기 힘들다. 차라리 외국에 진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려면 우리 브랜드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생각지도 않았던 제조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솔직히 성인용품 산업의 ‘풀 라인’을 세팅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쉽게 말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부품회사, 철강회사, 판매회사 등 자동차산업의 모든 라인을 갖췄다. 나도 성인용품의 제조, 유통을 하나의 라인으로 만들고 싶었다. 궁극적으로는 성인용품 왕국을 만들고 싶었다.”

▼ 그래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세계적으로 히트한 성인용품들을 보면서 ‘이런 건 우리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가격은 비싼데 원가가 얼마 안 들어가는 것 같았다. 쉽게 시작했다가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 번 돈을 다 까먹었을 정도로 투자비가 엄청 들었다.”

▼ 성인용품도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은 섹스리스 문제가 심각하다. 그래서 남성용 자위기구가 많이 팔린다. 하지만 세계시장을 놓고 보면 바이브레이터 시장이 더 크다. 우리는 바이브레이터를 혼자 자위할 때 사용하는 기구로만 생각하지만 서양에서는 그렇지 않다. 커플이 서로 애무할 때 주로 사용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시장을 노리고 바이브레이터 개발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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