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호

20대 리포트

취업대란…지방대라 더 서럽다

“블라인드 채용? 내밀화된 지방대 차별”

  • 김지현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k1223k@naver.com

    입력2018-07-08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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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 서울’ 잣대 완고”

    • “인턴 자리도 서울 편중”

    • “실무 스펙 쌓기도 어려워”

    문재인 정부는 학벌 차별을 막기 위해 블라인드 채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블라인드 채용은 공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돼 취업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지방대 취업 차별은 더 내밀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방대 재학생 중 상당수는 “소위 ‘인 서울(서울시내 대학)’ 잣대는 완고하다”고 말한다.

    “모두가 알고 있다”

    충북 충주 소재 한 대학 신문방송학과 4학년 재학생인 이모(여·23·신문방송) 씨는 “지원하는 직업의 특성에 따라 학벌을 보는 곳이 있다”고 했다. 같은 학과 구모(여·23) 씨도 “지방 소재 대학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로 확실히 취업에 더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차별이 직접 드러나진 않지만 존재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기업이나 기관은 입사시험 탈락자에게 탈락 사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특히 지방대 출신이라 탈락시켰다고 말하는 곳은 거의 없다. 요즘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이렇게 말했다간 ‘적폐’로 몰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하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다. 2월 금융권 채용 과정에서 학벌로 지원자를 차별한 점이 우연히 드러났다. 이에 대해 지방대 출신 구직자들은 “짐작하던 일이 확인된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경기도 화성 소재 대학 4학년 오모(여·23·관현악) 씨는 “구인 업체나 기관에서 떨어뜨리는 이유를 말하지 않기 때문에 차별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지방대 학생이어서 탈락시켰다고 하면 사회 이슈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신학교 소재지’로 차별”

    요즘 취업 시장에선 ‘실무 스펙’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원하는 분야에 취업하기 위해선 구직자는 관련 분야 실무 경험을 미리 쌓아둔 뒤 이를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적극 어필해야 한다. 그러나 지방대 출신은 이런 실무 스펙을 쌓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한 지방대 사회과학계열 4학년 재학생은 “정규 직종이 아닌 대외활동이나 인턴으로 지원한 곳에서도 줄줄이 낙방했다.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내가 지방대 학생이라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방대 출신 취업준비생들에 따르면, 정규직은 물론이고 인턴자리 자체가 서울에 몰려 있다고 한다. 서울시내 대학 출신자 중에서도 이런 인턴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실정이므로 지방대 출신에겐 이런 자리조차 잘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대구 소재 대학 윤리교육학과 4학년 서모(여·23) 씨는 최근 대외활동 경력을 쌓기 위해 온·오프라인에 걸쳐 관련 정보를 알아봤다. 대외활동 지원자를 모집하는 곳이 거의 서울에 집중돼 있었다. 서씨는 대구에서 가능한 자리를 겨우 찾아내 면접까지 통과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역시 서울과 연계돼 있었다. 서씨는 “서울에 자주 올라가야 했다. 지방에서 이런 활동을 지속하기가 어려워 중도에 포기했다”고 전했다. 

    지방대 출신 취업준비생 중 상당수는 “역량과 인성 측면에서 서울 구직자와 지방 구직자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잡대’라는 말로 집약되는 ‘지방대 차별 문화’는 공기 중에 퍼져 있고 지방대 출신은 취업을 위한 첫 관문인 대외활동-인턴에서부터 벽에 부딪힌다고 한다. 

    3월 ‘잡 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7%는 “‘출신학교 소재지’로 인해 취업에서 불리할 것이라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 이 기사는 ‘동아 미디어 기사쓰기 아카데미’ 수강생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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