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홍기택 산업은행장, 백승주 국방부 차관,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논문 수 등 양적 평가 방법이 있고, 논문의 수준을 평가하는 질적 평가도 있다. 대학교수의 경우 학생들의 강의평가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일반적으로 질적 평가에서 가장 많이 보는 건 인용지수다. KCI에 등록된 논문을 대상으로 인용-피인용 관계를 파악해 연구자의 연구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의 인용지수를 분석해 공개하는 재단은 국제적으로 연구성과를 평가할 때 많이 쓰는 H지수도 함께 발표한다. 연구자가 발표한 KCI 논문 중에서 KCI 논문 H개가 적어도 각각 H개 이상 인용되고, 나머지 논문이 H개와 같거나 적은 인용을 받을 때 이 연구자의 H지수를 ‘H’라고 표현한다. 쉽게 말해, 만약 한 연구자의 H지수가 10이라면 이 연구자는 최소 10회 이상 인용된 KCI 논문을 10편 발표했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각 학문 분야에서 가장 높은 인용지수와 H지수를 보인 학자는 누굴까. 또 학문 분야별로 강세를 드러낸 학교는 어딜까. 재단 측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분석해봤다. 주로 해외 인용횟수가 많지 않은 인문-사회 분야와 최근 주목 받는 몇몇 이공계 분야 등 총 12개 학문 분야를 분석했다.
2002~2012년 논문 분석
분석에 앞서 재단 측은 재단이 공개하는 통계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우선 재단의 통계는 2002~2012년 발간된 논문만 분석한다. 이전의 연구성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발행된 논문만 분석했다는 것도 한계다. 해외에서 인용한 사례 등은 통계에서 빠졌다. 재단 관계자는 “한계가 많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성과를 가늠하는 데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총 인용 횟수와 H지수 공개는 중요한 기준이다”라고 설명했다.
1. 인문학
국어국문학의 경우 2004년 이후 논문을 쓴 연구자는 총 2954명이다. 이들이 3만 편 가까운 논문을 냈다. 가장 많은 논문을 쓴 사람은 2013년 별세한 정운채 건국대 교수다. 정 교수는 43편을 썼고 664번 인용됐다. H지수는 무려 15에 달한다(국어국문학 연구자들의 평균 H지수는 1.7). 정 교수는 문학치료학 분야를 개척한 학자로 유명하다. 한국문학치료학회를 만들기도 했다. 정 교수는 암으로 투병하는 2년 동안에도 논문 9편과 저서 1권을 발간하는 등 마지막까지 연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 교수는 신일고, 영동여고, 한강중, 영등포여고 국어교사를 거쳐 1993년부터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저서인 ‘문학치료서사사전’(전3권)은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부터 ‘인문사회 기초연구 우수성과 인증패’를 받기도 했다.
정 교수의 뒤를 잇는 연구성과를 낸 사람은 민현식 서울대 교수(현 국립국어원장)다. 논문 33편을 썼고 인용 횟수는 282(H지수 10)번에 달한다. 민 원장은 ‘국어 문법 연구’ ‘응용 국어학 연구’ ‘국어 정서법 연구’ 등 한국어 교육학 관련 저서를 다수 냈다.
총 피인용 횟수가 세 번째(262회)로 많은 학자는 글쓰기 교육 분야의 권위자인 정희모 연세대 교수(H지수 8)였다. 정 교수는 한국문학연구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역사학에서 인용 횟수가 가장 많은 학자는 민속학 연구가인 임재해 안동대 교수다. 총 81편의 논문이 363회 인용(H지수 10)됐다. ‘민속문화지킴이’로 유명한 임 교수는 2012년 금복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사학의 경우 인용지수 2~5위가 모두 문화인류학 교수라는 점도 눈에 띈다. 한건수·김민정 강원대 교수와 김현미 연세대 교수, 유명기 경북대 교수다. 한국고대사 전공자인 여호규 한국외국어대 교수의 논문은 37편으로 총 인용 횟수가 158(H지수 9)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