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호

[단독] 김어준 ‘배후설’에 “李할머니 불쾌해하며 크게 화내”

李할머니 측근 A씨 “1차 회견 후 할머니와 최용상 대표 만난 적 없다” 일축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gna.com

    입력2020-05-26 15: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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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어준, 라디오방송서 “최용상 배후설” 주장

    • 金 “李할머니 2차기자회견 내용 최용상 주장과 비슷” 발언

    • 시민모임 “할머니와 최 대표 연락하는 사이도 아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5월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지호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5월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지호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 측이 “최근 할머니와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가 만난 일이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기자회견 배후설’을 전면 부인했다. 이 할머니 측근인 A씨는 26일 ‘신동아’와 통화에서 “1차 기자회견 이후 할머니와 최용상 대표가 연락하거나 만난 일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배후설에 대해서도 “배후설이고 뭐고 언급할 게 없다”고 일축했다. 

    A씨는 이 할머니의 측근으로 평소 수요집회 등에 할머니와 동행한 인물 중 한 명이다. 1차 기자회견이 열린 7일 이후 이 할머니는 측근들과 함께 대구·부산·광주 등을 돌며 호텔과 지인의 자택 등에서 머물렀는데, A씨는 “이 기간 동안 매일 할머니와 같이 있었다”고 했다.

    김어준 “최용상 대표가 배후에 있다” 주장

    이날 오전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할머니의 배후에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가 있다는 배후설을 제기했다. 김씨는 전날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지금까지 할머니가 얘기한 것과 최 대표의 주장이 비슷하다”며 “할머니가 굉장히 뜬금없는 얘기를 하셨는데 여기서부터 누군가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언급한 최 대표는 이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의 일본군 위안부 성금 유용 의혹을 폭로한 1차 기자회견을 주선한 인물이다. 최씨가 속한 가자평화인권당은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동원 피해자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창립한 진보 성향 정당이다. 최 대표는 4·15 총선 당시 더불어시민당에 소수 정당 몫 공천을 신청했다가 후보 검증 과정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한 이유가 윤 당선자 때문이라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이런 점을 들어 윤 당선자는 13일 김씨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해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배제된 최 대표가 앙심을 갖고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도운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방송에서 “최 대표가 이끈 단체는 강제징용 직접 피해자보다 유가족이 많이 속해 있어 (일본으로부터) 보상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기조였고, 정대협은 보상이 아닌 사과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얘기한 것들이 그 주장과 비슷한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김씨는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문에 대해서도 “할머니가 직접 쓴 게 아닌 것이 명백하다”며 “(회견문에 등장하는) ‘소수 명망가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정치권 용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문서에는) 정대협에 맡기지 말고 대신 누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저한테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 있다’는 표현이 있다”며 “그분들이 정의연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는 게 아닌가 한다”고도 말했다.

    李할머니 측 “황당하다”

    이 같은 김씨 주장에 대해 이 할머니 측은 “말도 안 된다” “황당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지원해온 시민단체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할머니와 최용상 대표가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데, 도대체 어떻게 (기자회견 핵심 내용에) 최 대표의 의도가 반영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 할머니가 3월 말부터 기자회견을 준비해왔고, 최 대표는 7일 1차 기자회견 때 기자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1차 기자회견에서 할머니가 무슨 말을 할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할머니 스스로 기자회견을 기획하고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며 “할머니는 성격이 대담하고 자기주장이 분명한 분이다. 누군가 옆에서 부추긴다고 해서 떠밀려 기자회견을 할 만큼 어수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가 ‘기자회견 배후설’ ‘기자회견 사주설’이 또다시 제기된 데 대해 불쾌해하며 크게 화를 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배후설’을 제기하는 김씨 주장과 달리 최 대표는 25일 2차 기자회견에는 관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자회견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아’는 김씨가 제기한 ‘기자회견 배후설’과 관련해 최 대표의 반론을 직접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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