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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시절 선수 스카우트하면서 ‘바닥’ 배웠다”

‘농신(籠神)’ 유재학

  • 이영미 |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22@maver.com

“코치 시절 선수 스카우트하면서 ‘바닥’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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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귀화가 정답”

▼ 2013년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만을 꺾고 16년 만에 농구월드컵 출전을 확정 지은 후 외국인 선수의 귀화를 주장했다. 물론 현실로 이뤄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아시아권 팀들이 귀화 선수를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것이 보편화해 있다는 것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치르며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농구의 고질적 약점인 높이와 파워를 해결하려면 외국인 선수의 귀화가 정답이었다. 그러나 현 방열 농구협회장 이전의 회장단 및 관계자들은 귀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았다.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귀화 선수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또한 언론에서 우리가 외국 팀과 평가전을 많이 치르지 않는 것과 관련해 문제 제기를 했다. 하지만 우리가 하고 싶다고 그런 평가전이 꾸려지는 게 아니다. 행정은 협회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방열 회장이 부임한 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급조한 느낌이 들지만, 국내에서 외국 팀을 초청해 국제대회도 치렀다.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가 뉴질랜드 대표팀을 초청해 경기를 치렀다. 그런 경험이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 2014년 8월 참가한 스페인 농구월드컵에서 5전 전패의 아픔을 맛봤다. 강팀과의 대결을 통해 한국 농구의 현실을 절감한 선수 중 일부가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 게 아니냐며 좌절했다는 얘기도 들리더라.



“결과는 참담했지만, 그 대회의 경험은 코칭스태프와 선수 모두에게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언론에서 ‘아시안게임을 위한 전초전’이란 표현을 쓰더라. 결단식을 앞두고 우리와 같은 조에 속한 앙골라, 멕시코의 경기 영상을 보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농구월드컵에 올인하는데 우린 아시안게임 전초전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솔직히 창피하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농구월드컵 출전을 아시안게임을 위한 경험 쌓기라든지 전초전으로 여기지 않고 최선을 다해 승부를 걸기로 한 것이다. 선수들과 ‘꼴찌를 하더라도 세계무대에 섰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배운다는 자세로 뛰자’고 약속했다. 아시안게임은 생각하지 말고 월드컵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KBL도 거친 몸싸움 허용해야”

▼ 농구월드컵을 통해 얻은 성과가 있다면.

“세계 농구의 흐름을 알 수 있었다는 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만 성적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외국 팀과 맞붙을 때 전반전까지 잘하다 후반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 이유가 뭘까. 몸싸움이다. 체격이 좋은 선수들과의 몸싸움에 대한 연습과 준비가 덜 돼 있다보니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상대 팀 선수들은 늘 그런 상황에서 훈련하고 게임도 치르지만, 우리는 프로농구연맹(KBL) 룰에 의해 몸싸움을 많이 허용하는 경기를 못 하다보니 국제대회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치면서 뛰는 데 부담을 갖는다. 5전 전패를 하며 비참함을 곱씹은 부분이 아시안게임 때 효과를 봤다. 어느 팀과 맞붙어도 선수들이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 아시안게임에선 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가장 인상적인 경기가 필리핀전과 결승에서 붙은 이란전이었는데, 이란 전은 준비한 대로 경기가 흘러간 반면 필리전은 경기 내내 변수가 많았다. 슛이 그런 식으로 들어간 것은 한마디로 ‘미친 득점’이었다. 필리핀전을 치르면서 경기를 지배하는 다른 뭔가가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

한국은 필리핀의 빠르면서도 조직적인 플레이에 고전했다. 3점 슛만 16개를 허용하며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2쿼터까지 44-51로 뒤졌고 3쿼터에서는 전의를 상실한 모습도 보였지만, 맹추격에 나섰다. 문태종이 종료 5분 35초를 남기고 2득점에 성공해 84-82로 전세를 뒤집었고 88-89로 뒤지던 상황에서 경기 종료 59.4초를 남기고 양희종이 3점 슛을 꽂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 소속팀에 5개월 넘게 자리를 비웠다. 감독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선수들이 훈련을 잘 소화한 것 같다.

“난 선수들이 이렇게 잘해줄지 몰랐다. 내가 없는 사이에 농구가 많이 늘었다. 김재훈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비(非) 시즌 동안 내가 주문한 숙제를 완벽하게 해놓았다. 시스템을 다 만들어놓았기에 주어진 대로 숙제만 하면 됐지만, 코치들 처지에선 꽤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대표팀 차출로 팀을 나온 양동근의 공백은 내가 없는 것보다 더 컸을 텐데 그 부분도 잘 대응한 듯하다.”

▼ 올 시즌 11연승을 달리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펼쳐왔다. 비결이 뭔가.

“챔피언이 되려면 여러 가지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올 시즌은 운이 따르는 편이기도 하다. 연승 중에 패할 뻔한 경기가 있었는데, 상대 팀의 주요 선수가 부상당하면서 분위기가 우리한테 넘어온 적도 몇 번 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늘 불만족스럽다.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게 많지 않아서다. 다른 해와는 달리 올 시즌은 팀마다 연패도 많고 연승도 많다. 그만큼 기복이 심하다. 다른 팀의 준비 부족이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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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22@m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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