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호

시선집중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전 감독

소탈 리더십으로 팀 우승 이끈 새로운 ‘명장’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18-11-1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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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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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2일 밤, 잠실벌을 뒤흔든 극적 승부 끝에 SK와이번스(SK)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트레이 힐만(55) 감독이 SK에서 기록한 마지막 승리였다. 그의 이임은 포스트시즌 전 이미 정해졌다. 구단은 재계약을 원했지만 감독 자신이 “미국에 있는 가족들 곁에 있고 싶다”며 이별을 택했다. 선수들은 “2년간 함께한 감독님께 우승을 선물로 안겨드리자”며 똘똘 뭉쳤다. 

    출발은 ‘압도적 열세’였다. 정규리그 1위 두산베어스(두산)와 SK 간 승차는 14.5경기. 게다가 SK가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5차전 혈투를 벌이는 사이 두산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비축했다. 그러나 승부가 시작되자 SK 힘이 놀라웠다. 6차전에서 한동민의 13회 연장 결승포, 김광현의 특급 마무리에 힘입어 시리즈를 끝냈다. 

    힐만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다. 정말 엄청난 기분”이라며 “이 모든 감정과 느낌을 잘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들 또한 감독을 헹가래 치고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힐만 감독은 시즌 중에도 선수들과 격의 없이 어울렸다. SK 정의윤 선수가 홈런을 친 뒤 힐만 감독 가슴을 주먹으로 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을 정도다.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감독 중 유일하게 일본(닛폰햄 파이터즈)과 미국(캔자스시티 로열스) 리그팀 감독을 모두 맡았던 힐만은 대중과의 소통에도 능했다. SK 감독 첫해인 2017년 5월, 홈경기 종료 뒤 ‘의리맨’ 김보성으로 분장하고 무대에 섰다. 올 9월에는 역시 홈구장에서 텍사스 카우보이 분장을 하고 팬들에게 칠면조 구이를 나눠줬다. 텍사스 출신인 그가 우리나라 추석에 미국 추수감사절 문화를 접목해 선보인 이벤트였다. 소아암 환자를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했다. 이에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힐만 버거’를 메뉴로 만들어 판매할 만큼 대중적 인기가 높았다. 



    한국에 단 2년 머물렀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힐만 감독은 “SK 식구들을 만나러 다시 올 것”이라며 미래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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