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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교육 이념 전쟁

“파괴적 경쟁교육 타파는 시대적 요구”

<인터뷰> ‘진보 지식인’ 조희연 서울교육감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파괴적 경쟁교육 타파는 시대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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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고 전성시대를 만들려면 대학 입시제도가 먼저 변화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입시 성적 위주의 대입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고등학교까지 관장하는 현재 교육감의 역할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게 교육감의 한계고. 그렇기에 현재의 대학 시스템, 법적 시스템 안에서 교육 개혁을 시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교육감협의회가 대중의 지지를 얻고, 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더해지면 가능합니다. 교육 개혁이 실현된 이후 대학과 사회에 대한 개혁까지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봅니다.”

▼ 자사고와 함께 ‘귀족학교’로 주목받는 것이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입니다. 그런데 특목고는 폐지 대상이 아닌가요?

“특목고는 외고, 과학고, 영재고 등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특수한 교육 목적을 위해 가는 학교입니다. 물론 외고의 경우 현재 ‘신흥 입시 명문’식으로 바뀌고 있어 문제지만 자사고와는 전혀 다릅니다. 과학고는 과학영재를 키우고 외고는 국제, 외국어 전문 엘리트를 키우는 학교로 제 역할을 하도록 감시할 계획입니다.”

▼ 일부에서는 “조 교육감의 두 아들이 외고 출신이라 특목고는 두고 자사고만 폐지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가장 큰 문제가 자사고이기 때문에 자사고부터 해결하려는 겁니다. 이후 특목고, 특히 외고 문제도 검토할 것입니다.”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 돼야”

▼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등이 시작한 ‘혁신학교’를 계승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실 혁신학교에 대한 비판도 많아요. “교사와 교장이 평등하다”는 원칙이 실현 가능할까요?

“혁신학교는 시작된 지 얼마 안 됐으니 이제 기초를 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 혁신학교를 ‘시즌 1’이라고 본다면, 저는 그 성과를 계승해 질적으로 심화하는 ‘시즌2’를 하겠다는 겁니다. 혁신학교는 무조건 특정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교사의 자발성, 헌신성에 기초합니다. 기존 획일적, 기계적, 비민주적인 학교 문화 대신에 교장-교사-학생이 새로운 관계를 맺고, 학생의 자율성·자발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실험하는 겁니다.”

▼ 임기 내 혁신학교가 얼마나 확대될까요?

“저는 역설적으로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혁신학교의 문화가 모든 학교로 확대될 때, 혁신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될 때 우리 일반고가 선진화하는 거죠.”

▼ 현재 혁신학교 학력 저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던데요. 특히 고교를 중심으로.

“혁신학교에 대한 불만 중 하나가 그거죠. 초등학교 혁신학교는 굉장히 인기가 많아서 그 주변 전셋값까지 영향을 준다고 하지만, 고등교육으로 갈수록 대학입시 압력 때문에 혁신학교 기풍이 죽는 것이 사실입니다. 혁신학교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궁극적으로는 대학 개혁이 필요하죠. 하지만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혁신학교는 현재까지 학력, 수월성 교육에 치중하던 것을 전인교육, 인성교육 방향으로 진행시키는 과정입니다. 혁신학교를 통해 새로운 실험을 하고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확산되며 성적이 향상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혁신학교 예산 확대

▼ 한 인터뷰에서 “1년 혁신학교 예산을 학교당 최대 1억5000만 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문용린 전 서울교육감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많습니다.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1월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올해 학교당 4000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했고요.

“본래 그 정도 수준(1억5000만 원)이 혁신학교 만드는 데 필요한 적정 비용입니다. 혁신학교는 말 그대로 학교 자체를 리모델링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 수반이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정책 사업을 면밀히 검토해 정책별 예산 투입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것입니다. 혁신학교의 양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질적 확대에 더 주목할 겁니다.”

▼ 그렇다면 교육감께서 이행하실 혁신학교는 ‘곽노현, 김상곤의 혁신학교’와 어떻게 다른가요?

“이전의 혁신학교는 학교 문화를 혁신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시행할 ‘시즌2’는 질적으로 더욱 심화되고 다양화될 겁니다. 개별 학교가 아니라 지역별 네트워크 체계도 필요하고, 혁신 초·중·고 연계도 구축해야죠. 교육 내용적인 혁신도 필요합니다. 종합적인 창의교육의 틀에서 학교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보완하며 다양화, 심화하려고 합니다.”

▼ 문용린 전 교육감이 시행한 ‘거점학교’는 어떻게 되나요? (거점학교란 지역별 예체능 특성화 학교를 선정해 주변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하는 제도다.)

“일정한 긍정적 성과가 있고 취지도 좋아 무조건 폐지하진 않을 겁니다. 사실 혁신학교, 일반고 전성시대 등의 방향과 일치하는 부분도 있어 그 나름의 성과를 발전시킬 방안을 찾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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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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