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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속도 조절로 골목상권 더 유지해야”

김종국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속도 조절로 골목상권 더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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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유통업계 횡포 여전

“속도 조절로 골목상권 더 유지해야”

2014년 1월 경기 군포시의 한 빵집에 들러 주인 고재영 씨와 사진 촬영을 한 김종국 사무총장.

▼ 2013년 6월 동반위 사무총장을 자청했다고 들었다.

“현장에 더 자주 나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돕고 싶어서였다. 동반위의 모태가 된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설립을 내가 기안했다. 재단 설립을 위한 1, 2차 준비회의에도 참여했다. 이후 재단이 설립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반위도 재단 산하조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이명박 정부 때 독립조직으로 재출범). 이렇듯 동반위와 남다른 인연이 있는 데다, 아직 동반성장 문화가 성숙하지 않아 내가 할 일이 적잖게 남았다고 생각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출범의 모태가 된 소상공인지원센터와 시장경영지원센터 등도 김 총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그는 분투하는 소상공인을 격려하려 매주 한두 번은 그들의 가게를 찾는다. 2014년 1월 17일 경기 군포시의 한 빵집에 들렀을 땐 주인 고재영 씨와 사진을 찍었는데, 고씨는 그날 오후 ‘고재영 빵집의 모든 이야기’라는 네이버 블로그에 ‘동반성장위 김종국 사무총장님이 다녀가셨어요. 응원해주시고 직원들을 위해 빵도 한아름 사서 가셨습니다. ‘페친(페이스북 친구)’이라 그런지 어제 본 것같이 반가웠습니다. 동네 소상공인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주신답니다’라고 적었다.

▼ 대기업의 골목상권 위협이 예전보단 덜하다지만,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온도 차는 각자의 처지에 따라 다를 텐데.



“지갑이 닫혀 내수경기가 좋지 않은 건 세계경제의 전반적 흐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심각한 우리나라 자영업의 과밀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시대적 변화도 기존 자영업자에게 불리하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속옷을 파는 상인은 장사가 잘되지만, 오프라인에서 란제리를 파는 사람은 반대다. 떡볶이보다 치킨바, 빵보다 샌드위치, 빈대떡보다 피자를 더 많이 먹지 않나. 전통 방식의 자영업자들은 이런 시간과의 싸움에 허덕이며 점차 사회취약계층으로 전락한다. 대기업의 과도한 골목상권 진출로 영업 터전을 잃은 이들을 국민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 지속적인 보살핌도 필요하고. 속도 조절을 통해 골목상권을 좀 더 유지해야 한다.”

김 총장은 저서에서 동반성장을 저해한 대기업 횡포 사례도 들었다. 빵집 운영 사업자를 모집하면서 입찰 자격을 실제론 대기업 식품업체 두 곳에만 한정한 국민체육진흥공단, 이 과정에서 동반위 권고사항을 위반한 SPC 등이다.

▼ 2013년 대리점을 상대로 한 남양유업의 이른바 ‘슈퍼 갑(甲)질’이 사회 이슈화한 이후에도 대기업의 갑질 횡포는 여전하다. 최근엔 매월 집중관리 품목을 선정한 뒤 제품별 할당량 이상을 구입하라고 대리점에 강요(밀어내기)한 두유업계 1위 정식품의 갑질 소식에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었다.

“갑질 문화는 낮은 자본주의다. 완전히 해소될 순 없겠지만,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과거 동네 구멍가게에 붙어 있던 ‘외상 사절’ 문구를 기억하는지? 그때도 그랬는데, 지금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은 나라에서 기업들이 물건대금 갖고 외상거래를 논할 땐가. 제조업 분야에선 동반성장 문화가 많이 확산됐는데, 대리점업계와 유통업의 횡포는 여전하다. 그래서 12월 3일 동반위는 본사-대리점 간 거래에 대한 체감도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소통의 나무’

“속도 조절로 골목상권 더 유지해야”

‘소통의 나무’ 옆에 선 김종국 사무총장.

▼ 11월 17일 동반위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재지정을 추진하던 21개 품목 중 6개 품목(골판지 상자, 순대, 청국장, 간장, 고추장, 된장)만 다시 지정해 2017년 9월 30일까지 대기업의 사업 진입이나 확장 자제 등을 권고했다. 3년 만기의 기한 종료로 이번에 제도를 손질한 건데, 향후 계획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보호’라는 동반성장의 본래 취지가 후퇴한 건 아니다. 적합업종을 실현하는 방식을 좀 더 다양화한 것이라 보면 된다.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3년 동안 4단계 권고(진입 자제, 확장 자제, 사업 축소, 사업 철수) 중 한 가지 이상을 받게 된다. 그런데 적합업종 지정이라는 큰 카드를 꺼내 들지 않고 시장 감시만 해도 될 품목이 있더라. 예컨대 한두 개 중소기업만이 생산하거나 아직 대기업이 진입하지 않은 품목들이다. 그런데도 대기업 진입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경우가 있었다. 이런 건 시장을 살피다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 된다.

정책이라는 보호수단을 너무 안 써도 문제지만 남발해서도 곤란하다. 적합업종이란 정책 수단은 지나치게 제한적인 면도 있다. 따라서 그것보다는 대·중소기업 협력경영을 위해 선제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해외시장 공동 진출, 중소기업 제품의 대형 유통업체 납품, 중소기업 인력 훈련 등을 실시하는 협력 프로그램을 겸하는 방식이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더 나을 수 있다. 즉 ‘적합업종+협력프로그램’인데, 이게 바로 ‘자율협약’이다. 적합업종의 본래 취지와 틀은 유지하되 대기업과 지원기관들에 좀 더 내놓게 해서 중소기업 경쟁력과 함께 시장의 파이도 키우자는 거다. 대기업 발목만 잡는 규제를 하자는 게 아니다.”

김 총장의 삶은 입지전적인 면이 있다. 전남 광양 태생으로 순천고를 졸업한 그는 군 복무 후 고졸 7급 공무원으로 출발했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학업을 한동안 미뤘다가 독학사로 행정학사학위를 땄고, 이후 경영학 석·박사학위(숭실대)도 받았다. 스스로는 “호기심 때문”이라 말하지만, 저서와 연구 실적도 적지 않다. 업무에 대한 열의와 학구열 덕분이다. ‘중소기업 우문현답’(2012), ‘나는 골목의 CEO다’(2013)라는 두 권의 책을 공동집필했고, ‘소상공인 경영성과 효과 연구’ ‘전통시장 강소상인 육성 전략’ 등 각종 연구실적도 냈다.

▼ 1월에도 ‘협력경영’을 주제로 한 책을 출간한다는데.

“이번 책이 실용서 성격을 띤다면, 후속작은 대학교재로 쓰일 경영학 서적이다. 한국경영학회 소속 교수 5명과 함께 쓰는 협력경영 관련 이론서다.”

▼ 앞으로의 계획은.

“할 일이 아주 많다. 현장도 더 자주 다녀야 하고,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특화된 경영 연구도 하고 싶다.”

그의 집무실엔 알록달록한 작은 카드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일명 ‘소통의 나무’다. 동반위 직원들이 총장에게 바라는 것이나 축하, 격려의 글귀를 적은 카드를 걸어놓는 용도다. 범위를 좁히면, 이 또한 김 총장과 동반위 직원들 간 동반성장, 곧 협력의 실천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동반위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가 ‘winwingrowth. or.kr’인 까닭을 알겠다.

신동아 2015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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