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호

시선집중

이연향 미국 국무부 통역국장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통역

  • 입력2018-06-20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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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사진기자단]

    5월 10일 북한에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날 송환자들을 맞이하러 공항까지 나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곁에는 한국계로 보이는 중년 여성 통역관이 서 있었다. 이 여성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도 목격됐다. 36분간 이뤄진 양국 정상의 ‘일대일 회담’ 현장에 미국 측 인사로 유일하게 배석한 이연향 미국 국무부 통역국장이다. 

    미국 최고의 한국어 외교 통역관으로 손꼽히는 이 국장은 그동안 한미 외교 현장에서 주로 일해왔다. 5월 2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통역을 맡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을 수행하기도 했다. 최근 북·미 간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그의 업무 영역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국장이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국내파 통역 전문가라는 점이다. 그는 2010년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원래는 대학 졸업 뒤 방송사 PD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여자라는 이유로 원서조차 받지 못했고 결혼 뒤 전업주부로 지냈다. 둘째 아이가 세 살이 됐을 때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통역 일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애 엄마가 왜 일을 하느냐? 남편이 집에서 노느냐?’는 질문을 숱하게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통번역대학원 한영과의 제안을 받고 도미해 대학 강단에 서면서부터 그의 커리어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 국장은 미국에서 많은 한국어 통역사를 길러냈고, 미국 국무부와 인연을 맺으면서 외교 통역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4년 잠시 한국에 돌아와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를 맡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도미해 ‘역사의 현장’에 서는 쪽을 택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김정은을 백악관으로 초청했고 나도 어느 시점이 되면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잦아지면 한국 언론에서 이 국장을 볼 기회도 많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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