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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 살아가기

일자리 나누기와 연대임금

獨 고생산성, 저실업률 비결

  • 김용기 |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seriykim@ajou.ac.kr

일자리 나누기와 연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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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보다 고용 안정성

일자리 나누기와 연대임금

영국 BBC의 ‘독일 사람 되어보기’ 다큐멘터리를 소개한 인터넷 화면.

다큐가 제작된 2013년 당시 독일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2802유로(월 356만 원)이다. 보너스를 제외하면 산업별로 대·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임금 수준은 거의 유사하다. 기업 내 사용자와 노조가 임금협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산업별로 산별노조와 경영자협의회가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연대임금이다. 노조조차 임금 인상보다는 고용의 안정성을 더 중시한다. 보너스는 팀별 성과에 따라 지급된다. 성과를 철저하게 팀 베이스로 측정한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미국의 인터넷 언론 허핑턴포스트도 2015년 초에 ‘왜 독일인은 적게 일하면서도 많이 생산하는가: 문화적 연구’라는 블로그를 게재해 BBC 다큐와 동일한 의문에 접근하고 있다. 여기서는 독일 근로자들이 지닌 높은 생산성을 임직원의 목적지향성과 직접적 의사소통 방식으로 설명한다. 미국인들은 잡담을 중시하고 가급적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반면, 독일인들은 핵심을 바로 건드린다는 것이다. 간접적으로 돌려 말하거나 정치적 수사를 담지 않는다. 근로자들은 감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업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감독자 또한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상사가 직원에게 “3시까지 처리하면 좋을 것”이라 말한다면, 독일 상사는 “나는 이게 3시까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할 때는 집중하고 열심히 한다. 이것이 짧은 시간에 높은 생산성을 가져오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독일 기업문화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긴 유급휴가다. 2015년 독일 바이에른 주 고용주연합 의뢰로 실시된 자동차 등 금속·전기산업 분야 휴무 실태 조사에 따르면 독일 근로자들은 유급휴가 30일에 법정 공휴일 10일을 더해 연 40일을 쉬는 것으로 파악됐다.



OECD 최저 청년실업률

독일은 모든 사업장에 법정 공휴일이 적용되지만 한국은 공무원과 대기업을 제외한 많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법정 공휴일에도 쉬지 못한다. 온라인 여행 사이트 익스피디아의 ‘유급휴가 국제비교 2015’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이 사용한 유급휴가는 6일이었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5인 이상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15일의 유급휴가를 보장받지만 업무 부담으로 사용하지 못할 뿐 아니라,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현금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독일의 양육휴가(Elternzeit)는 환상적인 수준이다. 독일에서 12개월 이상 직장생활을 한 부모는 부모양육휴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자녀 출생 이후 3년간 무급휴직이 가능하고, 휴직 기간 중 파트타임으로 30시간 이내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급양육휴직이 끝난 이후에 기업은 반드시 부모에게 전일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어린이의 나이가 여덟 살 생일에 이르기 전까지 추가적으로 양육 휴직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부모 중 누구도 휴직이 가능하다. 휴직 기간 중 국가는 1800유로(228만 원 상당) 한도 내에서 14개월간 봉급의 67%를 지불한다.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도 독일에선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니다. 직장에 첫발을 내딛는 독일 청년의 절반은 열다섯 살 때부터 도제학교에서 훈련된 인력들이다. 졸업 후 어렵지 않게 해당 업종 일터로 출근한다. 그 결과 OECD 최저의 청년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20년 전인 1997년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5.7%였고 독일은 10.2%였다. 이것이 2013년부터 역전됐고(한국 8%, 독일 7.8%), 2016년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7%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한국은 9.9%까지 치솟았다. 대부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로 처리조차 되지 않는 163만 명에 달하는 한국 청년니트(NEET族, 취업·교육·직업훈련 어느 것도 안 하는 이들)의 존재를 감안하면 양국 간 실업률 격차는 2∼3%포인트를 훨씬 초과할 것이다.

오후 4시까지의 집중근무시간이 끝난 이후 독일 근로자들은 철저하게 사생활 모드로 전환한다. 직원들끼리 어울리거나 회식하는 일은 찾기 어렵다. 독일의 많은 기업은 근무시간 외 직원의 e메일 접속 자체를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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