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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내 아들 생명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뛴다”

‘안전한 수류탄’ 개발한 오세홍 한국씨앤오테크 대표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내 아들 생명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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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생명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뛴다”

다연발 발사기 스타크머신. 좌우상하 회전각이 클 뿐 아니라 적외선카메라를 장착해 야간에도 사물 식별이 가능하다. 지호영 기자

▼ 해외에서 구매 요청이 많겠다.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에스토니아에서는 이미 연간 10만 발씩 구매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경우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군 파견병사도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앞으로 나토군에서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도 수출을 시작했다.”

탄자니아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탄자니아에서 시연회를 할 때다. 그 나라 군 장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시범을 하는데, 교관이 우리 제품을 투척하던 중 연습용 수류탄이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뒤로 떨어졌다. 모두 혼비백산하며 엎드렸다. 수류탄이 굉음을 내며 폭발했지만 누구도 다치지 않고 안전한 것을 본 육군대장이 감탄하며 ‘바로 이런 게 필요하다’며 그 자리에서 구매를 결정했다.”

▼ 미국이나 유럽에도 수출하나.



“상담을 하거나 샘플을 보내달라는 요청은 계속 오는데, 자국 내 사업을 보호한다는 원칙 때문에 아직 구매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우리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특히 미국은 이미 훈련탄 때문에 플로리다 주 면적만 한 땅이 오염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제품은 환경오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

“실제 수류탄 가격의 7분의 1 수준이다. 제조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과거 구형 연습용 수류탄 납품가보다 저렴하다.”



“아들, 손자가 던지는 건데…”

“내 아들 생명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뛴다”

한국씨앤오테크 직원이 손 위에서 연습용 수류탄을 터뜨렸지만 아무 부상도 입지 않았다. 지호영 기자

▼ 왜 그런가.

“처음 개발하고 군에 제안할 때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확인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가격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

▼ 수출 가격은.

“국내 납품가보다 훨씬 높다. 각 국가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1발당 12~13달러에 수출한다. 수출을 못했으면 우리 회사는 벌써 망했다(웃음).”

▼ 우리 군에는 되도록 납품을 덜 하는 게 이익이겠다.

“그럴 수는 없다. 돈이야 수출해서 벌면 된다. 국가에 봉사한다는 마음도 있고, 무엇보다 우리의 아들, 손자들이 우리 제품으로 안전하게 훈련받으면 좋은 일 아닌가. 군수사업은 사명감 없이는 못한다. 돈 벌려고 이 일을 하면 군인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군인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우리는 군인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일해야 한다.”

수류탄 사고가 화제에 올랐다. 일각에서 수류탄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생산한 지 오래돼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벌써 군 무기고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여러 번 났어야 한다. 한국형 수류탄은 세계에서도 가장 안전한 제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작으면서 효과는 두 배로 높아 미국에서도 탐낼 정도다. 사고 직후 군에서 수류탄 안전검사를 했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그럼 왜 사고가 났나.

“내 생각엔 수류탄 파지(把持)를 잘못한 것 같다. 수류탄은 공이(격철)가 넘어가 뇌관을 때리면 3, 4초 후에 터지게 돼 있다. 공이가 넘어가지 않도록 안전손잡이를 꽉 잡은 상태에서 안전핀을 뽑고 던져야 하는데, 긴장한 탓에 안전손잡이를 잡고 있던 악력이 순간적으로 풀리면서 공이가 넘어간 것을 못 느낀 것 같다.”

▼ 그렇더라도 수류탄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는 없나.

“군에서 수류탄에 센서를 내장해 던진 후 어딘가에 닿아야만 터지도록 만드는 걸 연구하겠다고 하던데, 불가능한 이야기다. 센서가 들어가려면 전원이 공급돼야 한다. 수류탄 안에 화약과 전기를 같이 넣는다는 얘긴데, 매우 위험하다. 설령 가능하다 해도 그렇게 만들려면 제조 단가가 10만~20만 원은 될 것이다. 세계 어디에도 그런 수류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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