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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문제 제기 박지원 “만만회는 소설 아니다”

청와대 ‘문고리 권력’ 실체

  •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최초 문제 제기 박지원 “만만회는 소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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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들고 나간 적 있다”

정윤회 씨는 1998년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첫 입성했을 때 정가(政街)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의원회관 주변에서 ‘정윤회 비서실장’으로 불렸다. 국회 보좌진 직제에 ‘비서실장’ 직함은 없다. 박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일 때 비서실장을 했기 때문인지 의원회관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다.

‘정 실장’은 당시 박근혜 국회의원의 공식 참모진을 꾸리면서 이춘상·이재만 보좌관, 정호승·안봉근 비서관을 채용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했다. 정 비서관은 고려대 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의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안 비서관은 박 대통령에게 달성 지역구를 물려준 김석원 전 의원의 수행비서를 하다가 보궐선거 때 합류했다. 고인이 된 이춘상 보좌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이 지금의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이다.

문창극 전 총리 내정자가 지명됐을 때 정가에선 ‘정윤회의 작품’이란 말이 나돌았다. 정씨가 서울고를 나왔고 고교 선배인 문 전 내정자를 박 대통령에게 천거했을 것이란 추측이었다. 그러나 정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은 서울고 출신이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이 비서관이 서울고를 나왔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7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비서관을 정조준했다. 그는 “이 비서관이 종종 청와대 서류를 싸들고 청와대 밖으로 나간다는 소문이 사실상 확인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서 인사 실무 업무도 맡는 이 비서관이 정부 요직 인사 자료를 그림자 실세인 정윤회 씨에게 ‘보고’하러 다니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였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추궁을 받자 이 비서관은 “밤에 청와대 밖으로 서류를 들고 나간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필자는 이 비서관의 얘기를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문자메시지로 ‘인사와 관련한 야당의 공세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며 통화를 요청했지만 역시 답신이 없었다.

현재 청와대 인사위원장은 김기춘 실장이다. 인사위원회 실무책임자는 김동극 인사지원팀장(2급 선임행정관)이다. 청와대 시스템이 아닌 비선이 인사에 개입하는 데 따른 불만도 있을 법했다. 그러나 김 팀장도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 비서관에게 보낸 것과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에 대한 답신이 없었다.

“도대체 비서실장이 뭐 하는지”

박 대통령 비선의 국정개입 의혹은 지금으로선 설(說)만 무성할 뿐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의혹의 실마리를 풀고자 ‘만만회’의 인사개입 의혹을 처음 제기한 박지원 의원을 7월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의원은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의 정점에 커튼 뒤의 정윤회 씨가 있다는 뉘앙스로 얘기했다.

▼ 정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3인방과) 접촉이 없다. 인간적인 정의(情誼)로 보면 이들이 나에게 연락하는 게 도리인데, 나는 섭섭하다’고 했는데요.

“지금도 정씨와 3인방이 서로 연락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 정씨는 ‘만만회는 소설’이라고 했는데요.

“제가 말한 건 ‘만만회’가 굳이 셋이 앉아서 조직적으로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전반적으로 비선이 인사에 개입한다는 말이 나돈다는 얘기였죠. 그걸 ‘증거를 내놓아라’ ‘소설이다’고 말하면 안 되죠. 소설도 소설 나름이지….”

▼ 증거는 없지만 정황상 그렇다는 건가요.

“저는 그렇게 알고 있어요. 그게 아니면 국민이나 언론에서 관심을 갖겠어요?”

▼ 비선이 인사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 개입한다고 보나요?

“아무래도 그러지 않겠어요? 역대 대통령도 비선이 다 있었죠. 김영삼 정부 시절 문고리 권력인 장학로 부속실장이 재벌 회장들의 대통령 면담 시 자리배치 권한 행사 등으로 돈을 받은 비리가 있었고, 당시 비선 조직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건 천하가 다 아는 사실 아닌가요. 물론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동교동 가신그룹이 있었죠. 노무현 정권의 386친노그룹, 이명박 정권의 영포(영일·포항)라인도 다 마찬가지였죠.”

박 의원은 “영포라인의 경우도 내가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했는데, 처음에는 실체를 부인하다가 나중에 다 드러나지 않았느냐. 박근혜 정부 비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 어느 정권에서든 비선 조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인가요?

“비선 자체가 나쁜 게 아니죠. 순기능이 있는데, 잘못하면 역기능이 되는 거죠. 비선이 국정을 농단하고 전횡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조정하고 통제해야 하는데, 그 일은 청와대 비서실장이 해야죠. 하지만 지금은 (비선의 개입으로) 매번 인사 참극이 일어나는데, 도대체 비서실장이 뭘 하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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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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