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호

화제 현장

‘최고 상금·권위’ 인터넷 바둑대회 팡파르

2017 편강- 新東亞 盃 월드바둑 챔피언십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입력2017-01-20 10: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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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대 한의원-86년 전통매체 손잡은 명품대회
    • ‘속사포’ 大戰, 상금 1억200만 원+α
    • ‘대박 등용문’…퉁멍청, 안성준, 커제 우승 후 돌풍
    바둑 신예들의 ‘대박 등용문’이 될 ‘편강-신동아배 월드바둑 챔피언십’이 1월 참가자 모집을 시작하며 막을 올렸다.

    편강-신동아배는 편강한의원이 단독 후원해온 ‘편강한의원배 인터넷 세계 바둑대회’를 지난해 5회 대회부터 ‘신동아’가 공동 후원하면서 총 상금도 1억200만 원(우승 상금 3000만 원, 준우승 1000만 원, 4강 각 500만 원, 월간 ‘톱10’ 각 600만 원 등)으로 높이며 인터넷 바둑대회로는 최고 상금을 자랑한다. ‘편강환(丸)’ 등 다양한 상품도 주어진다. 단일 한의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편강한의원과 창간 8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신동아가 손을 잡으면서 대회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는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 뒤 ‘컷오프 예선’과 한국·중국·일본 통합예선을 통해 12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린다(제한시간 각자 20분, 30초 초읽기 3회).

    이들과 함께 전년도 우승자 등 본선 시드를 배정받은 각국 최강자와 와일드카드 출전자가 본선 32강전에서 격돌한다. 한·중·일 통합예선은 3월 6~31일, 본선과 결승전은 4월 3~30일에 치러진다. 대회는 세계 인터넷 바둑의 허브 격인 세계사이버기원(주)이 운영하는 ‘사이버오로(www.cyberoro.com)’에서 진행되며, 회원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고수의 반상(盤上) 무예극

    신인들의 대박 등용문답게 그간 이 대회는 ‘무관의 고수’가 우승하거나, 우승자는 이후 각종 세계 대회를 휩쓸며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지난해 대회에선 중국 ‘신형 거포’ 슌리(대회 ID는 Shunliguog)가 ‘오로 대국실’에서 열린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한국의 강자 ‘초코소라빵’을 166수 만에 꺾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슌리는 결승 1국에서 199수에 불계패했지만 2국에서는 195수에 불계승을 이끌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최종국에선 중국 특유의 ‘만만디’ 전략으로 초코소라빵의 ‘속사포 맹공’을 우직하게 견뎌내며 시간승을 낚았다.

    당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슌리에 대한 궁금증이 일면서 ‘신동아’는 발 빠른 취재에 들어갔다. 취재 결과 2016년 대회 우승자 슌리는 중국 저장성 출신의 퉁멍청(童夢成·21) 4단으로 확인됐다. 그는 중국 국가대표 바둑팀 감독 출신의 마샤오춘(馬曉春) 9단이 이끄는 명문 ‘마샤오춘 도장’에서 6세 때부터 바둑을 배우기 시작한 ‘바둑 영재’이나 2012년 바이링배 64강에 올라 처음 이름을 알렸을 뿐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5년 전 세계 신예들이 참여하는 이민배에서 16강에 진출한 게 그동안 가장 좋은 결과다. 그러나 편강-신동아배 우승 직후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등 중국의 최정예 기사로 활약하고 있다.

    앞서 2011년 1회 대회에선 ‘터프 99’라는 ID를 사용하는 김영삼 9단이 우승, ‘컴온요’라는 ID를 쓰는 민상연 3단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민 3단은 2014년 메지온배 신인왕전에서 준우승했고, 2015년 농심 신라면배 국가대표 등으로 활약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1000여 명이 참여한 2012년 2회 대회는 ‘편강 26호’ 안성준 6단이 ‘속사포★’로 활약한 한국기원의 1군 연구생에게 2-1 역전 우승해 생애 최초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당시 무명에 가깝던 안 6단은 이 대회 우승 직후 제8기 한국물가정보배에서 김지석 9단을 꺾고 우승해 파란을 일으켰다. 김지석 9단은 이세돌과 박정환을 물리친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안 6단에게 일격을 당했다.



    무명의 커제 우승

    2014년에는 3회, 4회 대회가 잇따라 개최됐다. 3회 대회 최종국에서 중국의 ‘28713k’는 한국의 ‘스페셜원’을 불계승으로 꺾어 종합 전적 2-1로 우승컵을 안았다. ‘스페셜원’은 결승 3번기에서 첫 판을 이기며 우승 기대감을 높였으나, ‘28713k’의 무서운 뒷심에 밀려 2, 3국을 연달아 내주면서 분루를 삼켰다. 3회 대회 본선 32강은 한국 16명, 중국 15명, 일본 1명의 대결장이었는데, 예상대로 본선 진출자 대부분은 프로기사와 한국기원 연구생들이었다. 우승자 ‘28713k’는 ‘속사포’라고 불릴 만큼 빠른 대국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이끌어 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의 정체는 역시 당시엔 무명에 가깝던 커제(柯洁) 9단. 커제는 이 대회 우승 이후 파죽지세의 연승가도를 달리며 2014년 바이링배, 2015년 삼성화재배, 2016년 몽백합배 우승을 석권했다. 2017년 첫 랭킹에서도 ‘톱 랭커’를 지키며 16개월 연속 중국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 3월 중에는 이세돌에 이어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맞붙는 ‘인간 대표’로 활약할 예정이다.

     편강-신동아배 대회는 이처럼 무명의 신인 우승자가 이후 세계 대회를 휩쓸며 명성을 거머쥐는 ‘행운의 대회’로 보다 확고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4회 대회는 중국의 숨은 강호들이 결승에서 만나 격돌했다. ‘Sundayf(7단★)’라는 ID를 쓰는 판팅위(范廷鈺) 9단과 ‘725yyy(7단★)’의 타오한원(陶漢文) 2단은 한국의 ‘세점깔아’ ‘당대불패’를 각각 꺾고 결승전에서 마주 앉았다. 반전에 반전,  ‘대마 사냥’으로 눈을 못 떼게 하던 치열한 대국은 마지막 기회를 엿보던 흑(Sundayf)이 백(725yyy) 대마를 잡으면서 2-1 우승을 차지했다. 판팅위는 2013년 17세로 응씨배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고, 타오한원은 중국의 신예 강호였다.

    그렇다면 2017년 6회 대회에는 어떤 강호의 고수들이 몰려와 패권을 다투게 될까. 현란한 반상(盤上) 무예극이 기다려진다.

    서효석 편강한의원장은 “편강-신동아배 월드바둑 챔피언십은 이제 격조 높은 사이버 바둑대회로 자리매김했다”며 “사회의 공기(公器)’ 신동아와 ‘한의학의 공기(公器)’ 편강한의원이 손잡고 심신 건강에 좋은 바둑을 널리 알리는 바둑의 공기(公器)로 대회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폐(肺) 건강 전도사’인 서 원장은 아마 바둑 6단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 주치의로 참가할 만큼 ‘바둑 사랑’이 뜨겁다. 바둑계에선 그를 ‘공포의 서팔짱’으로 부르는 이가 많다.  

    한편 세계사이버기원은 2017년 편강-신동아배 대회를 관전하며 베팅(최다 포인트, 최다 아이템, 최다 베팅, 최고 배당 등)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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