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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MB과 南 타격용 핵탄두 동시 개발 중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北, ICMB과 南 타격용 핵탄두 동시 개발 중

  • ● 실패 두려워 않는 미사일 개발史
    ● 핵 보유 전제로 전쟁 대비해야
    ● 핵은 핵으로 균형 맞추는 게 원칙
북한이 3월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면서 발사 다음 날 공개한 사진. [동아DB]

북한이 3월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면서 발사 다음 날 공개한 사진. [동아DB]

한국 정부는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으나 중국의 위협을 강하게 받고 있는 대만은 대놓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만을 압박하는 중국 무기 일부가 우크라이나에서 판매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은 소비에트연방(이하 소련)이 짓다 만 ‘바랴크’함을 토대로 한 것이다. 소련은 흑해의 조선소에서 바랴크를 건조하다 무너졌는데, 흑해를 품은 우크라이나가 독립해 이 조선소와 바랴크를 품게 됐다.

경제가 어려웠던 우크라이나는 바랴크는 물론이고 소련이 개발해 놓은 함재기 ‘수호이-33’ 기술을 중국에 판매했다. 중국은 이를 기반으로 랴오닝함과 함재기 ‘젠(殲)-15’를 만들어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공군은 급유기 ‘Y(雲)-20U’로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해 왔고, 중국 해군은 육전대(우리의 해병대)를 대만에 기습 상륙시킬 수 있는 공기부양정을 운용해 왔는데, 이것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인 소련 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RD-250 北에 수출

사실 한국도 대만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우크라이나는 북한에도 무기를 판매했다. 최근 북한이 시험발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7’형의 엔진에도 우크라이나 기술이 도입됐다. 화성-17형은 백두산 발동기(엔진) 네 개를 1단으로 한 로켓을 사용하는데, 북한은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한 RD-250 엔진을 기초로 이 발동기를 개발해 냈다. 쉽게 설명하면 RD-250 엔진 두 개 기능을 하나로 묶어낸 것이 백두산 발동기다.

RD-250은 가벼이 볼 존재가 아니다. 러시아도 여기에 뿌리를 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우주발사체 ‘제니트’와 세계 최대의 ICBM인 RS-20V(사탄)의 엔진은 RD-250에서 발전해 온 것이다.



1965년 RD-250 엔진을 탑재한 발사체 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한 소련은 우크라이나 제3의 도시인 드니프로에 있는 ‘유즈마쉬’ 공장에서 RD-250을 생산했다. 소련 붕괴 후 이 공장을 품게 된 우크라이나는 경제난이 심해지자 수호이-33 기술을 중국에 몰래 판매했듯이 RD-250 기술도 북한에 밀수출했다. 러시아에 크름(크림)반도를 빼앗겨 혼란이 컸던 2014년 무렵으로 추정된다.

다음의 <표1>은 오키나와나 괌에 있는 미군과 미국 본토를 때리기 위해 북한이 개발해 온 장거리 미사일을 정리한 것이다. 잠대지(潛對地)인 북극성을 제외하면 모두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지대지 미사일이다. 북한은 지대지 미사일에 ‘화성’이라는 이름을 붙여왔는데, 화성-12형부터가 백두산 발동기를 탑재한 IRBM(중거리탄도미사일)과 ICBM이 된다. 화성-11 이하는 단거리 미사일이다.

RD-250 기술 도입 후 ‘결사적인 노력’을 한 북한은 2017년 3월 18일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백두산 발동기의 지상(地上)점화에 성공했다. 북한은 이 일을 ‘3·18 혁명’으로 부른다.

한국은 고체연료를 탑재한 발사체는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액체연료를 탑재한 발사체는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으로 나눠 개발하고 있다. 액체연료 발사체로 만든 미사일은 정밀한 제어와 정확한 부분 타격이 가능하다. 고체연료 발사체는 정밀 제어가 불가능하다. 대신 미사일로 만들 경우 액체연료에 비해 빠르게 발사할 수 있다. 액체연료 발사체는 발사 직전 연료를 채워야 하는 방식인데, 고체연료는 미리 연료를 실어둘 수 있다. 국과연의 개발 실적은 비밀에 싸여 있으나 항우연의 활동은 공개돼 있다.

75t 추력의 누리 엔진을 개발해 온 항우연은 2016년 7월 20일 지상 점화에 성공했는데, 8개월 뒤 북한도 80t 추력의 백두산 발동기의 지상 점화를 해냈다. 항우연이 개발하려는 ‘누리호’ 발사체는 화성-12형은 물론이고 화성-17형보다도 크다. 항우연은 지상 점화에 성공하고 5년이 더 지난 2021년 10월 21일에야 누리호를 발사했으나, 최종 단계에서 실패했다.

물론 누리호는 위성발사용 로켓이니 미사일에 비해 더 높은 정밀성을 요구한다. 반면 북한은 미사일용 발사체를 개발하는 만큼 개발 속도가 빠를 수 있다. 북한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발사를 거듭해 신속히 문제점을 해결해 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북한

지상 점화 성공 20일도 안 지난 2017년 4월 5일 북한은 백두산 발동기 하나를 탑재한 화성-12형 첫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10일 뒤인 4월 15일 열병식에 화성-12형을 공개하고 다음 날인 4월 16일 두 번째, 4월 29일 세 번째 시험발사를 했으나 실패했다. 5월 14일의 네 번째 발사에서 비로소 성공을 거두는데, 이는 지상 점화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 즉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화성-12형에는 “대형 중량(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며 “김정은은 이를 주체탄”으로 불렀다고 보도했다.

2017년 8월 29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는 5차 시험발사가 이뤄졌다. 고각(高角) 사격이 아니었기에, 화성-12형의 탄두부는 일본열도를 지나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같은 해 9월 15일 북한은 일본열도를 가로지르는 6차 발사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화성-12형 대량생산에 착수했다.

2018년 벽두 김정은은 갑자기 대남 유화 내용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했다.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위기를 느꼈던 문재인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하 평창올림픽)에 김정은의 특사인 김여정을 받아들이고, 정의용 안보실장을 특사로 보냈다. 그로 인해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자 그해 4월 20일 김정은은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의 선언(모라토리엄)을 했다. 그 덕분에 북한과 미국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와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열 수 있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미국과의 관계를 이어가려던 북한의 노력은 실패했다. 그래서일까. 올해 1월 19일 김정은은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서 북한이 “선결적,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 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모라토리움을 파기한 셈이다. 그리고 1월 30일 대량생산해 실전 배치 해놓은 화성-12형 중 하나를 임의로 뽑아내 성능 검증을 해보는 ‘검수사격’을 감행했다.

북한은 화성 시리즈에 핵탄두를 얹는 시도도 해왔다. 북한은 백두산 발동기를 개발하고 있던 2015년 10월 10일 열병식에서 화성-13형으로 보이는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이는 개발하고 있는 화성-12형에 핵탄두를 붙이는 것으로 화성-13형을 제작해 본 것으로 보였다.

북한의 투 트랙 전략

화성-13형은 미래의 모델로 검토만 한 것이라 시험발사는 하지 않았다. 2017년 5월 14일 화성-12형 4차 발사에서 성공한 북한은 투 트랙 전략을 확실히 했다. 같은 해 8월 29일 김정은 참관하에 화성-12형 5차 시험발사를 해 성공시키고, 9월 15일 6차 발사를 해 또 성공한 것이 한 트랙이다. 다른 트랙은 백두산 발동기 하나에 보조엔진(부스터) 네 개를 장착한 화성-14형 개발이다. 시험발사와 동시에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었던 셈이다.

북한은 2017년 7월 4일 화성-14 고각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성공 직후 북한은 즉각 “고각으로 발사하지 않을 경우 화성-14형은 6400㎞를 비행할 수 있다. 우리 공화국의 역사에 특기할 대경사, 특대사업이 된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7월 28일 또 고각으로 2차 발사를 해 성공하자, 전문가들은 “정상 발사라면 1만㎞를 비행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북한이 ICBM 개발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2017년 11월 29일엔 화성-14형에 자세제어 기능을 추가한 듯한 화성-15형을 발사해 성공을 거뒀다. 이에 고무된 김정은은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자평했다.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의 사거리는 1만3000여㎞에 달해 미국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에 북한은 화성-12형을 시험하며 화성-15의 개발에도 성공했다. 무기를 갖춰놓은 뒤에 북한은 평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하노이 노딜을 계기로 대미관계 회복에 실패했다. 북한은 모라토리엄 기간에도 무력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2020년 10월 10일 열병식에 백두산 발동기 네 개를 탑재한 것으로 보이는 화성-16형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 증거다. 전문가들은 화성-16형이 화성-17의 시제품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27일과 3월 5일 화성-17형을 위해 만든 1단 발사체를 쏘는 시험에 성공했다. 3월 24일에는 화성-17형 고각 발사에 성공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 고각 발사였기에 비행거리는 1080㎞에 불과했지만 정상 발사였다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1만5000㎞가 넘을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그러자 우리 국방부는 동영상에 나오는 김정은의 그림자와 화면에 비친 날씨가 현지 상황과 맞지 않는다며 화성-15형을 쏠 때 찍어놓은 동영상을 배합한 것 같다며 조작설을 내놓았다. 3월 24일 북한이 쏜 것은 화성-15형인가 화성-17형인가. 정답은 북한에서도 극소수만 아는 비밀일 것이다. 그러나 상식적 판단은 해볼 수 있다.

괴물 ICBM

3월 24일 공개된 동영상에서 나오는 북한 미사일의 꽁무니에서 두 개의 불길이 보이면 화성-15형이고 네 개라면 화성-17형으로 볼 수 있다. 화성-15형은 백두산 발동기 두 개, 화성-17형은 네 개를 묶어놓았기 때문이다. 이 동영상을 유심히 살펴본 전문가는 네 개의 불길이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느냐를 놓고 다투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화성-15형을 이미 개발해 놓고 더 큰 괴물 ICBM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다. 이 7차 실험에는 500㎏ 정도로 소형화된 핵폭탄 시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화성-17형은 러시아가 실전배치한 세계 최대의 ICBM인 RS-20V(사탄)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데, 소형 핵탄두마저 개발한다면 북한은 다탄두 ICBM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수준의 핵무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질주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좌시해도 되는 것일까. 북한이 미국에 조준할 ICBM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니 우리는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은 지독한 단견이다. <표2>는 대한민국을 가격할 수 있는 북한의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정리한 것이다. 정보 부족 때문에 완벽하게 만들지 못했지만, 북한의 대남 미사일 전력이 어떤 것인지 대략적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과거의 북한은 구소련의 스커드-B와 C를 북한화한 화성-5형과 6형, 구소련의 잠대지 미사일인 R-21을 토대로 한 화성-7형(우리는 노동으로 불렀다), R-27을 기반으로 한 화성-10형(무수단) 등을 생산해 운용했다.

최근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의 세대교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커드는 물론 노동과 무수단 등은 생산을 중단하고 북한판 ATACMS(전술지대지 미사일)인 화성-11형, 화성 번호는 알지 못해 KN-23으로만 부르고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전술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9 등의 제작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핵 가진 北 대비해야

대형 방사포로 발사하는 북한판 ATACMS는 스커드나 노동에 비해 정확도가 높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우리의 현무-2처럼 하강하다 상승하는 도약 비행을 할 수 있다. 따라서 PAC-3나 천궁-2 같은 요격미사일로 요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열차에서도 발사할 수가 있어 사격 지점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 순항미사일보다 6배 이상 빠르게 날아간다.

문제는 이 미사일에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7차 핵실험으로 핵탄두 소형화 개발에 성공하면, 북한은 대한민국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에도 얼마든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북한의 도전에 대해 사드 추가 도입만으로 대응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3월 30일 국과연이 위성을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것도 해답은 되지 않는다. 핵은 핵으로 세력균형을 잡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자체 핵무장, 미국 핵무기의 재배치, 미국과의 핵 공유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시절 남북관계, 북·미관계는 미·러관계 미·중관계 이상으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3축 작전 수행할 사령부가 없다
2017년 6월 23일 충남 태안에서 현무-2C 신형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현무-2C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무기체계다. [국방부]

2017년 6월 23일 충남 태안에서 현무-2C 신형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현무-2C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무기체계다. [국방부]

한국 방어를 책임진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은 오랫동안 5027이었다. 2015년 이후엔 5015가 한미연합사와 한국군 최고사령부인 합참의 한반도 작전계획으로 자리 잡았다. 5027은 북한이 많은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전면전을 펼치는 것에 대비해 만든 계획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성공하면서 이 작전계획은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한미 양국은 평시작전권은 한국 합참, 전시작전권은 한미연합사가 행사하기로 약속했다. 핵과 미사일을 완성하지 못한 시기였다면 북한이 많은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침략했어야 하기에, 한미연합군은 정보작전으로 이를 알고, 미국은 증원군을 한국으로 보내고 한국은 예비군 등을 동원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핵·미사일을 완성한 이상 북한은 병력과 장비를 집결시켜 공격하지 않는다. 국군 정보사와 미군 정보부대를 중심으로 한 한미 연합정보부대를 속이기 위해 수많은 은신처에 TEL(미사일 발사 차량)을 숨겨놓았다가 한날 한 시에 꺼내 수백 수천 발을 동시에 쏘게 하는 식으로 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있는 미군은 이 같은 공격에 대응할 수 없으니 평작권을 가진 한국 합참이 단독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가 만든 작전계획이 5015이고, 이 작전의 전개를 위해 한국군이 갖추기로 한 전력이 3축 체제이다.

평시의 한미 연합정보부대는 북한이 TEL이나 초대형 방사포를 은신해 놓은 진지가 어디인지. 미사일을 탑재한 열차가 어느 철도로 다니고 어느 굴에 숨어 있다가 나오는지 등을 추적한다. 북한의 국가 지도부와 인민군 지휘부가 유사시 은신하는 곳도 추적해 놓는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한미 정보부대는 이러한 지역으로 700여 개를 파악해, 표적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고 한다.

공격 시기가 임박하면 북한군은 무선통신을 중단하는 무선 침묵을 하며 사람을 통해 개전 정보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끝까지 한미연합군을 속이는 것이다. 이러한 인민군의 행동을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국군의 777부대와 미군의 NSA 등이다. 이들이 북한군의 움직임이 이상하다고 판단하면, 합참은 북한군이 도발한다고 보고 3축 체제의 일원인 킬체인 가동을 지시할 수 있다.

중동과 발칸반도에서 미군은 적군이 운용하는 TEL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었다. 미사일을 발사한 후 지체 없이 이동하는 TEL을 타격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적군의 포병도 사격한 뒤에는 즉각 이동했기에 적 포병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따라서 적의 TEL과 포가 사격하려고 멈춰 있을 때 정확히 공격한다는 개념을 세우고, 이에 필요한 무기와 작전을 준비했는데, 이것이 바로 킬체인이다.

한미 감청부대와 정보부대가 북한 전략군이 미사일 발사 명령을 내렸다고 알려주면 합참이 사전에 파악해 놓은 700여 개의 지점을 사전에 공격하는 방식이 킬체인이다. 선제타격을 지시하는 것이다.

선제타격에도 파괴되지 않거나 미처 파악하지 못한 곳에서 북한군 미사일이 발사돼 날아오면 KAMD(한국 미사일방어체계)를 책임진 공군의 미사일방어사령부가 PAC-2나 3, 천궁-2 등을 발사해 요격한다. 육해공군은 미사일 부대는 물론이고 포병 부대까지 동원해 사전에 파악한 표적을 초토화하는 KMPR(대량응징보복작전)을 감행한다. 3축 작전에는 주한미군은 물론이고 한반도 인근에 있던 미 해군 함정이나 공군기도 참전할 수 있다. 그러나 주역은 한국군이기에 5015 초기 작전은 평작권을 가진 한국 합참이 지휘통제한다.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북한의 핵공격이 임박했을 때 선제타격을 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해진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제타격 절대 불가를 밝혔는데, 이는 작계 5015를 전혀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다.

그러나 추후 윤석열 정부에서 3축 체제가 유사시 정확히 작동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3축 체제에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통수권자가 아닌 합참의장이 킬체인 가동을 지시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허락을 받아야 할 수 있을 것인데, 대통령이 군사작전에 문외한이라면 선제타격 결심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결정이 늦어지면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선제공격을 받을 수밖에 있다.

킬체인 선제 가동을 결정한다고 해도 문제는 있다. 육군의 미사일전략사와 공군작전사, 해군작전사가 각각 가동하면 같은 포적을 중복 사격하거나 특정 표적을 모두가 빠뜨리는 등의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혼란은 KMPR을 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따라서 킬체인과 KMPR을 구사할 단일 사령부를 만들어놓거나 지정해 놓아야 하는데, 합참은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앞서가는 것은 북한이다. 북한은 이미 육해공군이 운용하는 미사일 작전을 일원화해 놓았다.

핵은 핵으로 대응해 세력균형을 잡는 것이 원칙인데, 우리는 미국이 국지전에서 겪은 바를 토대로 만든 애매한 3축 체제로만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작전을 할 사령부조차 꾸려놓고 있지 않으니 전문가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7차 핵실험 후 북한은 윤석열 정권 길들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당선인은 물론이고 야당 지도자들도 하루빨리 안보 전문가가 돼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신동아 2022년 5월호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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